고기 많이 먹는 홍콩 "육류 줄이면 물 소비 40% 절감"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전 세계적으로 물 부족 현상이 심각하게 우려되는 가운데 아시아 국가중에서 물 소비량이 많은 홍콩은 고기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육류 소비량이 많은 홍콩에서 고기를 줄인 건강한 식단을 구성한다면 현재보다 물 사용을 40%나 줄일 수 있다는 유럽 공동위원회의 분석이다. 축산업은 일반 농업보다 훨씬 더 많은 물을 소비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유럽 공동위원회의 공동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인 데이비 반함(Davy Vanham)은 “홍콩의 음식 소비 행태가 중국본토와 매우 다르다”면서 “홍콩인들은 도시화된 환경에서 더욱 서구화된 식단을 섭취한다.”고 언급했다. 더 많은 육류, 지방, 어류의 섭취와 함께 설탕과 가공식품또한 많이 먹는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홍콩인의 돼지고기, 쇠고기, 가금류 등 육류 섭취량은 미국인이나 유럽인들 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홍콩이 육류 소비를 권장량 수준으로 낮출 경우 하루의 일인당 물 소비량은 40% 감소된 2852리터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홍콩은 소비되는 식자재의 약 90%를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식단을 건강하게 바꾼다면 홍콩인들의 건강한 식습관 조성 및 물 부족 현상 또한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제한적 채식주의(우유, 계란, 생선은 먹는 채식주의) 식습관을 적용하면 현재보다 49%의 물 소비량을 줄일 수 있으며, 순수 채식주의(생선,유제품도 먹지 않는 채식, 비건)는 53%까지 줄일 수 있다는 분석도 언급됐다. 데이비 반함은 홍콩이 건강한 식단을 생활화하면 개인 건강에도 유익하고 환경적으로도 유익해 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콩의 대부분의 음식이 중국과 미국에서 수입되고 있으나 이러한 국가들 역시 이미 물 부족을 겪고 있다는 것도 문제이다. 앞서 데이비 반함은 홍콩을 비롯해 주요 도시들의 물 부족 현상에 대한 연구를 발표한 바 있다.
aT 관계자는 "물 부족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점차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며 "홍콩 정부의 경우 이러한 심각한 상황을 인지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입산 농식품에 대한 규제 및 제한을 둘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한국산 농식품 수출업자들은 이러한 외부변수를 고려해 홍콩인들의 육류소비를 대체할 수 있는 고단백 농식품 및 수출 잠재품목을 육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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