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되는 ‘설탕과의 전쟁’, 과학이 입증한 단 음식이 해로운 이유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전 세계에서 불고 있는 ‘설탕과의 전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유럽, 북미 지역에서 시작된 ‘설탕과의 전쟁’은 최근 아시아로 확산됐다.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에서 가장 뚱뚱한 나라로 꼽히는 말레이시아에선 정부가 나서 본격적인 인공감미료 첨가 음료에 소비세를 검토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에선 가공음료에 설탕세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싱가포르 사람들은 세계보건기구(WHO) 권장량인 약 6티스푼의 2배가 넘는 12티스푼 가량의 설탕을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태국은 지난해 아시아 최초로 설탕세를 도입했다. 당시 태국의 평균 설탕 섭취량은 28티스푼이나 됐다.
우리나라 역시 1일 총 당류 섭취량을 에너지 섭취량의 10~20%로 제한했다. 식품 조리 및 가공시 첨가되는 첨가당은 총 에너지 섭취량의 10% 이내로 섭취하도록 하고 있다. 성인 1인당 1일 평균 섭취량을 2000㎉로 계산하면 총 당류의 양은 50~100g, 첨가당은 50g으로 제한하라는 것이다. 단 음식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1. 체중 증가
전 세계적으로 비만 상승률은 꾸준히 높아지는 이유 중 하나는 식습관에 있다. 비만 인구 상승은 비단 서구의 문제만이 아니다. 지난해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conomist Intelligence Unit)의 ‘아세안의 비만에 제동을 걸다’ 보고서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비만 인구는 전체의 13.3%이고 과체중인 인구 비율은 38.5%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탕을 비롯한 첨가당이 들어간 각종 가공식품의 섭취는 비만의 원인이다. 전분 음식에서 발견되는 과당의 과다 섭취는 허기를 조절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인 렙틴의 저항성에 제동을 건다.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진행된 2013년 연구에선 소다나 주스와 같은 단 음료를 마시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체중이 더 나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청량음료의 섭취는 당뇨병, 심장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내장 지방 증가의 원인이 된다는 점을 파악했다.
2. 심장질환 위험 증가
미국 보스톤 브리검 여성 병원(Brigham and Women’s Hospital)과 하버드 의과 대학에서 공동 진행한 연구(2013)에 따르면 설탕 함량이 높은 식단은 비만, 염증, 혈당, 혈압 상승에 영향을 미쳐 심장질환의 위험 요소로 작용한다.
미국 애틀랜타의 질병 통제 및 예방센터에선 3만 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연구(2014)를 진행했다. 그 결과 전체 에너지 섭취량에서 17~21%의 첨가당을 섭취하는 사람들은 8% 미만으로 섭취하는 사람들에 비해 심장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38%나 높았다.
3. 여드름 유발
단 음식의 과잉 섭취는 여드름 발생 위험을 높인다.
터키의 한 대학에서 진행된 연구에선 정제당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여드름 유발 위험이 30%나 높았다. 정기적으로 빵이나 케이크를 먹는 사람들은 20%나 높았다.
탄산음료에 들어 있는 정제당도 성인 여드름 유발의 원인이 된다. 미국 임상 영양 학회지(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탄산음료를 마시지 않던 사람들이 하루 12온스(약 340g)의 탄산음료를 3주간 섭취하자 염증 수준이 8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부 유분을 조절하는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4. 당뇨병 위험 증가
당뇨병 발생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과도한 당류 섭취는 특히나 치명적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2014년 중국 산동대학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과일주스를 포함한 각종 가당음료를 섭취하는 사람들에게선 당뇨병 발병 위험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10년 미국 하버드대 보건대학원은 당분이 첨가된 음료수를 하루에 한두 잔 마시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26%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5. 암 위험 증가
과도한 양의 설탕 섭취는 특정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 미국 국립암연구소에서 43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설탕 섭취가 증가하면 식도암, 소장암 위험을 증가시킨다.
또한 스웨덴에서 진행된 연구(2011)에선 주 3회 이상 단순당이 높은 빵과 쿠키를 섭취한 여성은 주 0.5회 미만으로 섭취한 여성보다 자궁내막암 발병 가능성이 1.4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6. 우울증 증가
설탕 함량이 높은 가공식품은 우울증 발병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미국 국립환경보건연구소에서 진행된 연구(2014)에선 케이크나 청량 음료 등 설탕 함량이 높은 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하면 우울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류의 과도한 섭취는 신경 전달 물질의 조절 장애를 일으켜 정신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에서 22년간 80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추적 연구, 그 결과 하루 67g 이상의 당류를 섭취한 남성은 하루 40g 미만을 섭취하는 남성보다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23%나 높았다.
7. 피부 노화
정제당의 섭취가 많으면 우리 몸은 혈당 수치가 높아진 상태로 유지된다. 그 결과 당 분자가 피부에 있는 콜라겐 등 단백질에 영구 결합된다. 이를 당화반응이라고 부른다. 당화 반응은 피부의 표면을 뻣뻣하게 탄력을 잃게 만들며 조기 노화를 불러와 피부를 주름지게 만든다.
미국 영양학회지에 실린 한 논문에 따르면 연구자들은 여러 나라에 사는 성인 463명의 식단과 피부 상태를 조사한 결과 생선과 올리브유, 그리고 콩류를 더 섭취한 사람들은 고기와 버터같이 기름진 음식과 설탕을 더 먹은 사람들보다 주름이 더 적었다. 특히 가공육과 청량음료, 정제당인 빵은 더 많은 피부 주름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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