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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은 미지의 탐구 영역…발효기술로 가짜 계란 개발”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식품산업에서의 혁신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논쟁도 무의미하게 만들고 있다. 실현될 수 없으리라 믿었던 ‘불가능한 상상’은 현실이 됐다. 이제 닭이 없어도 달걀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찾아왔다.


클라라 푸드(Clara Foods)는 2004년 미국에서 설립된 인조 단백질 기술 개발 비영리단체(NPO) 뉴하베스트(New Harvest)에서 태어났다.

[클라라 푸드 제공]

[클라라 푸드 제공]

최근 한국을 찾은 클라라 푸드의 기업 전략, 사업 개발 담당자인 존 파머 씨는 “클라라 푸드는 비효울적이고 지속불가능한 방식으로 이어지는 식품 생태계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설립됐다”고 말했다.


“지금 전 세계는 동물성 단백질에 중독돼 있어요. 미국인의 70%가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하고 있죠. 하지만 소 한 마리를 키우기 위해 너무 많은 사료와 물, 토양이 쓰이고 있어요. 계란 12개를 만들기 위해 무려 2000리터의 물을 사용하고 있죠.”


기존의 동물성 단백질을 대체하는 ‘대안 기업’들이 가짜 고기나 식물성 우유 생산에 몰두할 때, 클라라 푸드는 어려운 도전을 시작했다. ‘닭 없이 만드는 계란’이 그것. 식물성 계란을 만든다는 것은 대체육이나 식물성 우유와는 또 다른 차원의 어려움을 안고 있다. 존 파머 씨는 “계란은 그동안 미지의 탐구 영역이었다”며 “계란 단백질에는 수많은 종류가 존재하는데 그동안 우리 회사는 물론 다른 대안기업들도 계란 단백질의 세부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클라라 푸드 홈페이지

클라라 푸드 홈페이지

기술의 혁신은 불가능한 상상을 현실로 만들었다. 클라라푸드는 발효 기술을 활용해 달걀 흰자를 만들었다. 이 기술은 애초 인슐린을 만드는 제약회사에서 약을 개발할 때 활용,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승인한 안전한 방식이다. 클라라 푸드는 이를 ‘식물성 계란’ 개발에 활용했다.


“각각의 계란 단백질을 분리해서 독특한 특성을 발견했어요. 효모와 설탕을 이용해 달걀 속의 DNA를 모방한 뒤 유전자에 이스트를 넣어 계란 흰자를 만들 수 있게 됐죠.” 사실 그 과정은 상당히 복잡하다. 이스트를 넣은 유전자는 클라라 푸드에서 개발한 스테인레스 통 안에서 발효 과정을 거친다. 그 안에 산소를 주입하고, 설탕을 넣으면 발효 처리 과정을 거쳐 단백질만 남게 된다. 이렇게 개발된 것이 바로 클라라푸드의 계란 흰자다.


“만들어진 식물성 계란은 유청이나 콩 단백질보다 안전하고, 물에 잘 녹아요. 8g의 단백질을 물에 넣으면 무색, 무취로 변하죠. 식물성 단백질은 소비자들의 니즈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맛과 기능성의 두 가지를 잡아야 하는데, ‘가짜 계란’은 진정한 게임 체인저라고 말할 수 있어요”

30여 명의 연구진이 무수한 과정을 통해 개발한 클라라 푸드의 계란 흰자는 기존 계란의 맛과 품질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환경 피해, 동물의 희생, 살충제의 위협이 없는 ‘대체 단백질’을 만들어냈다. 기존의 계란을 생산할 때와는 비교하면 더 적은 물과 토지, 에너지를 사용한다. 게다가 살충제와 항생제, 방부제가 전혀 없어 누구나 안심하고 섭취할 수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존 파머 씨는 “발효 기술을 통해 만든 식물성 계란은 콜레스테롤의 전혀 없어 현대인의 건강 문제를 해소할 수 있고, 껍데기가 배출되지 않아 음식 쓰레기에서 비롯되는 환경 피해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클라라 푸드에서 개발한 달걀 흰자는 기존의 달걀 흰자가 사용됐던 모든 식품을 대체할 수 있다.


“베이킹에선 거품과 같은 질감을 만드는 계란 흰자가 반드시 필요해요. 머랭과 마카롱, 케이크에 필요한 계란 흰자를 ‘식물성 계란’이 대체할 수 있죠. 이 계란을 통해 베이킹 과정에서 더이상 어마어마한 양의 달걀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했어요. 그 과정에서 기술이 중요했어요. 이젠 식물 기반의 식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효 기술은 더 중요해질 겁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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