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탄소발자국, 라벨에 ‘쾅’…영국 ‘퀀’사의 도전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점심으로 먹은 토마토 파스타와 소고기 수프, 이 음식들의 ‘탄소 발자국’(Carbon Footprint, 제품 및 서비스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과연 얼마나 될까. 하루동안 내가 남기는 탄소발자국 수치를 가늠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제품 구입시 라벨에 탄소발자국이 표시돼있다면 어떨까.
최근 영국의 식품회사인 퀀(Quorn)은 “개별 제품의 탄소 발자국을 강조하는 포장 라벨링을 오는 6월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서는 이번 주부터 베스트셀러 제품을 대상으로 탄소배출량 데이터를 표시한다. 전체 제품군에 대한 라벨링 출시는 내년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TV를 통해서는 ‘올바른 방향으로의 발걸음’ 이라는 제목으로 광고를 이어나간다. 이번 캠페인은 퀀사의 연간 최대 마케팅 투자의 일환으로, 올 한해 1500만 파운드(한화 약 226억 원)의 투자가 계획돼 있다.
탄소발자국 데이터가 라벨에 표시된 영국 퀀(Quorn)사 제품 |
퀀사의 마케팅 담당자 알렉스 글렌(Alex Glen)은 “탄소발자국 공개시 소비자들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지속가능성 선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탄소발자국 데이터를 통해 구매 식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알 수 있으므로, 기후위기 의식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식품의 구매는 환경보호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지난 2018년 사이언스 지에 실린 ‘생산자와 소비자를 통한 식품의 환경 영향 감소’(Poore and Nemecek) 논문에 따르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6 %는 식품 생산에서 비롯되며, 그 중 동물성 제품 생산이 가스 배출량의 58%를 차지하고 있다.
글렌은 “우리가 먹는 음식이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정보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며 “이제는 소비자 스스로가 식품 선택과 기후변화에 대한 초점을 맞춰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른 식품 및 음료 브랜드 역시 탄소발자국 정보를 기입해 소비자들이 제품비교를 할 수 있도록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식품 탄소발자국에 대한 정확한 수치를 모를뿐 아니라 탄소발자국을 ‘과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 국제학술논문지 ‘네이처 기후변화’에 따르면 실험결과, 소비자들이 예상하는 식품 추정치는 실제 온실가스 배출량 수치에서 큰 폭으로 벗어났다. 연구진은 “사람들은 소고기와 채소가 온실가스에 미치는 영향의 차이를 추측해보라고 하면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답하지만 소고기 수프는 야채 수프보다 약 10배 가량의 온실가스를 더 만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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