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대체 식품…혁신식품이 갖춰야할 두 가지 키워드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건강’(health)과 ‘대체’(replacement)가 차세대 푸드 트렌드를 이끌 키워드로 떠올랐다.
아시아 최대 식품 음료 전시회인 상하이 국제식품박람회(SIAL CHINAㆍ시알 차이나)는 매년 ‘시알 혁신상(SIAL Innovation)’을 선정한다. 오는 5월 박람회를 앞두고 시알 차이나는 20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넬탈 호텔에서 ‘혁신 식품’을 통해 새로운 푸드 트렌드를 예측하는 컨퍼런스 자리를 가졌다.
해마다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식품 시장으로 모여드는 전 세계 식음료 업계는 상당하다. 지난해엔 시알 이노베이션 사상 최다인 528 개사가 신청, 총 10개의 결선 진출 제품이 선정됐다.
XTC 월드 이노베이션과 시알 차이나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의 80 %는 천연 식품을 찾고 있으며, 65%는 새로운 질감, 감각, 식품 유형을 시도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시아 식품 혁신의 55 %는 즐거움에, 23.6%는 건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알 혁신상을 선정하는 8명의 전문가 심사위원은 이를 반영해 ‘건강, 포장, 고객 편의’ 등을 고려해 혁신상품을 선정한다.
시알 혁신상의 심사위원인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 사회학부 교수는 “혁신 상품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무엇이 새로운가, 그 새로움이 어떤 트렌드를 녹여내고 있는가, 이 새로움이 소비자로부터 반응을 끌어내 시장을 열어갈 수 있는가 하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2017 시알 혁신상에서 주요 메달을 가져간 상품은 세 가지다. 최고상에 해당하는 금상은 참치 휠레 제품(국가 모리셔스)에 돌아갔다. 깔끔하게 포장된 참치 휠레는 가정에서도 저렴한 가격으로 쉽게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문 교수는 “기존의 일식은 비싸고 전문적인 손길이 들어가야 하는 외식 상품이었다”며 “이 식품은 가정에서도 먹을 수 있는 편의성을 갖추면서도 고급스럽게 포지션된 점이 수상 포인트였다”고 말했다.
은상은 호주 제품인 콩 파스타 스파게티가 받았다. 파스타는 전형적인 고탄수화물 식품으로 최근 건강을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꺼리고 있다. 해당 제품은 밀가루의 함량을 낮춘 대신 대신 렌틸콩, 병아리콩을 주원료로 만든 파스타다. 식물성 단백질의 함량을 높인 저탄수화물 고단백 식품이자, 식이섬유 함량이 높은 ‘건강’을 고려한 식품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동상은 우유를 대체하는 식물성 우유인 호두유(대만 SILK사)에 돌아갔다. 기존의 우유 단백질을 대체하는 식품은 꾸준히 등장했다. 두유, 아몬드, 귀리에 이어 등장한 대체 식품이다. 호두를 통째로 넣어 만든 단백질 대체 식품이라는 점이 선정 이유다.
이외에도 △NON-GMO사탕 과일 채소 롤리팝(미국) △퀴노아 섬유 시리얼 음료(대만) △말린 대구 보푸라기(아이슬란드) △기능성 밀싹 음료(중국) △민트 초콜릿 크리스피 티라미스 아이스크림(중국 내몽골) △러쉬세이크바나나(중국) 등이 있다. 결선에 진출한 총 10점의 혁신 상품에선 전 세계 식음료 업계의 트렌드를 반영하는 두 가지 공통점이 부각됐다.
문정훈 교수는 “건강(health)과 대체(Replacement)는 2017년 혁신상품의 주요 키워드였고, 이는 2018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건강의 측면에선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그린푸드, 장 건강에 좋은 식이섬유, 다이어트 식품,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이 부각되고 있다. 결선에 오른 상품 중 미국의 롤리팝은 아보카도, 바나나, 레몬, 시금치 등 신선식품으로 만든 데다 일체의 감미료와 화학첨가물을 넣지 않았다는 점이 부각됐다. 대만의 곡물차인 퀴노아 음료는 최근 몇 해 사이 슈퍼푸드로 떠오른 퀴노아와 아몬드, 자주감자, 검은콩, 깨 등을 첨가해 기능적 측면을 강조했다.
대체의 측면에서 ‘편의성’과 ‘지속가능성’이 강조된다. 참치회 휠레처럼 외식으로 가능했던 식품을 집에서도 간편히 먹을 수 있는 편리한 ‘대체’ 식품도 새로운 푸드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문 교수는 “기존의 지속가능하지 않은 방식으로 생산된 식품을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대체하는 것, 기존의 동물성 단백질을 식물성으로 대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결선에 오른 아이슬란드의 말린 대구는 대구를 말려 실처럼 만든 아이들 간식이다. 이 상품은 돼지고기나 소고기가 아닌 단백질 대체식이자, 지속가능한 어업으로 생산한 식품으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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