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수명’ 늘리는 장수의 법칙 5가지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바야흐로 100세 시대. 나날이 기대수명이 높아지며 ‘100세의 꿈’도 성큼 다가왔다.
하지만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은 다르다. 2017년 기준 대한민국의 기대수명은 여성 85.7세, 남성 79.7세. 한 사람이 태어나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기간인 ‘건강수명’은 기대수명의 80% 안팎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경우 수명의 20%는 건강 문제로 활동에 제약을 받으며 살아간다.
100세를 누리는 것이 아닌 ‘건강한 일생’을 사는 것이 중요해진 요즘은 ‘장수의 법칙’에 주목해야 할 때다. 이는 단지 오래 사는 것이 아닌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 방법이다. 이미 수많은 연구에선 ‘건강하게 오래 사는’ 방법의 비밀을 밝혀냈다.
칼로리 섭취와 장수 사이의 관계는 꾸준히 많은 관심을 불러왔다. 전 세계 장수마을 사람들의 비법 중 하나는 바로 ‘소식’이다. 1995년 세계보건기구로부터 ‘세계 최고의 장수촌’으로 인정받은 오키나와의 오기키 마을 사람들은 자신의 식사량의 80%만 섭취하고 수저를 놓는다.
식사량을 줄이는 것은 노화를 막고, 수명을 늘린다.
미국 유타주 브라이햄영대학의 프라이스 교수 연구팀은 두 그룹의 쥐 실험으로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한 그룹은 무제한으로 먹이에 접근하도록 허용했고, 다른 그룹은 칼로리를 35%나 줄여 공급했다. 생존에 필요한 영양분은 두 그룹 모두 충족시켰다. 그 결과 칼로리의 섭취를 줄인 그룹에서 수명이 늘고, 노화의 비율을 낮추는 생화학적 변화가 일어난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2010년 워싱턴 의과 대학에서 진행한 연구에서도 정상 칼로리에서 10~50%를 줄여 섭취하자 최대 수명이 증가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견과류를 섭취하는 것은 간편하고 저렴하게 ‘건강’을 관리하는 방법이다.
미국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에서 진행된 2013년 연구에 따르면 매일 견과류를 먹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사망할 확률이 20%나 낮았다. 인도심장저널에 실린 2014년 연구에선 35만 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조사, 견과류를 섭취한 사람들은 사망 확률이 최소 4%~최대 27%까지 낮았다.
각각의 견과류는 효능이 다르다. 무엇 하나 건강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호두의 경우 현대인에게 위협이 되는 질병을 잡아준다. 하루 호두 한 줌의 호두는 심장질환 등 노화 관련 질환의 발병도 막을 수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병원클리닉과 로마린다대학 공동 연구진은 평균나이 만 69세 성인남녀 707명을 대상으로 1년간 호두 섭취 여부에 따른 콜레스테롤 등의 수치 변화를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호두를 섭취한 그룹은 몸에 나쁜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감소, 심장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일, 채소, 곡류, 콩과 같은 다양한 식물성 식품의 섭취는 조기 사망 위험을 낮추는 식습관이다. 특히 포화지방 함량이 높은 붉은 고기나 가공육보다 식물성 단백질을 대체해 섭취하는 것은 ‘건강 수’을 높이는 데에 도움이 된다.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소시지나 핫도그, 가공육을 섭취하는 사람들은 사망 위험이 높았으며, 식물성 단백질을 섭취하는 사람들은 특히 심장 질환과 관련한 사망 위험이 낮았다. 식물성 단백질의 칼로리가 3%씩 증가할 때마다 사망 위험은 10%씩 감소했다. 또한 2004년 미국 워싱턴 대학에서 채소와 올리브 오일 등의 섭취가 많은 이탈리아, 네덜란드, 핀란드의 노인(70~90세) 150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이들은 암, 심장질환, 대사증후군, 치매 등으로 인한 사망확률이 현저히 낮았다.
’건강한 탄수화물‘의 섭취도 중요하다. 정제하지 않은 통곡물은 각종 영양성분이 살아 있어 다양한 만성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며, 조기 사망률을 낮추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
미국 하버드대 의과대학의 연구에선 1990년대 중반부터 2009년까지 미국인 37만 명의 식단을 추적했다. 그 결과 통곡물을 먹은 사람들은 정제된 탄수화물을 섭취한 사람보다 수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통곡물은 장내 미생물의 건강과 면역 기능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미국 터프츠대 연구에 따르면 통곡물 식단은 체내 건강한 면역계 기능에 중요한 단사슬 지방산을 생산하는 라크노스피라 균을 증가시켜 장내 세균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압 강하 효과도 있다.
커피와 차를 적당량 마시는 것도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커피와 차에 들어 있는 항산화 물질이 세포 손상 방지를 도와 염증을 줄이고, 인슐린 생성을 자극해 당뇨 발병 우려를 낮춰 장수에도 도움이 된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연구팀은 2006년부터 2016년까지 40~69세 영국 성인 49만 8134명을 대상으로 일일 커피 소비량과 운동, 생활습관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연구가 진행된 10년 동안 사망률이 10~15% 가량 더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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