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홍윤화 “우리 강아지가 채소를 안 먹어요”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사방이 새하얀 벽면 아래로 요리용 테이블 하나. 요리 프로그램인 만큼 ‘부감’(high angle) 샷도 필수다. “카메라 위치 좀 다시 잡을게요!” 총 7대의 카메라가 분주하게 움직인다. 단 5분 짜리 모바일 콘텐츠를 촬영하기 위해 오전 9시부터 시작된 스튜디오 세팅은 오후 2시가 다돼서야 마무리됐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해지자 녹화를 알리는 목소리가 스튜디오에 퍼졌다. “윤화씨, 준비해주세요!”
경기도 파주 501 스튜디오. 지난 1월 파일럿으로 방송된 EBS 모바일 콘텐츠 ‘강형욱과 빅마마의 개슐랭가이드’의 정규 입성 첫 녹화 현장이다.
빅마마 이혜정, 개그우먼 홍윤화, 반려견 전문가 강형욱 |
프로그램은 정규 편성을 맞아 본격적인 새단장을 했다. 그간 이혜정 요리연구가의 강아지 세 마리가 맛 평가견으로 출연했던 파일럿과 달리 정규 방송부턴 다양한 사연을 가진 강아지가 출연한다. 연출을 맡은 김효진 EBS PD는 “매편마다 사연을 가진 강아지가 출연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요리를 만든다”고 말했다.
첫 방송의 게스트는 개그우먼 홍윤화였다. 홍윤화는 유기견 센터에서 입양한 아홉 살 난 강아지 망망이도 스튜디오를 찾았다. 망망이에게도 사연은 있다. 녹화에 앞서 만난 홍윤화는 “망망이는 편식이 너무 심하다”며 “채소를 전혀 먹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기만 많이 먹고, 숨겨서 주면 실수로 먹기는 하는데 눈에 띄면 먹으려고 하지 않아요. 간식으로는 소시지 캔을 즐겨 먹는데 고기만 너무 많이 먹어서 자꾸 간지럽다고 해서 걱정이에요.”
정규 방송으로 안착한 ‘강형욱과 빅마마의 개슐랭가이드’의 첫 녹화 현장 |
홍윤화의 강아지 망망이의 편식 습관을 해결해줄 두 사람은 반려견 전문가 강형욱과 빅마마 이혜정이다. 강형욱 훈련사는 망망이의 사연을 듣고 “강아지는 원래 잡식이고 육식으로도 필요한 영양성분을 채울 수 있어 채소를 먹지 않는 것이 특별히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억지로 채소를 먹일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육식으로 충분치 않다고 느낄 때나 배변 활동이 원활하지 않을 때 채소를 주는 것도 좋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조금 더 건강한 음식을 먹기를 바라는 홍윤화의 마음을 담아 만든 요리는 바로 ‘개푀유나베’. 밀푀유나베의 ‘개밥’ 버전이다. 이혜정 요리연구가는 “채소와 고기를 같이 넣어 육수까지 다 먹을 수 있는 개푀유나베라면 망망이가 잘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윤화는 “밀푀유나베는 저도 못 먹어본 음식”이라며 부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홍윤화의 강아지 망망이는 “채소를 먹지 않는 강아지”로 ‘개슐랭가이드’에 출연해 이날 만든 ‘개푀유나베’를 평가했다. |
달달하게 맛이 차오른 알배추를 먹기 좋게 잘라 불고기용 소고기와 함께 한 장 한 장 쌓으면 ‘개푀유나베’ 준비 끝. 여기에 청경채와 쑥갓이 더해지고 빅마마 이혜정의 ‘비장의 무기’가 등장한다. 바로 ‘가다랑어포’다. 이혜정 요리연구가는 “육수를 만들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가다랑어포를 넣어주면 쉽게 국물맛을 낼 수 있다”며 “특히 비타민A가 많아 눈 건강에도 좋고, 염분이 없어 강아지들이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개푀유나베’가 냄비 안에서 보글보글 끓어오르자 스튜디오 안은 금세 맛있는 냄새로 가득 찼다. 제작진 사이에서도 “배고파”, “맛있겠다”는 반응이 나온다. 별점을 매길 주인공은 망망이. 채소를 먹지 않는 망망이가 매기는 ‘개푀유나베’의 별점은 오는 20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될 ‘개슐랭가이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개푀유나베 조리법
알배추(작은 것) 한 통, 불고기용 소고기 500g, 청경채 5개, 물 600ml, 가다랑어포 1컵, 쑥갓 800g,
1. 알배추와 청경채는 잎을 하나하나 떼어 깨끗이 씻어준다.
2. 채소와 소고기는 켜켜이 쌓는다.
3. 2의 채소와 소고기를 냄비에 둥근 모양으로 넣는다.
4. 냄비에 물과 가다랑어포를 함께 넣어 재료가 익을 만큼만 살짝 끓인 뒤 식힌다.
5. 그릇에 담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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