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적으로 일하는 기술 : 작은 일 줄이기
‘생산성 향상’은, 어떻게 하면 최적의 인원으로 최상의 효과를 낼 수 있을까 하는 HR적인 고민일 뿐만 아니라, 회사에서 주어진 일을 빨리 잘 해내고 그 외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개인적인 고민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개인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은 한마디로 ‘중요한 것에 집중하고 그 외에 방해되는 것을 최소화하기’로 요약할 수 있다. 이 지극히 당연한 원칙을 실행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1. 큰 그림 설정하고 그에 집중하기
스티븐 코비(Stephen Covey)는 그의 유명한 저서 <성공한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목표를 생각하고 실행하라’고 역설한다. 그리고 리차드 코치(Richard Koch) 역시 80/20 principle을 설파하며 20%의 중요한 일에 집중하면 80% 이상의 큰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한다.
즉 일할 때 가장 크고 중요한 업무가 무엇인지를 결정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나서 분기, 월, 작게는 주 단위로 쪼개서 그 목표를 이루는 데 필요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최소 분기별로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Breakthrough item이 하나씩은 있도록 업무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계획을 세우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몇 가지 아이템이 매일매일 일을 하는 데에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분배하는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하루하루 정신없이 바쁘게 일을 한 것 같은데 돌아보면 내가 무엇을 했나 싶은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자주 쓰이는 비유로 우리 시간을 커다란 항아리라고 보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중요도에 따라 커다란 돌, 자잘한 자갈, 그리고 가는 모래라고 생각해보자. 모래 > 자갈 > 큰 돌의 순서대로 항아리를 채우면 결국 큰 돌을 모두 담지 못하지만 역으로 큰 돌 > 자갈 > 모래의 순으로 채우면 같은 크기의 항아리도 모든 것을 담아낼 수 있다. 일상에서 우리 시간을 시각화해서 보여주는 단적인 도구인 캘린더를 사용해서 앞서 정한 중요한 일에 필요한 시간을 먼저 지정해놓음으로써 실행할 수 있다.
2. 중요하지 않은 일 최소화하기
중요한 Breakthrough item과 그것을 이루기 위한 계획을 구체화했으면 이를 방해하는 요소들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이는 개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자신이 어떻게 시간을 사용하고 있는지 체크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한 2주 정도 아웃룩 캘린더를 활용하거나 엑셀로 타임 로그를 만들어서 기록해보자. 가장 흔하게 우리의 시간을 잡아먹는 요소로 미팅, 이메일 그리고 예상치 못했던 사람들의 요구가 있다. 각각으로부터 받는 방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았다.
미팅
미팅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데 있어 중요한 수단이다. 그러나 요청받는 모든 미팅에 생각 없이 참여하다 보면 그것처럼 불필요하게 시간을 낭비하게 하는 것이 없다.
그래서 미팅을 참석하기 전에 먼저 미팅을 주관하는 사람에게 목적, 아젠다, 그리고 내게 기대되는 역할이 무엇인지를 미리 물어봐야 한다. 그리고 내가 해야 하는 역할에 따라 미팅을 수락하거나 거절한다. 긴 미팅의 경우에는 내가 필요한 부분에만 참여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특히 정보전달이나 프로젝트 업데이트 같은 경우에는 미팅의 요약이나 pre-reading 자료를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1-2시간 짜리 미팅을 10분 정도 자료를 읽는 것으로 대체할 수 있다.
종종 중요한 사람들과 1주일 혹은 2주일 간격으로 반복적으로 일대일 미팅을 잡아놓는 경우도 많은데, 일단 잡아 놓았으니 무조건 미팅을 진행하기보다 별다른 토픽이 없을 때는 미리 상대방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용건이 있는지 물어보고 없다면 과감히 취소하는 것이 좋다. 두 사람에게 모두 시간을 벌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메일
이메일 역시 회사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쏟아지는 이메일에 반응하다 보면 하루에 몇 시간은 금방 흘러가 버린다.
이메일 처리하는 효율적인 방법으로는 4D, 즉 이메일을 확인하고 지우거나 (Delete it), 다른 사람에게 위임하거나 (Delegate it), 바로 답장해버리거나 (Do it) 언제 행동에 옮길지 날짜를 박아놓는 (Date on it) 것이 있다. 마지막 날짜를 박아놓는 것은 단지 나중에 해야지 하고 미뤄놓지 않는다는 데 의미가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시간 관리를 이야기할 때 매번 등장하는 4분면을 적용해보면 쉽다.
박이언님의 시간관리 워크숍 포스팅 참고 |
이메일을 받으면 위의 4분면에 분류해보자. 1사분면에 해당하는 것은 Do it, 2사분면에 해당하는 것은 Date on it, 3사분면에 해당하는 것은 Delegate it 4사분면에 해당하는 것은 Delete it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읽은 메일을 또 읽으며 낭비하는 시간이 현저히 줄어들고 받은메일함(inbox)에 쌓여가는 메일 숫자에 의한 압박감에서도 벗어나기 쉽다
또 하나의 팁은 하루에 이메일 정리하는 시간을 정해놓는 것이다. 아침에 한 시간, 점심 이후에 30분, 그리고 퇴근 전에 30분-한 시간. 이렇게 하면 이메일 처리에 쓰는 에너지를 최대한 집중할 수 있고 다른 시간에는 앞서 말한 중요한 아이템에 시간을 분배할 수 있다.
그리고 또 하나 간단하면서 매우 큰 효과가 있는 것이 아웃룩 이메일 알림을 꺼놓는 것이다. 다른 일을 하다가도 새로운 메일이 왔다는 팝업창이 뜨면 나도 모르게 손이 가게 되는데, 그러면 원래 하던 일의 흐름이 끊기고 이메일 확인 후 다시 돌아가기 위해 불필요한 시간과 집중력이 소모된다. 무의식적으로 이메일을 확인하는 습관을 버리고 의식적으로 정해진 시간만을 활용하면 하루에 최소 한 시간은 벌 수 있을 것이다.
예상치 못했던 사람들의 방해
회사에 있다 보면 사람들이 메신저로, 전화로 혹은 직접 자리로 찾아와서 “5분만 시간을 내달라”고 한다. 그런 5분이 30분이 되고 한 시간이 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내가 반드시 필요한 긴급상황일 때도 있지만, 솔직히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종종, 특히 앞서 말한 중요한 것을 하는 시간에는 미팅룸에 혼자 가서 일한다거나 메신저를 do not disturb나 away로 해놓곤 한다. 우리 회사처럼 재택근무가 가능하다면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한다거나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집중력이 필요한 업무는 그 시간을 활용한다. 아무래도 눈에 보이지 않으면 불필요한 방해가 최소화되기 때문이다.
이 밖에 비효율적인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도 생산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아래 내용들은 쉬우면서도 실천하기는 어려운 변화다.
- 혼자 끙끙 생각하는 시간 줄이고 주변 사람들이나 팀원들에게 물어보기
- 이슈가 생겼을 때 빠르게 escalate하기
- 나보다 더 적합한 사람에게 특정 업무 위임하기
- 완벽주의에서 벗어나 80% 정도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마무리하며
미국 전 대통령 아이젠하워는 이렇게 말했다.
“What is important is seldom urgent and what is urgent is seldom important.”
나를 포함한 직장학교 독자분들도 중요한일에 집중하고 그렇지 않은 일을 최소화하여 보다 스마트하게 일하고 의미 있는 것에 집중할 수 있게 되기를!
글쓴이 박이언은 최근 출간된 「직장학교」의 저자이다. 어문학 전공으로 대학을 마치고 한국 대기업에서 경력을 시작했다. 미국에서 MBA를 졸업한 후 한국을 비롯한 일본, 중국, 대만 등 아시아에서 마케팅 디렉터로 근무하고 있다. 20년간 국제적인 비즈니스를 경험하며 후배 직장인들을 위해 경력관리, 인재개발, 기업문화, 조직론, 리더십 등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