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의 장점
※본 글은 Value Walk지에 실린 ‘Cash Benefits’을 번역한 글입니다.
가지고 있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있습니다. 그대로 영원히 어떤 가치도 창출하지 않습니다. 무엇일까요?
바로 현금입니다.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몇 차례에 걸쳐 양적 완화 정책(흔히 “돈을 찍어낸다.”라고 하는 것)을 펼치면서 마치 가치가 있는 것처럼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현금은 잃어버리거나(태워버리면) 영원히 가치가 사라집니다.
이러한 이유로 투자자들은 현금을 멀리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번 2018년에는 포트폴리오에 현금 비중을 늘리는 것이 현명할지 모릅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현금의 장점 1: 시장 위험의 회피 수단
어떤 투자라도 위험을 수반하게 됩니다. 자산의 가격은 날마다 상승과 하락을 거듭합니다. 어닝 쇼크, 도널드 트럼프의 발언, 유럽 중앙은행에서의 해프닝 등등, 포트폴리오를 파괴할 수 있는 요인과 블랙스완은 무수히 많습니다.
그리고 지금처럼 고평가된 시장은 조정을 얼마 남겨두지 않아 보입니다. 최소한 평균 회귀가 일어날 시점이 되었습니다. 2017년 글로벌 주식 시장(MSCI All Country World Index)은 전례 없는 상승세를 달려왔기 때문입니다.
미국 주식 시장(MSCI All Country World Index의 52%를 차지함)을 비롯해 영원히 상승하는 시장은 없습니다. 현재 미국 증시의 주가 수준은 1990년대 후반 거품을 제외하고는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1920년대 후반의 주식 시장 거품보다 훨씬 높은 수준입니다. 호시절도 어느 순간 끝나게 됩니다.
현재 고평가된 상승장을 감안할 때, 현금은 포트폴리오에서 가치가 있는 자산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물가 상승으로 인한 장기적인 영향을 잠시 내려놓으면, 시장에서 어떤 일이 있더라도 단기적으로(오늘, 내일, 다음 달, 다음 해) 현금의 가치는 거의 변하지 않습니다. (1940년대 독일, 최근의 짐바브웨, 또는 현재 베네수엘라 같은 경우를 제외하고 말입니다. 이런 사례는 아주 드문 예외입니다.)
오늘날 시장에서는 현금으로 어떤 가치도 창출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국공채 같은 다른 “저 위험” 투자 대상 대부분 또한 마찬가지이며, 일부는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손실 없이 그냥 가만히 머무는 것으로 충분할 때가 있습니다.
현금의 장점 2: 포트폴리오 보호 수단
포트폴리오를 헤징 하거나 보호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헤징은 투자 전략이 계획대로 되지 않을 경우 투자 손실을 줄일 수 있으므로 중요합니다.
헤징의 한 예로는 상관관계가 마이너스(-)인 자산을 보유하는 것입니다. 한 자산이 하락할 때 다른 자산은 상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헤징은 다소 복잡하며, 중개 수수료가 많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금융 위기가 발생하면 상관관계가 없는 자산들도 서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현금 보유는 쉽습니다. 가장 단순한 헤징 방법입니다. 여러 투자 수단의 상태는 불투명할 때도, 현금의 가치는 거의 변치 않습니다.
어떤 투자자가 5만 달러 상당 주식과 같은 규모의 현금을 합쳐 총 10만 달러 상당의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고 해 봅시다. 그런 다음 주식이 5% 하락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하지만 현금의 가치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즉 이 투자자가 10만 달러 포트폴리오에서 장부상 2,500달러 또는 2.5%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포트폴리오가 주식으로만 구성되어 있다면, 손실은 5,000달러(5%)가 됩니다. 때문에 현금은 좋은 헤징 수단이었고, 손실은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차이가 그리 커 보이지 않을지 모르지만, 포트폴리오의 규모가 클수록 또는 시간이 지날수록, 시장 사이클에서 현금은 매우 큰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현금의 장점 3: 예비비
엄청난 투자 기회가 생겼는데 필요한 총알(투자 자금)이 없을 때보다 더 화가 나는 경우도 없습니다.
현금은 구매력을 의미합니다. 써야 할 때 그 자리에 있어 줍니다. 게다가, 시장이 하락할 때, 현금의 구매력은 오히려 커집니다. 어제 또는 지난주보다 이제 더 많은 주식을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설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는 자신이 투자 방식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돈이 한구석으로 모여들 때까지 조용히 기다립니다. 그렇다가 돈이 적당히 쌓이면 다가가 집어 오는 것입니다. 그동안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즉, 분명한 투자 기회가 생길 때, 그 기회를 십분 활용하라는 말입니다. 돈이 한구석에 쌓이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집으러 갈 때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기회가 왔는데 수중에 현금이 없다면, 다른 누군가가 와서 가져가는 모습을 지켜봐야 할 뿐입니다.
이렇게 현금은 시장 위험을 피하고, 포트폴리오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되며, 필요시에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포트폴리오의 일부를 현금으로 가져가는 것이 언제나 현명한 투자 결정입니다.
필자 피우스 (블로그)
전업 백수 투자자이며, 네이버 블로그 "책도둑"을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