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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조직개편 하면 안 된다

이렇게 조직개편 하면 안 된다

경영이 인적 자원의 생산성을 높이는 일련의 활동이라면, 인적 자원 관리에서 조직 개편이 차지하는 큰 의미를 볼 때, 조직 개편은 경영에서 대단히 중요한 수단입니다. 기업에게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한 개인의 커리어가 달려 있고, 최소 일 년 이상의 환경 변화에 따라 퇴사할 수도 있는 큰 활동입니다.

 

조직 개편의 결과, 개인이 자신의 장기에 맞게 조직의 적합한 자리에 앉게 되면 그것만큼 큰 효과를 내는 것도 드뭅니다. 그래서 조직개편은 늘 연구대상이었습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기업 내에서도 관련 당사자들끼리 많이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죠.

 

하지만 정반대로, 조직 개편만큼 잘 안 되는 것도 없습니다. 회사 게시판이나 직원이 모이는 자리 어디서든 최근에 일어났던 조직 개편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습니다. 개편을 단행한 당사자조차 사실 어떻게 이걸 하면 좋을지 늘 흔들리고 있는 중일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기에 조직 개편을 할수록 기업은 더 방향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인사 전문가는 아니지만, 인사 업무의 영향이 조직 내에 어떻게 나타나는지 기획 단계부터 보아왔습니다. 정말 안 좋은 케이스의 조직 개편은 기획자 입장에서 정리하곤 했죠. 끝이 정말 안 좋았던 조직 개편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 조직 개편을 진행한 시기가 나빴다거나 경영진이 나쁜 사람이었던 것은 아닌데도 결국 나쁜 결과가 나타나곤 했습니다. 분명 이것은 천성의 문제라거나 리더의 성격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 사람이 잘하는 것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에 배치한다’ 이 이상적인 이야기를 떠나서, ‘최소한 이렇게만 하면 반 이상은 성공이다’ 싶은 것들을 나누고 싶습니다. 이건 정말 위험하기 때문이죠.

1. 자주 하기

스타트업처럼 성장 속도가 빠른 기업은 조직 개편이 잦을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가 어른으로 자라면서 몸의 기관들이 급격히 자라나듯 사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조직 내부의 기능은 분화되면서 강화되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자주 하는 것 이상의 ‘연결성’입니다. 자주 해서 가장 애매한 것은 조직 외부의 상대들에게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의 빈도와 입장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물 흐르듯 흐르려면 결국 조직 개편 전과 후, 주요 관리자들의 커리어가 연속적인 부분이 있어야 합니다. 또 조직 외부가 혼란스럽지 않게 메세지와 방법들이 인수인계 되는 탄탄한 시스템이 필요하죠. 하지만 그냥 원한다는 이유로 순환보직을 돌리거나 적절하게 인수인계가 되지 않을 경우, 대부분의 것을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경우도 생기는 단점이 있습니다.

 

사람의 자리를 자주 바꾸더라도, 일은 자주 바뀌지 않고 계속적으로 검토하며 외부와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게 바뀌다가는 나중에는 책임지는 사람도 없어지기 때문이죠.

2. 알려주고 늦게 하기

누가 봐도 조직 개편을 할 시기가 도래했거나 조직개편 소문이 돌고 있으면 실무자들은 일이 손에 잡히지가 않습니다. 그렇기에 조직 개편은 소식이 알려진 후 빠른 시간 내에 실행되어야 다들 동기를 잃지 않게 됩니다.

 

하지만 직원들에 관심 없는 경영진은 개편 소식도 공식적으로 알려주지 않습니다. 소문이 난다 하더라도 몇 달이 지난 후에야 실제 개편을 단행하여 몇 달 동안의 레임덕이 생기게 방치하지요. 이런 습성이 몸에 남게 되면, 개편 이후에도 조직의 템포를 늦추고 일이 깊게 진행되지 못하게 만드는 단초가 됩니다.

3. 일방적으로 하기

사실 조직이라는 것은 허상입니다. ‘진짜’는 조직 안에 구성되어진 직원들입니다. 이런 직원 한 명 한 명의 상태에 대해 미리 고민하고 합의하는 방법으로 일을 하면 좋겠지만, 많은 기업들이 자원이 없다는 핑계나 카리스마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리더의 잘못된 생각으로 조직 개편 자체도 폐쇄적으로 진행합니다.

 

자신이 며칠 뒤 어디서 무슨 일을 하게 될지 예측할 수 없는 기업은 직원들이 늘 불안해합니다. 편하게 일에 집중하기 어렵죠. 직원 한 사람에게 미리 향후 직무나 직급 방향은 합의하지 못하더라도, 당장 며칠 전 어디서 어떤 일을 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하는 일은 피해야 합니다. 누구도 이 회사에 오래 몸담고 싶지 않게 만들 테니까요.

4. 뺑뺑이 돌리기

미리 말 안 해주는 것도 문제지만, 말해 준다고 해도 조직 개편 후 자리가 실망스럽다면 효과가 적은 조직 개편이 될 것입니다. 특히 ‘비공식적으로 커리어에 종말을 고하는’ 개편은 그냥 버티는 것밖에 답이 없도록 만듭니다. 희망 고문을 야기하죠. 불가피하게 어려운 직무로 돌려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적어도 사전에 회사와 당사자 간의 진정성 있는 대화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굳이 이런 시간을 들이지 않습니다. 그냥 어느 순간 ‘통보’하는 방식을 택합니다. 결국 회사를 그만두지도 못하고, 보낼 수도 없는 어려운 관계들이 생겨나게 되죠.

5. 베테랑 한 명만 남기기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는, 혁신이 필요한 상황에서 완전하게 조직을 개편하지 않고 일부만 바꾸는 것입니다. 직무가 주는 연륜이나 경험을 믿고 연속적으로 직무를 맡기려는 경영진의 의지가 개입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적으로는 그 경륜 있는 사람이 ‘저항 세력’으로 변모하여 부메랑처럼 돌아오게 됩니다.

 

철학이 완전히 다른 인원으로 바꾸거나, 안 바꾼 사람이 실무의 특정 기능 부분만 담당하는 성격의 일을 담당하면 좋겠지만 결국 남긴 그 사람의 발언권으로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 일이 벌어진다면 잘 된 조직 개편이라 보기는 어렵겠죠.

 

조직 개편은 ‘직원들을 존중하는 마음’이 있는지, 없는지의 문제입니다. 어떤 방법과 기준을 쓰든 그 마음을 잊지 않는다면 모두가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직원 채용이 틀리지 않았다면, 직원들이 집중할 수만 있다면 그들은 조직 개편 후 평균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필자 Peter (블로그)

소비재 전략기획 / 브랜드 / 경영 lunarshor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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