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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얼마나 하는 게 가장 좋을까요?

※ 이 글은 뉴욕 타임즈에 실린 「The Right Dose of Exercise for a Longer Life」를 번역한 글입니다.

운동, 얼마나 하는 게 가장 좋을까요

출처 : RUNNER’S WORLD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꾸준히 운동해야 한다.”

이 말을 전적으로 부정할 수 있는 근거는 과학적으로 찾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과학자들은 운동을 얼마나 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아직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지나치게 격렬한 운동을 하면 오히려 몸에 부하가 걸려 좋지 않다는 과유불급론을 펼치는 사람들도 우리 주변에 더러 있지만, 과연 얼마나 격렬한 운동이 진짜 무리가 되는 건지도 마찬가지로 아직 정답을 가리지 못한 문제입니다.

 

‘꾸준히’도 명확한 정의를 내리기 쉽지 않은 부사입니다. 얼마나 자주 하는 게 꾸준히 운동하는 걸까요? 정부가 권장하고 있는 건강 관련 기준 가운데 운동 시간을 살펴보면,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일주일에 150분 가량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게 좋습니다. 이 150분이 최소 권장 시간인지, 가장 이상적인 최적의 시간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운동, 많이 하면 건강하게 오래 살게 될까?

이런 물음들에 대한 답에 적어도 단초를 제공해줄 수 있는 연구 결과 두 편이 최근 미국 의사협회 내과학회지(JAMA Internal Medicine)에 발표됐습니다. 하나는 미국 국립 암 연구소와 하버드 대학교 등의 연구진이 참가한 연구로 주로 중년의 연령대에 속하는 사람들 66만 1천 명의 운동 관련 데이터를 모아 분석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호주 연구진이 호주인 20만 명의 운동 관련 데이터를 모아 분석한 것입니다.

 

각각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이뤄진 이번 연구 결과를 보면, 최적의 운동량은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것보다는 조금 더 많을지 몰라도, 운동을 잘 안 하는 이들이 겁낼 만큼 엄청난 양도 아니었습니다.

 

먼저 미국 연구진들은 운동 시간과 관련해 답한 설문지를 토대로 사람들을 일주일에 운동에 들이는 시간에 따라 나눴습니다. 아예 운동을 안 하는 사람들부터 일주일에 운동에만 25시간 넘게 쓰는 운동광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죠. 그리고 그룹별로 향후 14년간 사망률을 비교했습니다.

 

  1. 가장 먼저 그리 놀랍지 않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운동을 전혀 안 하는 사람들이 이른 나이에 사망할 확률이 높았습니다.
  2. 그 다음 그룹, 즉 운동을 전혀 안 하는 건 아니지만, 정부 권장량인 일주일에 150분도 채우지 않는 그룹의 사람들은 어떨까요? (운동을 전혀 안 하는 그룹의 사람들에 비해) 이른 나이에 사망할 확률이 20%나 낮았습니다.
  3. 일주일에 150분씩은 가벼운 산책을 비롯해 운동에 투자하고 있다고 답한 이들의 사망률은 (운동을 전혀 안 하는 그룹의 사람들에 비해) 31%나 낮았습니다.
  4. 최적의 시간은 정부 권장량보다 조금 더 높았습니다. 일주일에 약 450분, 그러니까 하루에 한 시간 남짓 거르지 않고 운동하는 사람들의 사망률이 가장 낮았는데, 운동을 전혀 안 하는 사람들보다 39%나 낮았습니다. 그 이상은 (적어도 사망률에서는) 결과가 비슷했습니다.

 

즉, 운동을 더 많이 한다고 건강하게 오래 살 확률이 반드시 높아진다고 보기 어려웠다는 뜻입니다.

 

운동을 지나치게 많이 하면 역효과가 날지 모른다는 세간의 우려는 적어도 이 연구 결과만 놓고 보면 기우로 보입니다. 운동 시간이 많을수록 사망률이 어느 시점 이후로 낮아지지는 않았지만, 반대로 높아지지도 않았기 때문입니다.

같은 시간이면 격렬한 운동이 더 도움될까?

두 번째 호주 연구진의 연구는 특히 운동 데이터를 모을 때 어떤 운동을 하는지를 분석해 이를 가벼운 운동과 상대적으로 격렬한 운동으로 구분했습니다. 걷기, 혹은 산책을 하는 사람들은 가벼운 운동을, 달리는 사람은 격렬한 운동을 하는 것으로 분류했고, 같은 테니스를 치더라도 경쟁적으로 점수를 매겨가며 단식 경기를 한다면 격렬한 운동을, 반대로 재미 삼아 복식 경기를 슬렁슬렁 쳤다고 답했을 경우에는 가벼운 운동으로 분류했습니다.

 

운동량과 운동 습관에 따른 사망률 차이는 미국 연구진이 내놓은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호주 연구진은 여기에 더해 격렬한 운동이 사망률, 혹은 수명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살펴봤습니다. 그 결과, 전체 운동의 약 30%는 격렬한 운동을 즐기는 이들이 같은 시간 운동을 하더라도 늘 가벼운 운동만 한 사람들보다 이른 나이에 숨질 확률이 9%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두 연구는 모두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진행했다는 점에서 우선 큰 의미가 있지만, 이 자료들이 사람들이 기억에 의존해 작성한 설문지를 토대로 수집됐다는 점, ‘무작위실험’이 아니라서 인과 관계를 도출해낼 수 없다는 점에서 사실 명백한 한계가 있습니다. 즉, 사람들이 이른 나이에 숨지는 이유가 순전히 운동을 충분히 안 해서 그렇다고 말하기 어려운 겁니다.

 

하지만 충분히 강력한 상관 관계와 우리의 상식, 경험을 토대로 연구진들은 교훈적인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호주 케언스에 있는 제임스쿡 대학교의 제벨(Klaus Gebel) 교수는 말합니다.

“몸을 움직이는 데 큰 제한이 없는 사람들이라면, 일주일에 150분은 꼭 운동하는 데 쓰도록 신경 쓰는 게 좋습니다. 그 150분 가운데 약 20~30분은 다소 격렬한 운동을 해도 좋을 겁니다. 그보다 더 몸을 움직이고 싶으시다고요? 그렇게 하세요. 우리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한다면, 운동 많이 한다고 해가 될 일은 없었으니까요.”

필자 뉴스페퍼민트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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