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화장실 시공의 문제점: 깨끗한 변기에서 냄새가 나는 이유와 대처법
새 주택을 시공 후 화장실은 가장 빨리 낡아 버리게 됩니다. 주택을 망가트리는 가장 큰 적은 H2O(물과 수증기)고, 두 가지 모두 화장실에 있기 때문입니다.
물은 그 자체로 목재, 석재, 유리까지 용해시키거나 풍화시켜 버리는 가장 강력한 용매인 동시에 모든 종류의 박테리아와 곰팡이에게 생존의 필수요소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집에서 H2O만 잘 관리하면 집의 수명은 몇십 배, 몇백 배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제가 파악한 우리나라 화장실의 문제점은 두 가지로, 첫 번째는 변기 시공 품질의 문제, 두 번째는 화장실 방수시공의 문제점입니다.
우리나라의 화장실 변기 시공형태. |
위와 같이 통상 우리나라에서는 변기 설치 후 바닥에 백시멘트나 실리콘을 꼼꼼히 발라 틈새를 메꾸어 줍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정말 변기의 배수라인이 완벽하게 기밀이 되는 것일까요? 변기는 깨끗한데 어디선가 올라오는 냄새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변기 바닥면은 위와 같이 내부의 아웃렛(Outlet) 부분을 통해 바닥의 오수 파이프와 연결됩니다. 재질은 도자기이고요. 또한 변기 내부는 빈공간이 많고 아래쪽과 위쪽에 바닥고정용 탱크와 변기커버 고정용 구멍 등이 뚫려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변기 설치시 바닥의 오수파이프 위에 변기를 올려놓고 바닥을 백시멘트몰탈이나 실리콘으로 메꾸어 주는데 이렇게 해 봤자 변기와 오수파이프사이의 기밀이 이루어질 수 없어 변기 안쪽의 오수 배수라인과 배수파이프 사이에 틈새가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위 사진은 변기 안쪽 사진입니다. 안쪽에 여러 가지 오염물질이 생겨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변기의 바닥 고정을 토일렛 플랜지 볼트로 하지 않고, 그냥 타일 위에 올려놓고 시멘트로만 고정시킨 것입니다.
이렇게 시공하면 우리 무거운 몸으로 변기에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면서 변기의 위치가 조금씩 움직이게 되고, 오수파이프와 변기사이의 틈새를 통해 냄새와 오물이 안쪽에서 새어나오게 되는 것이지요.
위 사진처럼 변기는 바닥 오수관 플랜지와 연결된 강력한 금속볼트와 단단하게 체결되어야만 합니다. 즉, 변기는 실제로 바닥과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볼트 체결로 오수파이프와 고정되도록 제작되어 있는 것입니다.
핵심은 변기의 아웃렛과 바닥의 오수파이프가 완벽하게 기밀시공되어야만 틈새를 통해 냄새나 오물이 새어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변기의 외형 형태상 바닥파이프와 변기 아웃렛을 완전히 밀착 시공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시공시 손이 닿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변기와 바닥 파이프 사이를 완벽하게 밀착시켜주기 위한 전용자재가 필요한 것이고, 왁스링(Toilet wax ring)이라고 합니다.
왁스링은 양초와 같이 물렁물렁한 왁스 재질로 왁스링을 사이에 놓고 변기를 설치하면 눌려 밀착되면서 스스로 틈새를 완벽히 메꿀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결국 우리나라에서는 변기 설치 시공시 이렇게 두 가지 필수 시공을 생략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1. 왁스링보다 기밀성이 떨어지는 저품질 토일렛 실(toilet seal)을 사용하거나 아예 토일렛 실을 사용하지 않고 시공하는 경우
2. 플랜지와 변기 고정 볼트 체결을 생략하거나 힘을 못 받는 플라스틱 볼트 사용
위 두 가지를 꼭 신경쓰셔서 보기엔 깨끗한 화장실에서 항상 냄새가 나는 상황 발생을 막으세요.
CARDOC 대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은 컨슈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