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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를 극단적으로 잘 하는 1등 기업에 집착하는 헤지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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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기 알펜루트자산운용 대표 ⓒ플래텀

“투자라는 행위는 ‘현재 가격과 미래가치의 괴리 차이에 투입되는 것’이다. 현재 가격이 낮을 수록 투자는 안전해지고, 많은 사람들이 좋다고 생각하기 이전에 투자해야 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다. 누구나 좋다는 걸 안 다음에 투자에 뛰어드는 것은 굉징히 위험한 선택이다. 그래서 우리는 아무도 관심없어 하는 분야 중 미래 혁신을 일으킬만한 사업에 집중한다. 그게 안전하고 좋은 투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5일 열린 테헤란로 펀딩클럽에서 메인 연사이자 패널토론자로 참석한 김항기 알펜루트자산운용 대표는 회사의 투자철학을 이같이 설명했다. 이날 스물 한 번 째 개최된 테헤란로 펀딩클럽은 국내 주요 벤처캐피털 회사를 스타트업생태계에 소개하는 행사로, 스타트업얼라이언스의 시그니처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은 1.12조 원 규모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회사다. 정부 자금이 섞이지 않은 100% 민간자본으로 운용되기에 기존 벤처 투자사보다 긴 기간 자유로운 투자를 할 수 있는 것이 경쟁력이다. 주요 포트폴리오사로는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 BTS를 키워 유니콘 반열에 오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뤼이드, 데일리금융그룹 등이 있다. 아울러 프리미엄독서실 운영사 작심, 헬스클럽 브랜드 고투 휘트니스 운영사 앤앤컴퍼니, 주차장 솔루션 파킹클라우드 등 공간 비즈니스와 관련된 포트폴리오사가 많은 것도 이색적이며 최근에는 버스회사인 수원여객운수를 인수해 모빌리티 분야 영역도 개척 중이다.


이날 김 대표는 좋은 기업을 고르기 위한 방법으로 6가지 질문을 활용한다고 밝혔다.


6가지 질문은 ‘기업이 이루고자 하는 꿈은 무엇인지’, ‘기업의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의 변화와 변화의 양태’, ‘기업의 서비스가 그 환경 내에서 가장 잘 제공할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인지’, ‘기업의 타겟고객, 즉 제공하는 가치를 가장 크게 필요로 하는 사람은 누구인지’, ‘그 가치를 가장 잘 제공하기 위해 현재와 미래의 핵심역량은 무엇인지’, 끝으로 ‘기업가치의 장기적 확장-이익의 가속화를 위한 전략은 무엇인지’이다. 알펜루트는 투자에 앞서 이 여섯 가지 질문을 창업자에게 던지고 장시간에 걸친 토론을 갖는다. 토론을 통해서 충분히 기업의 미래가치에 대해서 이해가 됐을 때 투자 결정을 내린다.


김 대표는 가장 성공한 투자 사례로 컬리를 들며 “2년 6개월 전에 최대 주주 지분 인수 건으로 김슬아 대표를 만났다. 사실 몇 마디만 주고받고 투자 안 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김 대표의 답변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담배를 못 피우는데 다른 사람에게 빌려 피우면서 생각 정리를 했고, 집에가는 택시에서 결정을 했다”며 “‘훌륭하게 사는 사람은 시간이 본인 편이고 그렇지 않으면 시간이 최대의 적’이다. 김슬아 대표는 시간을 자기편으로 만들줄 아는 사람이다. 같이하면 언젠가는 결국 이기겠다 생각했다. 하지만 이렇게 잘 될 줄은 몰랐다.”고 회고했다.


또 그는 글로벌 원마켓 시장에서 1등 기업만이 의미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글로벌이 원마켓이라면, 극단치를 이루지 못 하는 회사는 살아남을 수 없다. 글로벌 원마켓에서 이것저것 다 잘 하긴 힘들다. 그래서 우린 1등 기업에 집착한다. 투자를 하면 그 기업을 1등으로 만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 1등 DNA를 가진 회사 대표는 오픈마인드로 하나의 강력한 앵커를 세운 뒤 다양한 링커를 달 수 있게 만들어 놓는다. 다른 곳과 협력해서 성장하고 외부의 핵심역량도 내재화한다. 그걸 할 줄 알아야 좋은회사”라며, “우리 목표는 2~3년 안에 포트폴리오사 모두를 완전한 1등으로 만드는거다. 불황은 2등에게는 위기이고, 3등에게는 재앙이지만, 1등에게는 마켓 점유율을 늘리는 정말 큰 기회”라고 언급했다.


(이하 김항기 대표 발표 및 질의응답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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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펜루트자산운용 현황 / 김항기 대표 발표자료 슬라이드

알펜루트자산운용은 어떤 일을 하는 회사인가


알펜루트자산운용(이하 알펜루트)은 현재 1.12조 원 규모(7월 기준) 자금을 운용하는데, 정부 돈이 없는 100% 민간자본이다. 투자 철학 측면에서 우린 피투자 기업을 동반자라 생각하고, 기업 성장을 위해 자본 투자 외 다양한 것을 지원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금융의 정의는 ‘자본이 필요한 곳에 돈을 융통하여 자산을 키우는 행위’이다. 과거의 금융은 성장하면 결과물로 애셋이 나왔다. 경제 성장률에 따라 애셋 가격이 올라가고, 그걸 근거로 대출해주는 업무가 합리적인 금융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지금 돈이 필요한 기업들 대부분은 애셋 라이트하거나 애셋 프리하기 때문이다. 당장에 우버나 에어비앤비를 보라. 이 기업들은 애셋이 없다. 하지만 엄청난 성장을 하고 있다. 기존 금융 입장에서는 이들 기업에 돈을 빌려줄 방법이 없는거다.


우리는 기존 금융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기업 성장에 캐쉬플로우가 나오면 그걸 근거로 대출을 한다. 그런 대출 포트폴리오가 현재 자산의 10%인데, 빠르게 늘고 있다. 컬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뤼이드, 데일리금융그룹, 작심, 수원여객운수 등 다양한 영역 기업에 투자했다. 투자기업들이 잘 하고 있어 수익률은 나쁘지 않다. 포트폴리오 기업 대부분의 2대 주주이고, 평균 25%이상 지분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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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펜루트자산운용 포트폴리오사 / 김항기 대표 발표자료 슬라이드

어떤 마인드, 방식으로 경영을 하나


나는 사업을 하고 싶어서 운용업을 하고 있다. 증권회사 입사 전(김 대표는 대우증권과 KB증권, 동부증권에서 15년간 커리어를 쌓은 애널리스트 출신)에 3년간 사업을 한 창업자 출신이다. 첫 회사의 문을 닫고 증권사에 갔다가 알펜루트로 재창업한 셈이다. 그래서 창업자의 마음을 잘 이해한다고 자평한다. 운용회사라는 외형을 가지고 있지만 핀테크 회사처럼 경영하고 있다. AI머신러닝 회사를 초빙해 피투자 기업 4년치 캐쉬플로우, 디폴트 리스크를 연구하기도 한다.


AI기업을 비롯해 엔터, 물류, 독서실, 렌트카, 주차장, 레스토랑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는 이유는


우리 포트폴리오사가 지금은 화려해 보일지 모르지만, 투자 결정을 할 당시에는 그렇지 않은 회사가 다수다. 지금은 파킹클라우드와 작심, 고투가 주차장과 독서실, 헬스클럽 영역에서 선두에 있지만, 투자 검토 당시 관심을 받던 기업은 아니었다. 우리도 할까말까 고민이 많았다.


여기서 우리 철학의 정의가 나온다. 투자라는 행위는 ‘현재 가격과 미래가치의 괴리 차이에 투입되는 것’이다. 현재 가격이 낮을 수록 투자는 안전해지고, 많은 사람들이 좋다고 생각하기 이전에 투자해야 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다. 누구나 좋은걸 안 다음에 투자를 하는것은 굉징히 위험한 선택이다. 그래서 아무도 관심없어 하는 분야 중 미래 혁신을 일으킬만한 사업에 투자하는데 집중한다. 그게 안전하고 좋은 투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운용사 출신이어서 클럽딜을 할 정도의 네트워크가 없었고, 기존 벤처캐피탈과 판단하는 스타일도 다르다. 나는 남들이 좋다고 하는 투자 딜을 보면 본능적으로 피하는 습성이 있다. 위험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혼자 찾고, 단독 투자를 한다. 대신에 목표는 일등 기업에만 투자하는 거다. 우리 포트폴리오사 중에 2등은 없다. 결정까지 오래 걸리지만, 방향이 잡히면 대규모로 투자한다. 일례로 파킹클라우드가 100억 투자를 받으러 왔을 때 기존 투자자까지 설득해서 420억 투자를 했다.


시내버스 회사를 인수한 배경은


투자라는 행위가 ‘현재 가격과 미래가치의 괴리 차이에 투입되는 것’이란 측면에서 결정한거다. 현재 상황이 어렵기에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지만 미래에는 혁신이 일어날 거라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남들이 몰려드는 영역에 가서 잘 할 자신도 없다.


포트폴리오사인 수원여객운수는 수원지역 시내버스 물동량의 97%를 가진 회사로, 우리가 지분 100%를 인수해 직접 경영하고 있다. 올해 시내버스 M&A에 많은 자금을 집행할 계획이다. 두 개 버스회사를 인수하는데 1900억 원이 들었다.


시내버스 원가를 100으로 계산하면, 50은 인건비, 25은 연료비, 10%는 감가삼각비, 5%는 보험료 등으로 나간다. 편법을 발휘하지 않는한 마진 5% 짜리 비효율 사업이라는 의미다. 대부분의 버스회사는 50~60년대에 설립되었기에 경영을 기피하는 경향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투자하고 인수한 이유는 미래가치에 있다. 앞으로 전기버스의 시대가 올 것이고, 그러면 25%의 연료비가 10%로 줄어들거다. 3~5년 사이 마진이 20%까지 올라갈 것이라 예상한다. 전국 버스의 30%를 M&A한다는 목표가 있다. 그러면 자율주행 기업이 테스트배드로 우리를 쓸거라 예측하고 있다. 버스가 자율주행이 된다면 마진률이 70% 플랫폼이 될거라 본다. 현재까진 순조롭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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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펜루트가 좋은 회사를 선택하는 기준 / 김항기 대표 발표자료 슬라이드

알펜루트가 회사를 평가하는 핵심역량 질문은


좋은 기업을 만나면 ‘기업이 이루고자 하는 꿈은 무엇인지’, ‘기업의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의 변화와 변화의 양태’, ‘기업의 서비스가 그 환경 내에서 가장 잘 제공할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인지’, ‘기업의 타겟고객, 즉 제공하는 가치를 가장 크게 필요로 하는 사람은 누구인지’, ‘그 가치를 가장 잘 제공하기 위해 현재와 미래의 핵심역량은 무엇인지’, 끝으로 ‘기업가치의 장기적 확장-이익의 가속화를 위한 전략은 무엇인지’를 묻는다.


전략 부분에서 내년, 내후년에 얼마를 벌지를 생각할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이익을 얼마나 내느냐를 고민해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기업가치의 정의는 ‘장기이익에 현재가치를 디스카운트한 총합’이다. 그래서 적자가 나더라도 기업가치가 높은 회사들이 있는거다. 기업의 이익이 장기적으로 나게 하려면 경쟁도 해야하고 진입장벽 등 전략이 있어야 한다. 그런걸 인식하지 못 하는 대표는 가치라는 정의를 모르는 수준낮은 경영자다.


위 6가지의 질문에 세포같은 질문이 6~7개가 더 달려있다. IR문서가 20개 들어오면 실제 만나는 회사는 하나다. 그 기업을 만나서 괜찮다는 판단에 들면 이 질문을 던지고 몇 주 뒤에 보자고 한다. 그걸 잘 채워오면 5시간 정도 토론한 뒤 숙제를 던지고 또 몇 주 뒤에 만나 이야기 하자고 한다. 평균 10시간 이상 기업과 저 주제를 가지고 토론을 한 뒤 투자까지 간다. 피를 말리는 일이지만 만나는 회사 경영진은 너무 좋아한다. 왜냐하면 회사를 전체적으로 클랜징 해주기 때문이다. 경영자들이 탄복해서 밸류를 3~40% 낮추고 무조건 같이하고 싶다고 역제안도 한다. 그런식으로 투자를 하기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세간에 알펜루트가 투자 결정을 빠르게 내린다고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사실 이 질문은 우리에게도 적용되는거다. 많은 실패와 실수를 하면서 스스로 질문을 고쳐나갔다. 그게 우리 핵심역량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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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기 대표 발표자료 슬라이드

아시아에서 가장 강력한 가치 생성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 꿈


내가 생각하는 비즈니스의 정의는 ‘세상의 유휴자원을 이용하여 부가가치를 첨가해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알펜루트는 운영사긴 하지만, 궁극적인 꿈은 ‘아시아에서 제일 강력한 가치생성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대부분 투자기업의 2대주주가 되려는 것도 여기에서 기인한다. 우린 투자기업들의 핵심역량을 돕는 것을 우선한다. 그리고 환경인식을 제대로 하게끔 한다. 기업의 일이 환경적으로 점점 유리해지고 있는지 불리해지고 있는지를 제대로 알게하는 거다.


선진국으로 올라가는 시기까지 헤게모니는 자산과 돈을 가진자가 사람을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거다. 이전 한국이 그랬다. 그런 상황에서 최고의 비즈니스 모델은 재벌이었다. 돈하고 땅을 가지고 있기에 뭐든 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0년을 기점으로 배팅할 줄 아는 경영자와 사람이 사업에서 제일 중요해졌다. 지금 선진국에 가면 부자들 대부분은 창업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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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기 대표 발표자료 슬라이드

극단적 핵심역량이 있는 1등 기업에 집착한다


서울에서 부산 오고갈 때 이전비용, 교체비용이 10만원이라면 제일 좋은 비즈니스 모델은 9만원 정도의 가격차를 가지고 하는 다양한 사업이다. 9만원 차이나는 물건을 많이 생산 하는게 가장 효율적인 비즈니스인거다. 글로벌이 원마켓이라면, 극단치를 이루지 못 하는 회사는 살아남을 수 없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투자결정을 빨리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당시 빅히트는 매출 다변화가 없었다. 방시혁 대표를 만나보니 1500억 원 규모 수익창출을 하는 그룹 하나를 만든다고 하더라. 좋은 조건이 아님에도 그걸 믿고 투자했다. 글로벌 원마켓 상황에서 방 대표의 방침이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하나를 극단적으로 잘 만드는 회사를 찾는다. 글로벌 원마켓에서 이것저것 다 잘 하긴 힘들다. 그래서 1등 기업에 집착한다. 투자를 하면 그 기업을 1등으로 만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 글로벌 원마켓에서 2등은 힘들다. 2등 DNA를 가진 회사들끼리는 협력도 잘 안 된다. 1등 DNA를 가진 회사 대표는 오픈마인드로 하나의 강력한 앵커를 세운 뒤 다양한 링커를 달 수 있게 만들어 놓는다. 다른 곳과 협력해서 성장하고 외부의 핵심역량도 내재화한다. 그걸 할 줄 알아야 좋은회사라 본다.


그래서 간이 작은 대표는 우리 투자 못 받는다. 우리가 요구하는 수준이 높기에 질릴 수도 있다. 그렇게 목표의식과 전투력이 강한 회사들이 우리 포트폴리오에 포진되어 있다. 최근에 투자한 뤼이드 장영준 대표가 그런 유형이다.

네트워크 기업 간 시너지 사례, 최근 투자 사례 / 김항기 대표 발표자료 슬라이드

포트폴리오사를 연결하고 시너지를 일으키는 네트워커 역할을 지향한다


우리의 핵심역량은 앞서 언급한 6가지 질문에 녹아있다. 그리고 이 핵심역량을 가지고 시너지가 만들어지는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시너지 사례로, 데일리금융그룹의 자회사인 노메드가 작심의 워크플로우를 개선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최근 우리나라 탑 미슐랭 식당들에 지분출자를 하며 포트폴리오사인 포잉을 연결했다. 또 컬리와 오버더디씨를 소개하고 연결해 밸류체인을 형성했다.


최근에 언맷피플이라는 회사에 투자했고, 이 회사가 성수동에 1400평 규모의 공간을 8월에 오픈한다. 크리에이터들의 커뮤니티이자 포트폴리오사의 협업 공간이 될거다. 크리에이터는 연간 수억을 버는 사람도 많지만 늘 불안해 한다. 1회성 수주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 크리에이터의 사업화를 위해 커뮤니티 형태로 모으고 있다. 그들과 우리 포트폴리오사를 연결하고 있다. 여기서 철칙은 소개만 해주고 뒤로 빠지는거다. 돈도 받지 않는다. 우리에게 결정권은 없다.


과거 금융은 과거기준으로 대출을 하기에 투자와 회수 시기에 문제가 생긴다. 우린 투자기업의 캐쉬플로우를 보고 상황에 맞게 회수한다. 변동성을 줄이고 레버러지를 키우는 방식이다. 우리가 똑똑해서 아니라 기업을 위해 고민을 많이하기 때문이다. 우린 기업과 경영자를 위해 고민한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이기적이고 최대 주주일 때만 열심히 일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대주주 지분율을 지켜주는 것에 고민이 많다. 에쿼티가 안 타게 하려고 돕는다.


(이하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사회로 진행된 질의응답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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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기 알펜루트자산운용 대표와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플래텀

알펜루트를 설립하기 전 애널리스트였다. 애널리스트가 된 과정이 좀 특이하다.


애널리스트가 되려면 학력이 높아야 했는데 난 그렇지 못 했다. 어릴 때부터 노력하는건 자신있어서 증권사 지점에서 영업 열심히 해서 1등을 계속 했고, 그 다음 법인 브로커로 넘어와서도 1등을 했다. 법인 브로커를 할 때 기업 탐방은 너무 좋아해서 매일 한 군데 이상을 다녔는데, 2년간 800개 기업을 갔다. 그러면서 종목 많이 알고 기업분석 잘 한다고 소문이 나서 애널리스트가 되었다.


기업보는 눈을 경험에서 얻은거다


맞다. 애널리스트를 한 뒤에도 회사 탐방은 계속했다. 보통 내가 만나야 되는 직급은 팀장이나 CFO였는데, 조르고 졸라서 대표를 만났다. 그렇게 15년 넘게 기업 CEO를 만나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단어를 쓰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 관찰했다. 그러다보니 어느순간 특정 시기에 CEO가 어떤 행위를 하면 고점으로 가는 징조이고, 반대로 어떤 행위는 나락으로 빠지는 징조인게 보이더라.


기업의 크기는 경영자의 그릇 크기를 절대 벗어나지 않는다. 공부 안 하고 기업가치와 전략을 장기적으로 연구하지 않은 경영자는 기업을 못 키운다. 지표가 나온다고 어깨에 힘들어간 유형, 글로벌 1위가 아니라 당장 캐쉬 플로우 좋다고 이상한 일 하는 경영자는 얼마 못 간다.


보통 자산운용사는 국민연금이나 연기금, 보험사 돈을 받아 상장 주식에 안전하게 투자하는게 일반적이다. 알펜루트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투자를 한다.


나는 스스로를 사업가라 생각하고 이 일을 사업처럼 하려고 노력한다. 선진국에서 벤처 투자 자금은 100%가 민간자금이고 국가에서 주지 않는다. 금리가 떨어지면 수익을 쫓는 위험자산에 대한 익스포저(exposure)가 늘기 때문이다. 국내서도 민간자금에 수요가 있을거라 봤고 내가 제일 먼저하면 승자가 될거라 생각했다. 그렇게 설득했고 일정부분 맞았기에 3년만에 1조원이 넘는 돈을 모았다.


헤지펀드는 단적으로 말해 돈만 벌어주면 된다. 우린 보고 의무도 없다. 물론 어디에 투자하는지 투명하게 한다.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최고의 장점은 자유도가 높다는 거다. 내가 이 일을 한것도 사업가적 관점에서 한 배팅이었다. 사업은 현황을 열심히 인식하고 미래에 배팅하는 것 아닌가. 개인적으로 변곡점에서 배팅하는 걸 좋아한다.


지금 벤처 투자 시장이 위험하다는 지적이 있다. 기업 밸류도 높아져 시장 과열, 거품이라는 말도 한다.


매크로 관점에서 보자면, 금리가 떨어지는 현상은 돈은 늘어나는데 쓸데가 없다는 것이고,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지금은 괜찮지만, 3년 정도 뒤에는 위험해 질거라 예측하고 있다. 3년 뒤에는 경기 활황에 들어갈거라 본다. 그래서 우리 목표는 2~3년 안에 포트폴리오사 모두를 완전한 1등으로 만드는거다. 불황은 2등에게는 위기이고, 3등에게는 재앙이지만, 1등에게는 마켓 점유율을 늘리는 정말 큰 기회다.


크게는 한 번에 1500억 규모 투자도 한다. 작게는 어느 정도 규모로 투자하나.


좋은 기업을 찾기 힘들어서 프리A 투자도 한다. 최근 히든트랙(린더 운영사)에 투자한 5억이 제일 작았다. 우연히 오정민 대표를 만났고 그때 본 지표가 너무 괜찮아서 결정했다.


기업 밸류에이션은 어떻게 접근하나. 창업자와 투자자의 입장이 다른 경우가 많다.


밸류에이션은 세상에서 제일 말도 안 되는 숫자다. 조직이 가지고 있는 미래 가치의 총합을 계산해야하는 굉장히 이상한 행위다. 상장기업은 현재 가격이 있지만, 비상장 기업은 토론으로 정하는 모호함도 있다.


우리가 보는 건 캐쉬 인젝션이 미래의 캐쉬 플로우와 미래의 이익을 더 늘릴 수 있는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만드는데 쓰이고 있는지, 그 시스템과 프로세스가 구동되는지 안 되는지를 읽어낼 줄 아느냐다. 사내 10명의 회계사들에게 그걸 검증시킨다. 회계사들은 캐쉬 인젝션과 함께 경영자의 노력과 시간이 미래에 어떤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만들 수 있는지를 찾는다. 그게 우리 가치평가 기준이다. 그게 제대로 안 되어 있으며 밸류를 내리거나 투자를 안 한다.


회사는 인력 구성은 어떻게 되어 있나.


회사를 설립할 때 여의도의 훌룡한 애널리스트들을 많이 영입해 시작했다. 그런데 현황 설명은 잘 할 수 있지만 미래를 말 해주는 조직은 아니더라. 그래서 지금은 공동창업자 외에 애널리스트는 한 명도 없다. 현재 팀원은 회사 운영하다 망한 사람, CFO로 일하다 험한 꼴 당한 사람 등 경영 사이드들이 다수다. 경영자는 환희의 시간보다 고난의 시간을 겪는게 다반사다. 학벌만 있는 사람들이 경영자에게 함부로 말하는건 아니라고 생각해서다. 우리 회사에서 금기시 된 표현은 ‘기업을 키운다’는 단어다. ‘돕는다’가 우리 입장에선 최선이다.


알펜루트에서 투자를 받으려면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생각할게 많아서 피곤해 죽을거다. 발표에서 언급한 6가지 질문을 제대로 답변하려면 많이 힘들다. 그냥 답이 나오는게 아니다. 우리와 검증시간을 가지면 유체이탈이 된다. 창업자 뿐만 아니라 우리도 20시간 이상 진을 빼야하기에 함부로 시작 안 한다. 지금은 투자기업의 90%는 포트폴리오사가 소개시켜 준 건이다. 우리에게 투자 받으려면 꿈이 커야하고, 멘탈도 강해야 하고, 현명해야 한다. 분야 1등이 될 자질이 없으면 안 하기 때문이다. 포트폴리오사에 들어오면 서로 친해진다. 왜냐면 다들 많이 고생하며 투자를 받았기 때문이다.


피투자기업끼리 만나고 교류하는 장도 마련하나.


핵심역량을 기준으로 가족처럼 지낸다. 네트워크로 연결할 수 있기에 재밌는 시도도 많이 한다. 어느 회사가 뭔가에 고민이 있으면 그걸 제일 잘하는 회사 대표가 가서 도와준다. 예를들어, HR에 이슈가 있으면 고투 휘트니스(구 새마을휘트니스) 운영사인 앤앤컴퍼니 구진완 대표와 미팅 자리를 주선한다. 회사가 루즈해진 것 같으면 작심 강남구 대표가 가서 정신교육 강연을 해준다. 성수동에 협업공간을 만드는 것도 크리에이터 교육과 포트폴리오사를 위함이다.


가장 성공한 투자 사례와 실패한 사례를 이야기해 준다면.


성공한 사례는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다. 2년 6개월 전에 최대 주주 지분 인수 건으로 김슬아 대표를 만났다. 사실 몇 마디만 주고받고 투자 안 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김 대표의 답변이 마음에 들었다. 회사의 핵심역량이 뭐냐고 물어보니 ‘오퍼레이션’이라고 했다. 내가 예상한 답변은 ‘MD’였고, 그렇게 답변하면 미련없이 일어설 생각이었다. 김 대표가 오퍼레이션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해 주는데 너무 와 닿더라. 당시 컬리는 직원 수가 400명이 넘을 때 였는데 직원관리 모델도 유니크했다. 아무거나 찍어서 KPI를 보여달라고 했는데 지표가 다 올라가고 있었다. 담배를 못 피우는데 밖에나가 다른 사람에게 빌려 피우면서 생각 정리를 했고, 집에가는 택시에서 결정을 했다. ‘훌륭하게 사는 사람은 시간이 본인 편이고 그렇지 않으면 시간이 최대의 적’이다. 김슬아 대표는 시간을 자기편으로 만들줄 아는 사람이다. 같이하면 언젠가는 결국 이기겠다 생각했다. 하지만 이렇게 잘 될 줄은 몰랐다. 2년만에 10배이상 성장했다.


경영자를 꿰뚫어보지 않은 투자는 대부분 실패했다. 공부 안 하고 잘 모르면서 막연히 돈 될거 같아서 투자한 곳 대부분 결과가 안 좋았다. 바이오와 게임에 투자했는데 둘 다 반토막이 났다.


한국에서 엑싯이 힘들다고 한다. IPO와 M&A 규모도 작다. 알펜루트는 어떻게 수익을 올리고 있나.


우린 이렇다할 엑싯모델이 없다. 엑싯에 관심이 크지도 않다. 장기적으로 계속 가져가는 것을 우선으로 한다. VC는 펀드 수명이 있지만 우린 수명이 없기에 길게할 수 있다. 다만 우린 굉장히 계산적인 하우스다. 우리가 많이 투자하는 것 같지만 다 계산하고 하는거다. 초격차라는 책을 인상깊게 읽었는데, 거기에 ‘베이스캠프 이론’이 나온다. 우린 그 이론과 같은 방식을 2~3년 전부터 써오고 있다.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캐시 플로우를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알펜루트에서 투자를 받으면 어떤 장점이 있나.


알펜루트는 경영자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자금의 자유도가 높다. 몇몇 기업은 경영도 함께한다. 경영자의 지분이 낮으면 큰 금액으로 콜옵션을 행사해 경영권 강화를 돕기도 한다. 우리가 착해서라기보다 경영자들에게 그렇게 대하는 것이 제일 안전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6가지 질문 중 경영자들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무엇이었나.


환경분석이다. 본인에게 주변 여건이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그게 정리되어 있는 창업자는 본 적이 없다. 그래서 토론하면서 우리가 정리해주는 편이다. 그게 우리 일이다.


비즈니스 정의는 ‘풍부해진 자원에 부가가치를 넣어서 가치를 높이는 행위’이고, 비즈니스맨의 정의는 ‘자기의 행동을 디지털라이즈 할 줄 아는 사람’이다. 어디가서 제안을 할 때 제품을 ‘좋아요’ ‘나빠요’로 표현하는건 이상한 접근 아닌가. 얼마를 벌어줄 수 있는지 숫자로 말할 줄 알아야 비즈니스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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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회 테헤란로 펀딩클럽 현장 ⓒ플래텀

글: 손요한(russia@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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