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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싱크홀만 3개째 생겼다는 ‘여의도 아파트’의 현재 상황

여느 때와 다름없이 길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땅이 꺼진다면 이보다 황당할 일은 없을 텐데요. ‘땅이 꺼진다’라는 마치 만화적 표현 같은 이러한 현상은 실제 우리 생활에서 제법 자주 일어나는 일입니다. ‘도로 위 지뢰밭’ 같은 존재인 싱크홀이 그러한데요.


싱크홀은 불시에 찾아오는 비극 같은 존재라 사전 예방이 쉽지 않을뿐더러 인명피해가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올해 들어 연속 세 차례에 달하는 싱크홀이 발생해 인근 주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는데요.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지난 1975년에 준공돼 대교, 삼익 아파트 등과 함께 대표적인 여의도 노후 아파트 단지로 꼽히는 한양 아파트에서 올해 들어 3차례나 싱크홀이 발생했는데요. 여의도 주민들에 따르면, 첫 번째 싱크홀은 한양아파트 단지 내 위치한 롯데마트 인근 잔디밭에서 발생했습니다. 두 번째는 첫 번째 싱크홀 지점으로부터 불과 3미터도 채 안 되는 거리에서 발생했는데요. 세 번째 싱크홀 역시 앞서 일어난 두 싱크홀부터 2미터 안팎의 간격을 두고 발생했습니다.

약 6개월가량 비슷한 지점에서 세 차례 연속 싱크홀이 발생한 현상을 두고 한양 아파트를 비롯해 인근 단지 아파트 주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는데요. 지난 6월에는 여의도 지역 커뮤니티에는 ‘한양아파트 안전한 건가요? 구조진단받은 건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되기도 했습니다.


해당 글 작성자는 “이 정도로 자주 싱크홀이 발견된 것은 구역 전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 아니냐”라며 아파트 지반이 안정성에 관해 의문을 표했습니다. 해당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너무 무섭다”, “원래 대규모 재해 사고 앞에는 자잘한 사건 일어나는 거 아니냐 지금부터 대비해야 한다”, “언론에선 왜 이리 조용한지. 불안해서 못 살겠다”등의 댓글을 남겼는데요.

현재 한양아파트 인근에 발생한 싱크홀은 모두 복구작업이 완료된 상태입니다. 해당 사안과 관련해 아파트 관리 사무소 관계자는 “싱크홀이 발생한 정확한 원인은 모르나, 아무래도 아파트가 지어진 지 50년이 다 돼가다 보니 낙후된 부분이 있어 그런 현상이 생긴 게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건축 전문가들은 한양 아파트 단지 주변에서 최근 더 현대 서울, 여의도 파크원 등 대규모 공사가 진행됐다는 점, 아파트 상하수관의 노후, 지반이 모래로 이뤄져 있어 토지 자체가 연약하다는 여의도의 지반적 특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싱크홀 현상이 나타났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서울에 위치한 모 대학의 토목공학과 이 모 교수는 “여의도는 지반 자체가 약한 편인데 인근 지역의 대규모 공사로 지하수 수위가 낮아지고 모래가 휩쓸려 나가 일부 지반이 내려앉았을 수 있다”라며 “이 과정에서 노후 상수도관이 함께 함몰되면 관속에 있던 물이 흘러나와 더 많은 모래를 휩쓸려내려가게 해 추가적으로 싱크홀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싱크홀 발생으로 거주 불안감을 호소하는 주민들을 향해 이 교수는 “아파트 건축 당시 지하 깊숙이 기반을 다졌을 것이기에 아파트 건물 안정성은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짚었는데요. 그러나 주민들은 현재 여의도에 불고 있는 재건축 바람 때문에 가뜩이나 약한 여의도 지반이 더 약화되진 않을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서울시는 여의도 아파트 가운데 가장 오래된 시범 아파트를 포함해 총 11개 단지를 특별 계획으로 묶어 재건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일부 주민들은 향후 재건축 공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시 여의도 지반이 버틸 수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건설업계에서는 주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시공 차 측이 지하수 수위에 영향을 최대한 주지 않는 선에서 공사를 진행하도록 제재해야 하며, 지질학적 특성을 고려해 지하 공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는데요.

여의도의 문제뿐만 아니라 싱크홀 발생 건수는 해가 갈수록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요.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2014년 69건에 불과했던 싱크홀 발생건수는 그 다음 해 2배 이상 늘어나더니 016년 255건, 2017년 279건, 2018년 338건으로 5년 새 400% 가까이 폭증했습니다.

한편, 지난 2019년엔 여의도의 한 공사장에서 급작스레 발생한 싱크홀로 인해 공사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54살 A 씨가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는데요. 당시 안전사회시민연대는 사고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싱크홀은 어느 특정 공간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닌 전국 어디에서나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라며 “정부는 인재에 대한 책임을 다하라”라고 촉구한 바 있습니다.

정부는 싱크홀 발생 건수가 점차 증가하자 관련 조사에 착수했는데요. 국토교통부는 지난 4월 싱크홀로 인한 사고를 막고자 6개월가량 ‘도로포장 위해 요소 정밀조사’를 단행했다고 밝혔습니다. 국토부는 지난해 9월부터 일반국도 구간 가운데 땅 꺼짐에 예상되는 연약지반 구간, 인근에 하천이 가까이 있는 도로 등 631km를 대상으로 정밀조사를 실시했는데요.


인공지능 기반 자동 분석 프로그램으로 싱크홀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확인되면, 일정 부분 지반에 구멍을 뚫어 내시경 촬영을 통해 내부를 확인했다고 합니다. 이외 조사 과정 중에 발견된 소규모 싱크홀은 유동성 채움재로 복구작업까지 마쳤다는데요.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뿐만 아니라 향후에도 발생할 수 있는 싱크홀 위험요소를 막고자 국도 전반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을 벌일 예정”이라며 “모든 국민이 안전한 게 도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도로 위 지뢰’라고 불리는 싱크홀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싱크홀이 대규모 인재로 번지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선 국토부의 정기적인 점검을 비롯한 지반 특성을 반영한 공사계획이 필수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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