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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경찰대, 만년 2위 사관학교에 밀려나게된 의외의 이유

특수학교 경쟁률 1위, 경찰대

올해 경쟁률 47:1

경찰대 지고 사관학교 뜨는 이유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사관학교 입시

취업난이 지속됨에 따라 입시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대학교들이 있습니다. 바로 사관학교를 비롯한 특수 대학교인데요. 실제로 2020년 육군사관학교와 공군사관학교의 신입 생도 모집 경쟁률은 각각 44:1, 48:1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청년실업이 급증하고 있는 현 사회에서 특수학교는 졸업과 동시에 직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큰 장점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또한 학비가 들지 않는 것도 인기 요인 중 하나죠. 특히 사관학교는 국가를 위해 일할 인원을 양성한다는 차원에서 모든 교육을 국가 예산에서 집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혜택만큼 특수학교마다 경쟁률도 천차만별인데요. 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과거 인기 1위 경찰대, 지금은?

경찰 간부 양성을 목적으로 세워진 경찰대학의 인기가 최근 몇 년 새 급격히 하향세를 그리고 있습니다. 경찰대는 2016년 진행된 경찰대 입시에서 1000명 모집에 1만 1364명이 몰려 무려 113.6 대 1을 기록했는데요. 2년 뒤인 2018학년도 경찰대 입시에선 68.6:1로 경쟁률이 절반가량 줄었습니다. 작년 진행된 2019학년도 경찰대 입시 경쟁률은 57.3 대 1로 떨어졌고, 올해는 47.5 대 1까지 추락했죠.

경찰대 인기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그동안 경찰대생에게 주어졌던 각종 혜택들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찰대는 그동안 경찰대 출신들이 경찰 고위직을 독점하며 폐쇄적 조직 문화를 심화시킨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었는데요. 이에 따라 경찰대 개혁 추진 위원회를 개설해 경찰대 생들에게 주어지는 각종 혜택을 축소해왔습니다.

그 결과 경찰대생에게 주던 병역 혜택이 없어져 올해 입학한 신입생들은 재학 중 휴학하거나 졸업 후 이등병으로 군 입대를 해야 합니다. 또한 경찰대학은 2023학년도부터 편입생(50명) 제도가 신설됨에 따라 신입생 정원을 100명에서 50명으로 줄였는데요. 입학 가능 상한 연령도 21세 미만에서 42세 미만으로 완화해 기존의 입시생들의 문턱을 높였습니다.

전성시대 맞이한 사관학교

경찰대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반대로 사관학교의 경쟁률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육군에 따르면 2020학년도 육사 생도 80기 선발 1차 시험 경쟁률이 개교 이래 최고인 44.4 대 1로 나타났는데요. 총 330명 모집(남자 290명, 여자 40명)에 1만 4664명이 지원했습니다. 이로써 육사 경쟁률은 2015년 18.6 대 1, 2016년 22 대 1, 2017년 31.2 대 1, 2018년 32.8 대 1, 2019년 34.2 대 1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기는 공군사관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공사의 경우 2020학년도 72기 사관생도를 215명 모집하는 데 1만 480명이 몰려 48.7 대 1을 기록했죠. 그 중 여생 도는 22명 모집에 2645명이 지원해 120.2 대 1이라는 역대 최고 경쟁률을 갱신했습니다. 반면 해군사관학교의 경쟁률은 지난해보다 다소 떨어졌는데요. 2018년과 2019년 해사 경쟁률은 각각 39:1. 38.5:1이었던 것에 반해 2020학년도 170명 정원의 모집에서는 4263명이 지원해 25:1을 기록했습니다.

이렇게 사관학교 중 해사만 경쟁률이 떨어진 것은 전형 방식의 변화가 원인으로 보이는데요. 해사의 경우 올해부터 자기소개서를 원서접수 단계부터 작성하도록 규정을 바꿨습니다. 그동안 많았던 허수 지원자들을 미리 걸러내겠다는 취지로 시행한 것이죠. 실제로 사관학교 시험은 수능 전 공개적인 장소에 모여 실제 수능 처럼 시험을 볼 수 있다는 이유로 접수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그 중 해사의 경우 2019학년도 1차 시험 합격자의 2차 시험 응시율이 45% 일 정도로 허수 지원자가 많았죠.

달라지는 입시제도

경찰대 개혁 추진 위원회에 따르면 올해부터는 입시생을 줄이고 연령 제한을 완화할 뿐만 아니라 기존 12%로 제한하던 여학생 선발 비율을 폐지합니다. 또한 체력검사의 측정 종목 일부를 변경해 내년부터는 100m 달리기가 50m 달리기와 20m 왕복 오래달리기로 바뀔 예정이죠. 평가 기준은 상향 조정되어 기존에 바닥에 무릎을 댄 채 팔굽혀펴기 시험을 치를 수 있었던 여성 응시생들은 남성과 동일한 자세로 시험에 응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전액 지원 등 기존의 특혜를 줄이는 변화도 예고했습니다. 경찰대학 관계자는 등록금의 일부를 학생 본인이 부담하도록 하면서 다양한 장학제도를 운영해 절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장학제도는 경찰대학 설치법 개정을 추진해 이후 모집한 학생부터 적용될 예정입니다.

사관학교도 올해 입시제도에 변화가 있습니다. 우선 육사, 공사, 해사 모두 1차 시험 점수 공개와 2차 시험에서 A1 면접을 도입했는데요. AI 면접은 지원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응시가 가능한 만큼 시공간의 제약에서 자유롭습니다. 또한 지원자의 표정, 음성, 어휘 등 다양한 요소를 분석할 수 있어 평가의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육사는 우선 선발 전형을 전년도 고교 학교장 추천, 군 적성우수, 일반우수 선발의 3개 전형에서 올해 고교 학교장 추천, 적성우수 전형으로 간소화시켰습니다. 고교 학교장 추천 인원도 3명에서 5명으로 늘렸죠. 공사는 전년도에 미시행한 종합 선발을 도입해 20%를 선발하고, 우선 선발의 전형요소별 비율도 변경했습니다. 특별 전형에서는 공사와 해사가 모두 어학 특기자를 폐지했습니다.

취업난이 계속됨에 따라 앞으로 사관학교의 인기는 더욱더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명문대를 졸업해도 취업을 장담할 수 없는 시대지만 사관생도는 졸업과 동시에 7급 공무원 예우를 받는 소위로 임관될 수 있기 때문이죠. 몇십 년 만에 다시 찾은 사관학교의 인기이지만 취업 불황이 원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마냥 좋게만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글 이은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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