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떠나야할 때’ 강남 학원들이 대치동 떠나 옮기고 있다는 지역
맹모삼천지교라는 말이 있습니다.자식 교육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를 한 맹자 어머니의 가르침을 일컫는 말인데요. 우리나라에도 맹모급 교육열을 자랑하는 학부모들이 많습니다. 그동안 K-맹모들이 가장 선호했던 지역으로는 사교육의 메카 강남구 대치동과 양천구 목동, 그리고 노원구 중계동이 있었죠. 그런데 요즘, K-맹모들뿐 아니라 강남 유명 학원들의 눈길과 발길을 사로잡으며 ‘신흥 학원가’로 떠오르는 지역이 있다고 합니다.
종로학원 강북 본원이 40년 만에 본원 위치를 신촌으로 이전했다. / 출처 한국경제 |
작년 11월, 종로학원 강북 본원의 신촌 이전 소식은 입시 학원계는 물론, 부동산업계까지 떠들썩하게 만들었습니다. 40년 동안 중구 중림동을 지키던 입시종합학원의 강자 종로학원의 신촌 입성은 K-맹모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죠. 종로학원 관계자에 따르면 “지역 학생 수를 비교했을 때 마포구는 점점 증가하는 반면 중구는 감소추세”라며, “교통 접근성 등의 여러 요인을 고려해 신촌으로 본원 이전을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뿐만 아닙니다.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로 꼽히는 곳이죠. 강남구 대치동의 유명 입시 단과 학원들 역시 속속 마포구 일대에 둥지를 틀었습니다.특히 공덕역과 대흥역 사이인 백범로 대로변 일대는 떠오르는 학원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전체의 학원 개수는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입니다. 하지만 이곳 마포구는 독보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요. 2017년과 2019년 서울시 사설학원 통계에 따르면 타 지역구와 서울 전체의 사설학원 개수는 큰 감소세를 보였으나 마포구만 53개의 학원이 증가했습니다.
이처럼 강남의 유명 학원들과 K-맹모들은 왜 대흥동을 선택했을까요? 입시 전문가들과 부동산 전문가들은 “학원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아현~북아현 뉴타운과 재개발을 통한 아파트 대단지가 여럿 들어서면서 유입 인구가 늘어났는데요.
또한, 마포구는 서울3대 오피스 밀집 지역인 광화문, 강남, 여의도 중 광화문과 여의도 사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근방의 대기업 회사원과 전문직 종사자 등 교육과 소득 수준이 높은 중산층 가구 비율이 높아졌습니다. 이들을 부모로 둔 학령인구가 늘어나면서 학원 수요가 증가한 것이죠.
주변에 위치한 명문 대학들도 신흥 학원가 조성에 한몫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신촌과 마포구 일대는 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 등 대학가로 유명한 곳인데요. 마포구의 한 입시학원을 찾은 학부모는 “아들이 근처에 위치한 연세대 캠퍼스를 다녀온 뒤 공부를 해야겠다고 말하더라”며,“연세대는 물론 서강대, 홍익대에만 입학해도 소원이 없겠다”고 말했습니다.
대치동의 많은 유명 입시 학원에게 강남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흥동의 임대료 역시 매력적인 유인이었습니다. 하지만 공급이 한정적인 것들에 수요가 몰리게 되면 그 값은 치솟기 마련이죠. 마포구 일대의 상가 임대료와 부동산 매매가는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는데요. 특히 유명 학원들이 주로 밀집해있는 백범로 주변의 월 임대료는 2017년 대비 최고 40%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대흥동 ‘신촌그랑자이’의 실거래가는 17억 원을 넘었다. / 출처 한국경제 |
아파트 매매가도 고공 상승 중입니다. 2021년 3월 입주 예정인 마포구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 84m2 입주권은 18억 1000만 원에 계약되었다고 알려져 강북 집값 상승의 신호탄을 쏘았는데요. 대흥동 ‘신촌 그랑자이’ 역시 실거래가가 17억 원 중후반대로 형성되어 신흥 부촌의 입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5~10년 이내 대흥동의 학원가가 더욱 확장되리라 전망합니다. 인근 공인중개업자 A 씨는“내년 입주 예정인 신축 아파트 대단지가 1,000가구에 육박하고 정부의 자사고 폐지 및 정시 확대 정책과도 맞물려 학원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는데요. 높은 교육열에 힘입어 학원가가 형성됨에 따라 마포구가 명문 학군으로 거듭날 일은 시간문제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