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황금이잖아" 공사장에서 '금맥'나왔던 아파트의 현재 모습
어디 사냐고 물으면 지역명 대신 ‘자이 살아요’, ‘아크로 살아요’라는 브랜드로 답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아파트 이름은 더 길어지고 영어를 섞은 브랜드명으로 지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와는 달리 특이한 이름을 가진 아파트가 있다고 하는데요. 바로 서울 마포 쌍용 황금 아파트입니다. 쌍용아파트는 들어봤지만 아파트에 ‘황금’이 들어가는 경우는 극히 드물죠. 어떤 사정으로 황금 아파트라고 이름이 붙여지게 된 걸까요? 그 특별한 이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999년 입주된 마포쌍용황금아파트
실거래 평균 8억3,500만원, 관리 잘되고 매물 귀한 아파트
서울시 마포구 마포동에 253번지에 위치한 마포 쌍용 황금 아파트는 1999년 11월 입주되었습니다. 총 6개 동으로 구성되었고 339세대가 거주하고 있는데요. 면적 82㎡, 111㎡, 144㎡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마포역 역세권에 위치하여 매매가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는 아파트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현재 마포 쌍용 황금 아파트에 대한 거주민들의 평가는 호의적이라고 관계업자들은 전했습니다. 20년이 넘는 연식이 아쉬운 아파트지만 마포대교를 바로 앞에 두고 있어 교통이 용이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한강과 가까워 입지가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관계 업자들은 마포동은 한강에 인접하여 추가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어 가치가 꾸준히 상승될 것으로 예견된다고 말했습니다.
마포 쌍용 황금 아파트는 최근 1개월 실거래 평균 매매가는 전용면적 85㎡ 기준 8억 3,500만 원을 호가합니다. 2001년 25평의 아파트가 1억 5,500만 원에 거래된 이후 매년 꾸준히 상승한 건데요. 2001년 거래 당시 마포구 내에서 4번째로 높은 평균 거래가격을 기록했다고 전문가들은 전했습니다. 관계업자들에 따르면 세대수가 많지 않아 매물이 귀한 편이며 단지가 잘 관리되는 아파트 중 하나입니다.
주변에 마포역·공덕역·경의선·공항철도·일반버스 등이 있어 교통의 요지로 꼽히며 마포초등학교·서울여중·서울여고 등 주변에 교육 시설이 근거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여의도시민공원·이마트·현대백화점·공덕시장·마포문화체육센터 등 편의시설 또한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아파트 공사장에서 발견된 '금맥'
7천여 평 단지의 금맥 발견, 경제성 있는 금광이라는 평가
1998년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금맥이 발견되어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당시 재개발이 진행 중이었던 마포동 253번지 망채산 일대였는데요. 4천여 평의 단지에서 다량의 금이 공사 도중에 채굴되었습니다. 전문 업체 확인 결과 쌍용건설이 담당하고 있는 재개발 아파트 지역 4천여 평과 국방부와 일반인이 소유한 3천여 평을 합한 7천여 평에 금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전문가들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 땅이 아니라면 충분히 경제성 있는 금광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곳에서는 금빛이 나는 돌이 발견되기도 하였는데요. 감정 의뢰 결과 톤당 금 함유량은 14.5g, 은은 39.5g으로 측정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실체 채산성이 있는 금맥일 확률이 크다는 설명도 있었습니다.
금맥 묻어버리고 아파트 지은 개발사
부동산 자체 가치가 더 높아, 협의 끝에 시멘트로 금맥 덮어
갑작스러운 금맥의 등장으로 인해 건설업자 측은 굉장히 당혹스러운 눈치였습니다. 당시 토목공사를 담당했던 개발사 측은 지상에서 5m가량 땅을 팠을 때 이미 금맥을 발견하였다고 전문가들은 밝혔습니다. 하지만 개발사 측은 이를 조합 측에 알리지 않았습니다. 공사 중단을 우려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금광의 경제적 가치는 금의 질을 나타내는 품위와 매장량 등을 종합평가해야 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쉽사리 평가를 할 수 없다는 눈치였는데요. 그러나 시공 중인 재건축 아파트의 부동산 자체가 가치 있는 곳으로 평가되어 있었고 계약 문제로 인해 금맥을 캐는 것이 어렵다는 예측이 줄을 이었습니다.
입주 예정으로 인해 더 이상 건설 공사를 지연시킬 수 없었던 개발사와 조합 측은 예정대로 공사를 진행하길 바랐습니다. 결국 금맥은 양측의 협의 끝에 시멘트로 덮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를 기념하는 의미로 아파트의 이름을 ‘마포 쌍용 황금 아파트’로 지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습니다.
아파트 이름에 붙인 '황금' 이름값 톡톡
금덩이 위에 사는 입주민들, 아파트 꾸준한 가치 상승 기대
이러한 사정을 모르는 이들에게는 아파트 이름에 황금이 붙어 다소 엉뚱한 이름이라 생각될 수도 있다고 관계자들은 말했습니다. 마포 쌍용 황금 아파트가 지어질 당시 금맥이 발견되는 해프닝으로 입주민들은 금덩이 위에 사는 사람들이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금맥을 시멘트로 덮을 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되어 지어진 아파트는 그 이름값을 톡톡히 했습니다. 2020년 8월, 쌍용 황금 아파트 9층 물건이 8억 7,000만 원에 거래돼 2019년 기록한 종전 최고가 8억 원을 다시 경신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쌍용 황금 아파트의 꾸준한 가치 상승이 예견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글 박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