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아닌데…” 서울에서 빌라 월세 살려면 필요한 금액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올라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부동산 가격의 오름세는 식을 줄을 모르고 있는데요. 정부가 각종 부동산 관련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내 집 마련’에 대한 꿈 자체를 접었다는 한탄의 소리는 여전한 상황입니다.
특히 일자리가 서울에 몰려있어 울며 겨자 먹기로 상경한 일부 사회초년생들은 “월급의 3분의 1을 월세에 고스란히 바치고 있다”라고 토로하는데요. 그렇다면 전국에서 가장 비싼 땅값으로 정평이 난 서울에서 빌라 월세살이를 하려면 평균 어느 정도의 비용이 필요할까요?
지난해 10월 울산에서 상경한 20대 박모 씨는 현재 다니고 있는 6개월의 인턴 기간이 끝나면 서울에서 구직활동을 하는 것이 아닌 고향으로 내려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인턴으로 근무하며 매달 박 씨에게 주어지는 돈은 150만 원가량인데요.
여기서 월세와 관리비로만 57만 원이 빠져나갑니다. 박 씨는 “서울 집값비싸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본가에 있는 내 방보다 턱없이 작은방에 살려고 매달 57만 원씩 내려니 자주 우울해졌다”라며 “다음 직장이 언제 구해질지도 모르는데 서울에서 계속 있기에는 무리다”라고 토로했습니다.
현재 서울의 빌라 월세 및 보증금 값의 평균은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로 가장 높은 금액을 기록했는데요. 지난 14일 국내 부동산 중개 플랫폼이 내놓은 조사 결과에 의하면, 현재 서울 연립·다세대에 거주하기 위해선 평균 62만 원의 월세와 5683만 원의 보증금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 내 어디에 거주하느냐에 따라 평균 월세는 조금씩 차이를 보였는데요. 서울 강남 동남권과 강북 도심권 빌라의 평균 월세는 각각 88만 8천 원, 84만 4천 원으로 서울 평균치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강북 서북권과 강남 서남권은 각각 55만 7천 원, 52만 1천 원으로 평균치에 미치지 못했는데요.
서울뿐만 아닌 경기도의 월세 및 보증금 평균값도 최고 수준에 이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GTX 건설과 신도시 개발 여파로 부동산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군포·의왕·성남 등 경기 경부 1권 빌라의 평균 월세는 전국 도시에서 가장 높은 98만 4천 원을 기록했는데요. 부동산 불패 시장으로 유명한 서울 강남권보다도 높고, 50만 원으로 집계된 경기도 평균 월세의 약 두 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지난해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청년들은 16.1%로 전 연령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는데요. 내 집 마련을 하지 못한 사회 초년생 상당수는 그 어느 때보다 값이 많이 오른 월세를 감당하면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팍팍한 현실을 맞닥뜨린 청년들을 위한 정부의 주거정책이 다소 부족한 실정이라는 비판이 나오는데요.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시행 중인 청년전용 금융 지원으론 청년전용버팀목전세자금, 청년전용보증부월세대출, 중소기업취업 청년전월세보증금대출 총 세 가지가 있습니다. 이들 제도 모두 부부합산 연 소득이 5천만 원 이하일 것 등 조건이 까다롭고, 대출한도 역시 많아야 7천만 원에서 1억 원 이내에 불과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기엔 부족하다는 평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외 광역 자치별로 청년 주거 지원 규모는 조금씩 다른데요. 대구의 경우 내년부터 청년에게 월세 15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대구시 14일 ‘제1차 신혼부부 및 청년 주거 종합 4개년 계획’을 공개했는데요. 해당 계획안에는 대구시가 4년간 총 884억 원을 투입해 총 1만 가구에게 내년부터 4년 동안 월세 15만 원을 지원하는 방안이 담겼습니다.
이외 현 정부에서도 천정부지로 오른 월세로 청년들이 힘들어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이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데요. 국토교통부는 지난 14일 청년정책 전담 부서인 ‘청년정책과’를 신설했습니다. 청년정책과가 신설된 날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해당과를 방문해 “많은 청년들이 주거비 부담으로 취업, 결혼, 출산 등 생의 전 단계에서 여전히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청년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한 바 있습니다.
한편, 부동산 관련 특단의 조치가 좀처럼 약효를 발휘하고 있지 못하자 정부는 연말까지 전월세 대책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는데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열린 ‘제30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전월세 가격 안정과 부동산 시장 어려움을 완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에 대해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연말까지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지금까지 월세와 보증금이 최고 수준에 이른 현 부동산 상황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여러분들은 정부가 전 월세값을 잡기 위해 올 연말까지 내놓기로 한 방안이 뭐가 될 것으로 예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