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사업 휘청할 때 아들이 나섰더니… 연 매출 1천억 만들었죠”
아이를 키우지 않는 성인이라 할지라도 ‘아기 상어 뚜루루뚜루~’로 시작하는 귀여운 동요를 한 번도 듣지 못한 이는 없을 텐데요. ‘상어가족’이라는 이름의 해당 동요는 국내를 넘어 전 세계 아이들로부터 사랑받아 유튜브 영상 누적 조회 수가 무려 100억회에 달합니다. 특히 이 노래의 영어 버전은 빌보드차트 32위까지 오르기도 했는데요.
유아 콘텐츠 역사에 큰 획을 남긴 ‘상어가족’은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 아버지의 부름을 받고 게임회사에서 출판사로 이직한 한 청년의 손에서 탄생했습니다. 황무지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휘청이던 아버지 사업을 지금의 글로벌 회사로 거듭나게 하기까지 그가 어떤 과정을 거쳐왔을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아기상어 ’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스마트스터디의 김민석 대표는 연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넥슨과 NHN에서 게임 개발 및 마케팅 등의 업무를 맡고 있었는데요 . 2008년 즈음 , 삼성출판사를 운영하던 아버지 김진용 대표의 부름을 받고 출판사로 이직하게 됩니다 .
당시 삼성출판사의 주력 분야는 아동 ·교육 ·여성에 대한 것이었는데요 . 스마트 기기 보급 확대 및 전반적인 출판계 불황 탓에 매출이 점점 떨어지자 온라인 콘텐츠 제작에 일가견이 있는 아들에게 SOS 신호를 보낸 것이죠 .
김 대표는 출판사로 처음 합류했을 당시를 떠올리며 “마치 황무지 같았다 ”고 회상하는데요 . 그만큼 손대야 할 곳이 많았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 해볼 만한 여지가 충분하다는 뜻과도 일맥상통했습니다 . 아버지가 김 대표에게 맡긴 주된 임무는 기존의 출판사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형식으로 옮기는 일이었는데요 .
하지만 책 내용을 PC로 옮기는 작업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 김 대표는 ‘책 속의 내용을 온라인상에서 어떻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 ’에 대한 고민부터 어떤 프로그램 사용해 개발을 해야 할 지 등 모든 것을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해야 했는데요 .
때마침 시장에 처음 선보인 애플의 아이폰은 김 대표에게 모바일 시장 선점에 나서야 한다는 깨달음을 일깨워줍니다. 이후 회사 내부에 모바일 대응팀을 구성한 김 대표는 전에 몸담았던 회사들에서 연을 맺은 게임업계 동료를 출판사로 불러모으는데요. 이 과정에서 ‘스마트 스터디’라는 삼성출판사의 자회사를 따로 꾸려 본격적인 경영에도 나서게 됩니다.
이밖에 스마트스터디 창업 초기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핑크 캐릭터 핑크퐁 역시 김 대표의 손을 거쳐 나온 캐릭터인데요. 김 대표는 게임회사에 다니던 때부터 캐릭터 비즈니스에 꾸준한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는 “넥슨에서 일할 당시 한 게임이 큰 인기를 끌면 게임 속 캐릭터들이 아이스크림 등 다른 상품으로 활용되는 과정을 지켜봐 왔다”라며 “캐릭터를 상품화시키는 방법부터 어떤 요소들이 비즈니스에 유리한지 등을 그때부터 배워서 줄곧 생각해온 측면이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우선 휴가 무제한, 출퇴근 시간 자유제 등 직원들에게 충분한 자율권 줍니다. 또한, 김 대표는 대표님이란 호칭 대신 ‘족장님’으로 불리고 있으며, 회사 내부 구성원들은 직급 대신 이름 뒤 ‘님’자를 부치는 수평적 호칭을 사용하는데요. 회사 구성원이 결혼할 시 본인 나이에 4를 곱해 축의금을 전달하는 문화도 있습니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끈 탓인지 최근 스마트스터디는 송사에 휘말리기도 했는데요. 미국의 동요 작곡가 조니 온리가 자신이 구전 동요를 리메이크해 지난 2011년 발표한 ‘베이비 샤크’를 스마트스터디가 제작한 ‘상어가족’이 표절했다고 약 1억원의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이죠.
이에 대해 스마트스터디는 구전동요 ‘베이비샤크’는 작곡가가 알려지지 않은데다 저작권 기간 만료 저작물이기에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2여 년이 넘는 법정 공방 끝에 국내 법원 역시 “조니의 노래는 새롭게 창작한 요소가 없어 저작권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라며 스마트스터디의 손을 들어줍니다.
지금까지 70여 년 전통의 국내 기업이던 종합 출판사가 지금의 글로벌 온·오프라인 기업으로 탈바꿈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한 번 알아봤는데요. 전세계 메가 히트를 기록한 ‘상어가족’이 나오기까지 스마트스터디가 1천개가량의 콘텐츠를 만들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무엇이든 ‘어느 날 갑자기 성공’은 드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