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드라마를 보면 재판에서 승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변호사들의 모습을 쉽게 엿볼 수 있습니다. 사실 드라마이기 때문에 현실과 다르게 각색된 부분도 없진 않겠지만, 주인공 변호사가 열심히 준비한 재판에서 승소하는 장면을 보면 카타르시스를 느낄 때도 있죠. 로펌 변호사가 사건 하나를 수임하면 드라마처럼 해당 사건에 대한 재판 준비를 혼자 할 것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변호사들의 뒤에서 재판을 위한 각종 법률 정보와 판례를 수집하고, 로펌을 찾은 고객들을 응대하는 업무까지 도맡는 분들이 계십니다.
일반 기업 비서들은 보통 한 명의 상사를 모시면서 상사의 스케줄과 관련한 업무가 대다수인데요. 그래서 상사의 일정에 따라 퇴근 시간이 상당히 길어지기도 하죠. 하지만 로펌 비서의 경우 한 명의 변호사를 보좌하는 것이 아니라 한 팀을 보좌하여 맡은 사건에 대한 자료들을 수집하고 조사하는 업무가 주를 이룹니다. 비서들도 변호사처럼 팀을 꾸려 함께 재판을 준비하는데요. 그래서 로펌 비서를 법률 사무원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수행하는 업무가 정형화되어있기 때문에 정시 퇴근이 가능하며 워라밸도 보장되어 있다네요.
또한 기업 비서와는 다르게 다양한 업무를 경험할 수 있는데요. 로펌 비서는 크게 송무와 자문 파트로 나뉩니다. 맡은 사건의 종류에 따라, 그리고 함께 일하는 변호사가 어떤 분야의 전문가인지에 따라 조사해야 할 범위가 천차만별입니다. 그 때문에 폭넓은 분야의 지식을 습득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변호사가 사건을 배당받으면 그 사건에 투입되는 비서들도 정해집니다. 그 사건과 관련된 자료들과 판례들을 수집하는 것은 물론 외부 로펌이나 외국계 기업과 협력을 하게 될 경우엔 자료들을 문서로 정형화하여 송부하는 업무도 이들의 담당인데요. 재판이 끝난 후 사건 종결과 관련한 행정 업무 처리까지 수행한다고 하니 한 사건에 시작과 끝을 모두 담당한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사건과 관련한 업무가 대부분이지만, 로펌 내부에서 발생하는 각종 비용과 문서 처리도 비서의 주요 직무인데요. 쉽게 말해 로펌 내 행정 업무도 담당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또한, 로펌을 찾는 고객들을 응대하는 일 역시 비서의 주요 직무로서, 로펌을 찾은 고객들은 단순 손님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신경 써서 응대해야 합니다.
직무의 전문성과 직업 안정성 덕분에 로펌 비서를 꿈꾸는 취업 준비생들이 많습니다. 로펌 내에서 비서가 맡은 역할이 중대하기 때문에 채용 시 다양한 능력을 요구받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현직 비서들 대부분이 고스펙의 인재들입니다. 외국인 클라이언트 응대와 문서를 영어로 작성하는 일이 많아서 어학 능력은 필수적이라고 하는데요. 특히 4대 로펌으로 잘 알려진 김앤장, 광장, 태평양, 세종의 비서들은 대부분 토익 성적이 900점 이상이며 토익 스피킹이나 오픽 등도 높은 성적을 보유한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또한 사건의 제안부터 종결까지 컴퓨터를 활용해서 모든 업무를 처리하기 때문에 컴퓨터 활용 능력 역시 중요한 역량 중 하나로 손꼽히는데요. 법무법인 광장의 인사담당자는 “로펌 비서로 일하길 희망한다면 업무에 필수적인 외국어 능력과 컴퓨터 활용 능력을 키워야 한다”며 채용 시 컴퓨터에 능숙한 인재를 선호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에서 언급했듯, 고객을 응대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 것도 로펌 비서의 주요 업무입니다. 고객과 협력사와 원활히 소통하려면 유연한 사고방식과 서비스 마인드는 필수적이겠죠. 작은 것 하나로도 판결이 뒤바뀔 수 있는 예민한 사건인 경우엔 미처 보지 못했던 핵심을 짚어내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수임하는 사건에 따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만큼 여러 가지 능력이 요구되는 직업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로펌 비서는 돈을 얼마나 벌까요? 4대 로펌의 경우, 비서직의 초봉은 평균 3400만원에서 3800만원대로 형성되어있습니다. 초봉이 높은 편이긴 하지만 연봉 상승률은 더딘데요. 그래도 동결 없이 꾸준히 오르는 편이라고 합니다. 그중 김앤장은 업계 1위답게 비서직의 초봉도 가장 높습니다. 평균 4000만원대 초반을 제시한다고 하네요.
비서라고 하여 연령대가 낮은 층을 선호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실제 4대 로펌 현직 비서 A 씨에 따르면 “자신이 입사할 때 합격 동기들 대부분 20대 후반이었다”며 “실무에 투입되고 깨달은 것은 장기 근속하여 연차가 높은 선배들이 대다수이고 실제로 신입사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비서 실무진은 40대 중반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육아휴직 등 여성 친화적 복지제도가 잘 정비되어 있기 때문에 20년 이상의 장기 근속자가 많은 것 같네요.
재판을 위해 변호사의 뒤에서 여러 가지 일들을 묵묵히 수행하는 로펌 비서. 담당하는 업무가 다양한 만큼 요구되는 역량도 다양한데요. 고스펙의 인재들이 다수 포진된 직군임에도 생각보다 엄청난 고연봉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보장된 워라밸, 장기 근속자가 대부분인 직업 안정성, 그리고 평균 이상의 초봉 등 생각보다 로펌 비서가 갖는 직업적 매력도가 상당히 높죠. 왜 로펌 비서를 꿈꾸는 취준생들이 점점 증가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