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카오 아니죠” 월급 평균 900 넘는다는 국내기업 사원의 일상
코로나19 이후 대다수 국내 기업들이 공채 문을 닫고 수시 채용으로 변경하면서 취업 문턱은 점점 더 높아져만 가고 있는데요. 이러한 가운데 ‘어디든 빨리’취업하려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대기업 입사를 꿈꾸며 몇 년씩 취업 준비를 이어가는 이들도 있습니다.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고용노동부 자료를 분석해 내놓은 결과를 보면 국내 대기업 입사자와 중소기업 입사자의 평균 연봉 차이가 50% 이상 난다고 하는데요.
들어가는 관문은 좁지만, 고액 연봉과 최상의 복지가 보장돼 있다는 점만으로도 취준생들은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유독 사회 초년생들이 돈 모으기 제격이라는 입소문이 난 기업이 있는데요. 1200도를 넘나드는 근무환경을 맞닥뜨려야 하지만 이쯤이야 거뜬히 견뎌낼 수 있다는 취업 준비생들이 속출하는 기업의 정체가 무엇인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사진출처_MBC 예능프로그램 ‘아무튼 출근!’ |
사진출처_MBC 예능프로그램 ‘아무튼 출근!’ |
지난달 14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아무튼 출근!’에는 포스코 광양 제철소에서 품질관리 엔지니어로 4년째 일하고 있는 김현수 씨가 출연했습니다. 광양 제철소에서 생산되는 철은 도어, 트렁크, 루프 등 자동차 외장재로 쓰여, 현대·기아·르노삼성 등 국내 기업을 비롯한 BMW ·폭스바겐 등 해외 자동차 외장재로도 쓰이는데요.
이 과정에서 김현수 씨는 품질관리 엔지니어로서 양산 제품의 품질을 관리하고 기존 제품 생산 과정에서 공정 및 성분을 변형 하는 등 다양한 시도들을 통해 보다 나은 품질의 강판을 만들기 위해 연구하는 일을 도맡고 있습니다.
사진출처_포스코 뉴스룸 |
평일 오전 7시경 김현수 씨의 아침은 회사에서 제공하는 기숙사에서 시작되는데요. 포스코는 입사 후 신입 직원들에게 5년간 무료로 기숙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출근길은 10분이 채 되지 않는데요. 도보가 아닌 차량을 이용해 출퇴근을 할 시 매일 차량 정보 확인은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고 합니다.
제철소는 국가 보안시설이기에 기존에 직원 차량등록을 해놨다 할지라도 매일 아침 다시금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데요. 포스코 관계자는 “제철소는 무기의 재료가 되는 철을 생산하는 국가 병력의 근간이라고 볼 수 있는 시설”이라며 “기술력 유출을 막고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출입, 반입품 등을 엄격하게 관리한다”라고 전했습니다.
사진출처_MBC 예능프로그램 ‘아무튼 출근!’ |
마침내 사무실로 들어선 김현수 씨는 작업복과 안전 단화로 갈아 신은 후 마침내 자리에 착석할 수 있었는데요. 사무실에 출근하자마자 김 씨가 한 일은 밤사이 생긴 불량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김현수 씨는 “제철소는 24시간 가동되다 보니 퇴근한 이후 생산된 철에 혹시 불량은 없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다음날 아침에 하게 된다”고 전했는데요.
또한 “매번 확인할 때마다 담당 제품에서 불량이 없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게 된다”라고 말했죠. 밤사이 생산 불량 건을 확인하고 난 뒤에는 팀장님의 주도 하에 각자 담당한 부문에서 생긴 불량이나 문제점을 공유하며 자유롭게 의견을 교류하는 회의 시간을 갖습니다.
사진출처_포스코 뉴스룸 |
사진출처_MBC 예능프로그램 ‘아무튼 출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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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를 마친 뒤엔 철이 생산되는 공장으로 나갈 채비를 하는데요. 공장에 회전체가 많다 보니 혹여 옷깃이 회전체에 끼여 생길 수 있는 불의의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옷소매를 단단히 여미는 것은 필수 과정에 속합니다. 광양 제철소는 667만 평 규모의 널따란 크기를 자랑하는데요. 이는 여의도의 7.7배에 달하는 크기로 사무실에서 공장까지 가는 데만 해도 ‘원콜’이라는 무상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고 하죠.
사진출처_MBC 예능프로그램 ‘아무튼 출근!’ |
공장 진입 전, 김현수 씨는 오른쪽, 왼쪽, 정면을 차례로 가리키며 “좋아”라고 세 번 외치는데요. 이는 작업 시작 전 재해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공장에서 마주친 직원들은 서로 “안전!”을 선창하며 엄지를 척, 이어서 “제일!”을 외치며 엄지를 올리며 인사하는데 이 역시 늘 안전에 유의하자는 의미에서 만든 인사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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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에서 생산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친 그는 이어 시험실로 발길을 옮겨 생산된 철의 성분, 강도, 성형성 등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했는데요. 김 씨는 “철이 정말 민감해서 얼마만큼의 압력을 주고, 얼마나 물을 뿌리고, 어떤 온도로 가열하느냐에 따라 한 끗 차이로 철의 성질이 다 달라지게 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수치를 조금씩 바꿔 철을 생산하고 여러 실험을 거치면서 더 단단한 철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김현수 씨의 업무인 것이죠. 공장, 시험실을 거쳐 사무실로 돌아온 김현수 씨는 당일 진행했던 시험 결과를 동료들과 나누며 퇴근 준비에 나서는데요. 김현수 씨는 “자동차 강판하면 김현수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라며 “배움들을 차곡차곡 모아 강철보다 더 단단한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사진출처_포스코 뉴스룸 |
사진출처_포스코 뉴스룸 |
김현수 씨의 직장인 포스코는 국내 주요 금속·철강 업체 중에서도 임직원들에게 많은 급여를 지급하는 것으로 업계 소문이 자자한데요.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올해 1분기에만 1만 7천여 명의 직원들에게 4600억 원 이상의 인건비를 지출했습니다.
이때 1인당 평균 급여액은 2700여만 원으로 매월 직원들에게 900만 원씩 지급한 셈인데요. 이는 작년 1분기 2600여만 원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직원 평균 연봉이 억대 클럽에 가입하게 될지도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사진출처_포스코 뉴스룸 |
사진출처_유튜브 ‘포스코 TV’ |
높은 연봉 외에도 포스코는 복지로도 유명한데요. 앞서 언급했듯 사내 기숙사를 5년간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통상 기업들이 육아휴직이 1년까지 가능한데 반해 포스코는 2년까지 가능하다고 합니다. 또한, 임직원 자녀들을 대상으로 고등학교 대학교 학자금까지 지원해 주는데요. 직원들의 역량 개발을 위해 자격증을 취득한 이들에겐 포상금도 지급한다고 하죠.
현재 포스코에 재직 중인 최 모 씨는 “얼마 전 동기들이 단체로 산업안전기사 시험을 쳤는데 합격한 사람에게 50만 원가량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 밖에 성과급도 많이 받는 편이라고 하는데요. 포스코에 재직 중인 유모 씨는 “20일에 월급이 들어오고 25일에 성과급이 들어오는데 매달 월급을 2번 받는 기분”이라며 “두 번 중 한 번만 들어와도 한 달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다”라고 전했습니다.
사진출처_BBC |
사진출처_철강금속신문 |
포스코는 최근 철강업계 강세에 힘입어 연간 최대 영업이익 돌파 가능성을 목전에 두고 있는데요. 철강업계는 코로나19이후 한동안 주춤했던 자동차, 조선, 건설 등의 산업이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역대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철강업계 맏형 격인 포스코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20조 6천100억 원, 영업이익 3조 1천100억 원을 기록했는데요. 2010년 이후 영업이익이 3조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사진출처_이투데이 |
포스코 외에도 동종업계 현대제철 역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역대 최고 실적을 낼 것으로 예측되는데요. 국내 증권사들은 현대제철이 3분기 매출이 5조 9800억 원, 영업이익이 7000억 원을 웃도는 전망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사진출처_경향신문 |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확대로 인한 전방 산업의 회복이 철강제품 수요 증대로 이어져 철강업계가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요. 이 밖에 중국 정부의 철강 감산 정책에 따른 반사효과도 톡톡히 봤다고 입을 모읍니다.
한 애널리스트는 “철강 금속 산업은 코로나19가 극복되는 과정에서 회복 및 경기부양 수혜가 비교적 가시적으로 나타는 편이었다”라며 “철강 가격 강세에 기반한 주가 모멘텀은 다소 약화된 측면이 있으나, 탄소 중립을 향한 중국의 산업 정책이 다소 강화된 만큼 철강 기업의 이익 규모에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포스코 품질관리 엔지니어의 일상을 따라가면서 포스코의 임금 복지체계부터 국내 철강업계 현황까지 톺아봤는데요. 이 밖에 여러분들이 궁금한 국내 대기업 사원의 일상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