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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by 피클코

‘부르는 게 값’ 요즘 웃돈 줘도 못 구한다는 40·50대 회장님들의 아이템

없어서 못 판다는 골프장 회원권

코로나19 특수, "해외 못 나가니..."

구조조정으로 사라진 4만여 개 회원권

저금리에 투자 아이템으로 떠올라

멈출 줄 모르는 상승세, 계속될까

골프를 즐기고 있는 삼성 그룹 이건희 회장,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 instagram@yj_loves

최근 중견그룹 회장들이 줄을 서고 매입을 기다리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골프장 회원권입니다. 몇 달 사이에 가격이 수 억 원씩 뛰고 있음에도 오히려 매물이 없어 살 수가 없다는데요. 골프장 회원권 시장은 지난해 말부터 심상치 않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10년 만에 찾아온 호황에 골프계는 물론, 골프장 회원권에 눈독을 들였던 이들이 바빠졌습니다. 급등하고 있는 골프장 회원권 가격, 어떤 이유 때문일까요?

10억 원 돌파한 '황제 회원권'

회원권 가격 상승률 상위 국내 골프장 / mk news

수요자가 몰리는 만큼 골프장 회원권 가격은 빠르게 급등했습니다. 한 달 새 2억 원이 오른 회원권은 물론, 초기 발행가의 최대 3배까지 호가가 폭등한 무기명 회원권까지 등장했죠. 특히, 서울과 거리가 가깝고 골프장이 모여있는 '골프 8학군' 경기 용인권 법인 회원권은 웃돈을 주고도 매물을 구하지 못합니다. 법인 대 법인 거래만 가능한 남촌 CC, 레이크사이드 CC 법인 회원권은 매물이 없어 매수 주문만 누적되고 있죠.

10억 원을 돌파한 주요 골프장 회원권 / mk news

빠른 상승세에 2008년 호황기 이후 급격히 하락세였던 골프 회원권 가격은 어느새 10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6월 기준, 레이크 사이드는 올 초 4억 6천만 원으로 출발해 6억 7천만 원으로 무려 2억 천만 원이 올랐죠. 가장 먼저 10억 원을 돌파한 곳은 올해 8억 2천만 원으로 출발한 남부와 이스트밸리입니다.

골프장 회원권 증서 / nocutnews

비회원도 사용이 가능한 무기명 회원권 가격 역시 고공행진 중입니다. '황제 회원권'이라 불리는 태광 CC(용인)의 무기명 회원권 시세는 6월 기준, 작년 말보다 5억 원이 뛴 28억 원 안팎으로 추정되었죠. 회원권 시세를 주가처럼 만든 에이스회원권 지수(ACEPI) 역시 9년 만에 1000포인트 돌파를 앞두고 있습니다. 초고가 회원권은 물론, 중저가 회원권 거래 역시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뜨거워진 국내 골프장

그렇다면 정체되어 있던 골프장 회원권 시장은 어떻게 움직이게 된 것일까요?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코로나19사태입니다. 탁 트인 공간에서 한정된 인원이 함께 즐기는 스포츠인 골프는 '언택트'에 제격이죠. 실제로 일부 골프장에서는 비대면 체크인 서비스 등을 도입했습니다. 게다가 매년 해외로 나가던 골퍼들까지 국내 골프장으로 눈을 돌리며 때아닌 호황을 맞았습니다. 일명 '대장주 회원권'이라 불리는 접근성이 좋고 회원 수가 많지 않은 수도권 명문 골프장들은 대개 10억 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애물단지였잖아요" 턱없이 부족한 공급

이처럼 늘어나는 수요에 못 미치는 공급 역시 회원권 가격 폭등에 일조했습니다. 약 10여 년간 골프장 구조조정은 지속되어왔고 60곳 안팎의 회원제 골프장은 대중제 골프장으로 전환을 택하거나, 문을 닫았죠. 이로 인해 한때는 처리가 필요한 애물단지로 전락하며 "대신 처리해주겠다"라며 고객들을 현혹하는 사기단들이 기승을 부리기도 했습니다.

한때 회원권 분양이 원활하지 않아 약속한 보상을 받지 못한 주민들이 회원권을 사 달라는 글귀를 마을 곳곳에 남겼던 사례도 있었다. / ohmynews

특히, 전문가들은 대중제 전환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는데요. 단가 수익이 더 좋은 대중제 골프장들은 수익과 경영에 있어 이득이 많았습니다. 그 결과 회원제 골프장에 버금가는 서비스 품질을 자랑하는 고급 대중제 골프장이 속속 등장하면서 일부 법인을 제외하고는 골프장 회원권을 갖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의견에 힘이 실렸죠. 이 기간 동안 약 4만여 개의 회원권이 사라지게 됩니다.

저금리에 투자 노리는 '큰 손'들

코로나19를 피해 레저 스포츠를 즐기고자 하는 이들 이외에도 골프장 회원권을 노린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큰 손'이라 불리는 투자자들이죠. 금리가 계속해 인하된 결과입니다. 최근 투자처들에 대한 제한이 많다 보니 남는 유동자금은 주식, 채권, 부동산, 회원권 등으로 분산되고 있습니다.

골프 테마주까지... 상승세 계속될 전망

코스닥에 상장한 남화산업은 상장 1호 골프장이다. / 에이원 뉴스

골프 산업이 호황을 누리며 증권가에서는 관련 수혜주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스크린골프 업체 골프존을 비롯해 무안 CC를 운영하는 남화산업, 파주 컨트리클럽, KMH 신라 레저 등의 골프장을 운영하는 KMH 등이 수혜를 받았습니다. 골프업종 대장주 골프존은 최근 3개월간 주가가 137.2%가 올랐는데요. 스크린골프장을 찾는 이들이 늘어난 덕분에 골프존의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3.3% 늘어난 153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죠.

instagram@yj_loves

그렇다면 골프장 회원권 가격 상승세는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요?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사그라들어 국내 골프 인구가 어느 정도 해외로 분산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잡았습니다. 투자 분산과 관련하여 강력한 정책이 등장하지 않는 이상 골프장 회원권 시세는 계속해 오를 전망입니다.


글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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