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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표 뽑아주는 사람? 은행가면 제일 친절하다고 느껴진 이분들의 정체

은행에서 번호표 뽑아주는 사람?

청원경찰로 통칭되는 이 직업

실상 들여다보니 "절대 추천 못해요"

은행에 가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직원이 있습니다. 유니폼과 가스 분사기를 착용한 채 번호표를 대신 뽑아주며 안내를 하는 청원 경찰이죠. 은행에서 경찰권을 갖는 직업, 깔끔한 인상착의에 '고연봉직'이라는 인식도 있지만 현직에서 일해본 이들은 "절대 추천하지 않는 직업"이라며 고개를 저었는데요. 명칭도, 업무도 명확한 게 없다는 이 직업에 대해 함께 알아볼까요?

청원 경찰 아닙니다, 진짜 명칭 '경비원'

직무 교육을 받고 있는 순창군 청원경찰

청원 경찰은 국가기관, 공공단체에서 보안 업무를 하는 경찰들을 뜻합니다. 공무원은 아니지만 근무지 내에선 제한적인 경찰권을 행사할 수 있죠. 실제로 청원 경찰은 불심검문, 보호 조치, 경찰장구의 사용, 무기의 사용이 가능합니다.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에 근무하는 청원경찰은 보수가 법으로 정해져있죠. 2019년 청원 경찰 봉급 표에 의하면 15년 미만 청원경찰 1호봉은 1,592,400원이었습니다. 재직기간이 30년 이상이 넘어가면 4,031,900원이었죠.

하지만 은행에서 '청원경찰'로 통칭하는 이들은 민간 경비원에 속합니다. 청원경찰법이 아닌 경비업법에 따라 규율되고 있죠. 놀라운 건 채용 공고에서 '은행 청원 경찰'이란 명칭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이는 적절하지 않으며 최근에는 '보안 요원', '로비 매니저' 등의 명칭을 사용하는 업체도 있었습니다.

공항 청원 경창들과 한국은행 청원 경찰

대부분의 시중 은행 지점, 본점은 경비업체에서 인력을 고용하고 있는데요. 한국 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본점에선 특수 경비원을 고용하기도 합니다. 진정한 의미의 청원 경찰을 고용하는 곳은 한국은행이 유일하죠. 한국은행 소속 청원경찰은 실제로 청원경찰법이 적용되는 대상입니다.

번호표 뽑기? 금융 경비원의 업무

금융 경비원을 번호표를 뽑아주고 동전을 기계로 말아줄 때 도움을 주는 직원 정도로 기억하는 분들이 많죠. 은행 측에서 이들을 고용하는 표면적인 목적은 경비, 보안 업무지만 실상은 조금 다릅니다. 한 금융 경비원에 의하면 ATM 명세표 잉크 보충, 등기 우편, 공과금 기기 마감 등 업무의 폭이 굉장히 넓었습니다. 스스로를 '은행 잡부'라고 칭할 정도였죠.

창구 직원이 담당해야 할 현금 관리 업무를 지시받기도 한다.

심한 경우 은행원들의 사적인 심부름까지 맡아야 했는데요. 지점장, 본부장의 차를 대신 주차해주거나 VIP 고객들에게 다과를 대접하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근무하는 지점의 실적을 위해 어플을 설치해 지점 코드를 넣고 다른 고객들에게 어플 가입을 권유하고 도움을 주는 등 창구에서 진행해야 할 업무까지 맡는 사례도 있었죠. 이에 많은 현직자들은 '보안'업무보다 '서비스직'에 가깝다고 해요.

은행 잡무 맡지만, 은행 소속 아닙니다

앞서 언급했듯 창구 업무를 제외한 은행 업무를 맡고 있지만 이들은 대부분 용역 업체 소속인 경우가 흔합니다. 즉, 은행에서 일하지만 소속은 다른 것이죠. 은행 소속 직원에겐 당연히 지급되는 유급 휴가, 연차 수당 등은 이들에게 해당되지 않습니다. 고용 안정성 역시 좋지 않은 편이라 현직자들은 "절대 추천하지 않는다"라고 이야기하죠.

근무하는 은행, 지점마다 업무, 연봉, 처우가 천차만별인 점도 눈에 띄었습니다. 연령대가 비교적 높은 고객들이 자주 찾는 지점, 은행의 경우 금융 경비원을 무시하고 하대하는 고객도 있었죠. 반대로 장점은 비교적 근무 시간이 확실히 지켜져 업무 시간 이외에 개인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 달에 100만 원 조금 넘게 벌어

그렇다면 금융 경비원들의 연봉은 어떻게 될까요? 평균 연봉 2,400만 원 정도로 알려졌는데요. 한 재직자에 의하면 급여 250만 원 중 30~40%를 파견 업체 수수료로 지불하고 휴가 없이 한 달에 세전 170~180만 원 정도의 급여를 받는다고 합니다. 최저 임금이 인상되더라도 각 용역 업체의 눈속임으로 급여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는데요. 비교적 낮은 급여와 명확하지 않은 업무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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