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과 BTS 멤버 사이에 있는 남성, 누군가 했더니…
흔히들 한 기업의 전체 임직원들 가운데 최고경영자가 받는 연봉이 제일 많다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최근 공개된 국내 상장사들의 반기보고서는 ‘CEO가 그 기업의 연봉킹’이라는 공식은 깨진 지 오래라는 걸 증명합니다. 기업의 오너보다 훨씬 많은 돈을 가져가는 직원이 나온 것인데요. 이는 국내 기업들이 단순 연차가 쌓일수록 월급을 올리는 호봉제에서 성과에 따라 연봉 액수를 달리하는 식으로 임금체계를 손질하고 있는 탓이기도 하지만, 진짜 비법은 따로 있었습니다.
올해 상반기 연봉 상위 10위 안에 오른 이들은 대부분 회사로부터 부여받은 ‘이 권리’를 행사했다고 하는데요. 특히 한 기업의 경우 이 권리를 행사한 직원들이 삼성, 카카오 등 웬만한 대기업 임직원보다 훨씬 많은 보수를 가져갔다고 하죠. 대체 그 비결이 무엇인지에 대해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방탄소년단이 데뷔하기 전 멤버들의 음악수업을 직접 도맡았던 강 프로듀서는 ‘봄날’, ‘페이크 러브’,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등 방탄소년단의 메가 히트곡을 작사·작곡 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피독’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그는 2018년부터 2020년에 이르기까지 3년 연속 저작권료 수입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는데요.
하이브 관계자는 강 프로듀서의 400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고액 연봉이 연일 언론에 화제가 되자 “그가 임원이 아닌 직원이며, 근로자 취업규칙에 따른 개인의 성과 및 전문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지급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외 하이브의 윤석준 글로벌 CEO는 2억여 원의 급여와 1억 9100만 원의 상여에 스톡옵션 행사 이익 231억 800만 원을 더해 235억 원을 받았는데요. 그다음으로 김신규 매니지먼트 총괄 역시 기존 급여에 스톡옵션 행사 이익 274억 5100만 원을 행사해 총 277억 600만 원을 수령했습니다.
하이브 외 정보기술 기업 경영진도 스톡옵션으로 연봉이 수직 상승했는데요. 카카오에서 올 상반기 가장 많은 연봉을 수령한 것으로 알려진 배재현 최고투자책임자는 기존 임금에 스톡옵션 행사 이익 76억 5200만 원을 더해 81억 700만 원을 받았습니다. 신정환 수석 부사장, 권승조 전 최고 IP 책임자 역시 스톡옵션 행사로 각각 50억 원 이상을 챙기면서 연봉이 크게 뛰었죠.
그렇다면 기존 급여보다 약 100억 원이 웃도는 연봉을 챙길 수 있게 한 ‘스톡옵션’은 대체 무엇일까요? 스톡옵션은 현재 회사로부터 연봉을 전혀 받지 않고 있는 테슬라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가 지난해 오로지 스톡옵션 보상으로만 25조 5천억 원에 달하는 돈방석에 앉았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화두에 오르기도 했는데요.
스톡옵션이란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기업의 임직원이 정해진 가격으로 자사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회사 주식이 오르면 오를수록 스톡옵션으로 받을 수 있는 경제적 보상이 커지기에 실적에 기여한 임원들의 보너스로 스톡옵션을 활용하는 기업이 많은데요. 업계에 따르면, 창업 초기처럼 임원들에게 충분한 연봉을 챙겨주기 힘든 시기에 기업이 스톡옵션을 보상으로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외 기업의 주가 유지를 위한 동기부여가 되는 등 임직원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 역시 스톡옵션의 장점으로 꼽히는데요. 다만, 부여받은 스톡옵션의 권리는 대개 즉시 행사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요.
예컨대 넷마블 게임즈는 지난 2015년 상장을 앞두고 임직원들에게 총 4차례에 걸쳐 총 145만 1천170주에 달하는 스톡옵션을 지급했는데요. 당시 2만 원대에 받은 스톡옵션은 그로부터 2년 후 넷마블 게임즈의 공모가가 15만 7000원으로 결정되면서 넷마블 게임즈의 임직원들은 주당 13만 원의 차익을 거둘 수 있게 됐습니다.
현재 스톡옵션 관련 소식으로 업계의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은 단연 카카오뱅크인데요. 지난 2019년 3월경 카카오뱅크는 임직원 144명에게 520만 주의 스톡옵션을 지급한 바 있습니다. 행사가는 주당 5천 원으로, 오는 2026년 3월까지 행사할 수 있는데요.
스톡옵션 행사가격이 현재 시세의 6% 수준이라 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 임직원들이 스톡옵션 행사로 챙길 수 있는 차익이 1천억 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추산합니다. 카카오뱅크의 정규돈 최고기술책임자는 19억 2천만 원에 달하는 스톡옵션 행사 덕분에 올 상반기 22억 5200만 원에 달하는 연봉을 받아 은행권에선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인물로 지목됐는데요.
이처럼 억대 연봉을 가능하게 하는 수단으로 스톡옵션이 화제 되다 보니 기업에서는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해 스톡옵션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코로나19로 자금이 두둑해진 바이오벤처기업들은 금융권 인재 영입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데요. 국내 모 바이오벤처 기업의 경우 과장급 애널리스트 영입 시 경력에 걸맞은 직함에 더해 억대 연봉 및 스톡옵션을 제공합니다.
자산관리 서비스 앱 ‘뱅크샐러드’는 리드급 개발자 채용 공고를 내며 입사자들에게 업계 최고 수준의 연봉과 최소 1억 원의 스톡옵션을 지급하겠다고 내걸었는데요.
노력만큼, 혹은 성과 이상의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스톡옵션을 두고 우려 섞인 시선도 물론 존재합니다. 주가 폭등으로 스톡옵션 권한을 행사에 큰돈을 거머쥔 임직원이 일시해 퇴사해버리는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을뿐더러, 전망이 불확실한 회사의 경우 스톡옵션이 적은 돈으로 사람을 쓰는 수단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여전히 스톡옵션이 실보다 득이 많은 제도라고 입을 모으는데요.
서울 소재의 법학전문대학원의 이 모 교수는 스톡옵션의 정당한 행사를 위해 공시의무 확대, 스톡옵션 절차에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한 전담 기구 설치 등을 주장했습니다. 이 교수는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스톡옵션 행사 시점에 이르러 주가조작 등 과 같은 불법행위가 벌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임직원의 스톡옵션 부여 및 권리행사의 공시 의무가 지금보다 더욱 확대 적용될 필요가 있다”라며 “스톡옵션 제도가 종종 악용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긴 하나, 순기능과 일부 금융회사의 도덕적 방만경영은 구분돼야 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지금까지 스톡옵션 행사 이익으로 수백억 원대의 연봉을 수령한 국내 상장사 임직원들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스톡옵션을 보상으로 내세우는 것이 기업 전반에 퍼져가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백억 원대에 달하는 고액 보수 반짝 스타는 계속해서 나올 것으로 점쳐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