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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by 피클코

“먹방보다 잘 나갑니다” 해외에서 떡상중인 한국 유튜브 채널

조회수가 곧 돈으로 직결되는 유튜브에서 몇몇 유튜버들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자 혐오와 폭력적인 요소가 다분한 콘텐츠를 올려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는데요. 그러나 최근엔 자극적인 것 대신 시청할수록 편안한 마음이 드는 무해한 콘텐츠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콘텐츠로 살림이 꼽히는데요. 어느 누구나 청소와 빨래는 일상 속에서 당연한 듯 실천하고 있죠. 그럼에도 국내 살림 유튜버들은 어떤 특별함을 가졌기에 한국을 넘어 전 세계 구독자들이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을까요? 이에 대해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아이를 등원시킨 후 집에 돌아와 설거지하고 , 과탄산소다와 베이킹소다를 사용해 행주를 소독하고 , 차를 한 잔 마신 뒤 육수를 우립니다 . 명품을 자랑하지도, 값비싼 음식을 쌓아놓고 먹지도 않는, 자극적 요소 하나 없는 해당 영상은 업로드된 지 약 8개월여 만에 540만회에 달하는 조회수를 올렸는데요.


이 영상이 올라가 있는 하미마미 채널에는 그녀가 요리하거나 주방과 욕실을 청소하는 과정을 담은 집안 정리 콘텐츠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 현재 전 세계  82만명에 달하는 사람이 그녀가 살림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데요 . 유튜브 빅데이터 분석 사이트  IMR에 따르면 하미마미 채널의 구독자 수는 최근  1년 사이에  55만명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유튜브에서 큰 인기를 끈 덕분에 하미마미는 올해  4월 라디오 프로그램에도 출연하게 됐는데요 . 그녀는  “아이 과잣값이나 벌어보자는 생각에 시작했던 일이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아 라디오까지 출연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라고 말했습니다 .


이에 라디오 진행자는  “아이가 정말 비싼 과자를 사 먹을 수 있게 됐네요 ”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죠 . 유튜버들의 인기 순위와 예상 수익 등을 분석하는 사이트인 녹스인플루언서에 따르면 , 하미마미의 유튜브 월 수익은 최소  900만원 안팎으로 점쳐집니다 .

하미마미 외에도  4분 길이의  ‘수박 깔끔하게 자르는 법 ’영상으로  447만회의 조회 수를 기록한 맘스테이블 ,  초등학생 두 아이를 키우며 살림 유튜버를 시작한 ‘꿀주부’ 등 다양한 살림 유튜버들이 사랑받고 있는데요 .
살림 유튜버들의 특별한 점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살림이라는 행위를 영상 속 주인공으로 등장시켰다는 것에 있습니다 . 예컨대 이들의 영상은 유튜버들의 얼굴이 등장하지 않고 , 전하고 싶은 말은 최소한의 자막으로 처리하는데요 . 이에 더해 잔잔한 음악을 배경으로 청소 , 빨래 , 요리 등의 살림 행위가 화면을 꽉 채우다 보니 영상을 시청하는 구독자들은 살림이라는 노동에 오롯이 집중하게 됩니다 .  
살림 유튜버들의 활약에 대해 전문가들은 어떻게 분석하고 있을까요 ? 빅데이터 분석 연구소에서 일하는 한 연구원은  “코로나 19 이후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늘고 , 위생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사회적 분위기 속 내 주변 공간을 청소하는 것에 관심을 두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라고 밝혔는데요 .

서울 소재 대학의 한 심리학과 교수는 “불안을 극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 것”이라며 “청소를 통해 코로나블루를 극복하고자 하는 사람이 늘면서 자연스레 살림 콘텐츠들이 인기를 끄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외 한 대중문화평론가는 “살림과 같은 일상 소재는 한국뿐만 아니라 외국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소재라 어필할 수 있는 구독자층이 폭넓은 측면이 있다”라고 밝혔는데요. 실제로 대부분의 국내 살림 유튜버들은 다양한 외국어 자막을 제공하고 있으며, 댓글 창에선 한국어를 포함해 영어, 스페인어, 아랍어 등 각국의 언어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해외 언론에서도 국내 살림 유튜버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에 대해 비중 있게 다뤘는데요. 지난 2월 뉴욕타임스는 ‘집 순이의 지혜’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는데요. 해당 기사는 한국의 살림유튜버에 대해 언급하며 “한국 유튜버들이 집 안을 청소하고 가꾸면서 느끼는 자연스러운 기쁨을 주제로 영상을 올리고 있다”라며 “코로나 19 이후 이들은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뉴욕타임즈는 청소 콘텐츠에 관한 다른 기사에서도 “그간 집 안 청소가 지루하고 힘든 일로 조롱받아왔었다면, 살림 관련 인플루언서는 그간 가정주부가 줄곧 해온 일을 존경받을 만한 숙련된 노동으로 재구성한다”고 추켜세운 바 있습니다.


뉴욕타임스가 짚은대로 살림 콘텐츠는 이를 제작하는 유튜버 본인에게도 집안일의 가치를 깨닫게 해주는 효과도 있는데요. 25만명에 달하는 구독자를 보유한 살림유튜버 꿀주부는 “살림에 관한 영상을 만들면서 나조차도 별거 아니라고 여겼던 청소하고 밥 차리는 일에 대한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이보다 앞서 살림에 관한 콘텐츠로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끈 인물도 있는데요. 미국 워싱턴 주에 거주하는 57세 유튜버 케니입니다. 그는 ‘아빠 이건 어떻게 해요’라는 유튜브를 운영 중인데요. 변기가 막혔을 때 대처법, 휴지걸이 교체법, 잔디 깎는 법 등 집안일 및 생활정보와 관련된 다양한 소재가 올라와 있습니다.

그가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배경에는 아픈 과거사가 얽혀 있는데요 . 케니는 어릴 적 부모님이 이혼했고 , 아버지는 그에게 관심이 없었습니다 . 케니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너  “내가 유튜브에서 구독자들에게 알려주는 정보는 어릴 적 내가 아버지에게 배우길 원했으나 그러지 못했던 것들 ”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특별한 편집 기술이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전 세계 구독자들은 케니의 영상에 열띤 반응을 보입니다. 현재 케니가 운영하는 채널은 351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는데요. 구독자들은 “케니 덕분에 변기 시트를 교체할 수 있었다”, “정수기 필터를 혼자서도 교체할 수 있다니!”, “앞으로도 계속해서 영상 올려줬으면 좋겠다”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대리만족과 안정감을 불러일으켜 자극적 요소 하나 없이 인기를 끌고 있는 살림 유튜버들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잠들기 전 불안감에 시달리고 마음이 힘들다면, 오늘은 살림 유튜버들의 영상 한 편을 시청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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