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생활에 지친 그대 위한 공간, 별채. 백야드 창고를 색다른 공간으로…
결혼하고 시간이 흐르면 아무 이유 없이 가족으로부터 잠시 떨어져 개인 시간을 가지고 싶을 때가 있다. 서로를 잘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과는 무관하게 그런 시간을 간절히 원한다. 그냥 사람으로부터, 남편, 아이, 아내로부터 독립되어 프라이버시한 내 공간에서의 쉼과 여유를 느끼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서양의 경우 남자는 차고를 여자는 제2 리빙룸을 두어 개인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주택 공간을 구성한다.
시애틀에 있는 이 주택은 넓은 백야드에 별채를 만들어 가족 구성원 누구나 필요할 때 개인 공간 또는 친구와 독립된 공간에서 자신들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장소를 만들었다. 독특한 것은 이 별채가 작은 집에 가까울 만큼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놀랍게 이런 개인 공간은 부부 관계와 소통을 더 활력적으로 만들어주는 요소가 된다고 한다.
독특하고 매력 충만한 마성의 공간
허름한 기존의 창고를 개조해 만든 이 별채는 17제곱미터(약 5평)다. 그러나 믿어지지 않을 만큼 매력적이고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구성을 보면 책방에 가깝지만 면면을 들여다보면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방의 각 모서리는 책장으로 만들고, 그 이외의 면들은 유리로 마감해 자연광과 주변 풍경을 그대로 내부에서 느끼고 감상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엔트리의 싱글 체어도 매력적이지만 창가에 만든 쿠션으로 꾸민 턱은 이 공간의 기능과 분위기를 대변하는 곳이라 할 수 있겠다.
선명한 컬러와 책장, 책의 조화가 만드는 입체감이 공간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 여기에 천장까지 활용하는 창은 이 별채만의 독특한 매력이다.
이 별채는 개인 휴식 공간으로도 훌륭하지만 친구, 손님과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 주는 공간으로도 손색이 없다. 리노베이션을 담당한 Board & Vellum의 건축가는 작은 오아시스라는 말로 이 공간의 의미와 기능을 함축적으로 표현했다. 그만큼 잘 짜인 공간이다.
내부 천장은 월페이퍼를 사용해 독특함과 세련됨을 더했다. 지지대 역할을 하는 책장 위로는 침대를 배치해, 캠핑하듯 밤하늘을 보며 취침을 취할 수 있는 낭만까지 담아냈다.
이 별채의 특별함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하나의 완벽한 주거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 욕실까지 만들었다. 그런데 단순히 기능적인 공간이 아닌 시각적 카타르시스를 느낄 만큼 일급 호텔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디자인의 욕실을 만들었다.
기존 헥사곤 스타일을 응용한 독특한 타일로, 타일과 타일이 만나면서 만드는 길고 짧은 블랙 라인이 고급스러움을 더해준다.
덱(Deck)과 별채, 본채를 잇는 백야드의 활용
이 주택에는 별채만 있는 것은 아니다. 본 집과 이어지는 덱(Deck)은 생활의 질을 더욱 올려주는 주거 공간으로 만들어 준다. 본채의 아웃도어이자 별채의 확장 공간이 바로 덱이다. 단순한 듯하지만 그 영향력은 상당하다. 생활 반경과 활동 범위를 실내에서 실외로 자연스럽게 넓혀준다. 공간의 확장이 활동에 영향을 미치면서 활력과 생기 넘치는 생활이 가능하도록 도와준다.
국내에서 단독 주택을 원하는 것은 마당 또는 뒤뜰을 가진다는 매력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인도어와 아웃도어의 완전히 분리된 디자인으로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지는 못한다. 이런 공간에 덱의 설치함으로써 실내외 출입이 자유로워지고 그로 인해 생활에 활력을 더할 수 있게 된다.
별채는 단순히 또 다른 공간을 만드는 의미 이상을 가진다. 비록 가족(부부)라 해도 개인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며, 이런 공간은 가족 관계와 소통을 더욱 좋게 만들어 주는 매개체가 된다. 공간의 가치는 크고 작음에 있지 않다. 방의 개수에 있는 것 역시 아니다. 내가 좋아하고, 나를 즐겁게 만드는 공간이라면 크기에 관계없이 그곳이 최고의 주거 공간이다. 집을 꾸미고 만드는 건, 나를 만들어가는 것과 같은 작업이다.
Blue-painted cedar |
ARCHITECTS
P[d/ropcap]HOTOGRAPHS
: Andrew Giammar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