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버킷리스트 多"..'라스' 표창원, '그알' MC→사랑꾼 노리는 국회의원
표창원이 정계 은퇴를 앞둔 가운데, 향후 계획을 밝혔다.
지난 6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는 국회의원 표창원, 농구선수 출신 예능인 전태풍, 가수 핫펠트, 코미디언 김경진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표창원은 자녀들의 만류에도 '라디오스타'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방송작가 출신 비서관의 독려 덕분이었다. 표창원은 "방송작가 출신 비서관이 '의원님은 재미없지만 MC들이 얼마든지 활용해서 재미있게 만들 거다'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표창원은 최근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는 곧 정계 은퇴인 셈. 김구라는 표창원이 방송 출연을 노리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표창원은 "제가 노리는 게 '그것이 알고싶다' MC다. 과거 '경찰청 사람들'이라고 있었다. 부활하면 좋겠다"고 답했다.
표창원이 정계 은퇴를 결심한 이유는 복합적이었다. 표창원은 "(국회의원을) 하다 보면 좋은 게 있다. 법도 만들 수 있고 어려운 분 도울 수도 있고. 30년간 수사구조개혁에 대해 논문도 쓰고 발표도 했는데 직접 할 수 있으니까 오래 해볼까 생각도 해봤다. 그런데 야당 때는 갈등이 없었는데 여당이 되니까 방어를 해야 했다. 그 이후에 줄곧 고민하다가 국정감사 등 이런 현장에서 충돌이 생겨서 더이상 못하겠다 싶었다"고 털어놨다.
표창원은 청렴결백한 이미지로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았지만, 이런 성격 탓에 정작 주변에 사람이 없다고 고백했다. 표창원은 "동창회도 안 가고 어떤 자리도 안 가기 시작했다. 그 습관을 유지하다가 국회의원이 됐다. '헌법과 법률에 따라서 유혹이나 압력에 굴하지 않고 국가와 국민만을 위해서 일하자'가 30년 습관이 돼있다. 청탁은 뭐든지 거절한다고 해서 거절의 달인이 됐다. 외로울 거다"라고 말했다.
표창원은 임기 동안 성실히 의정활동을 수행한 것에 자부심을 느꼈다. 표창원은 "4년 동안 국회의원을 하면서 98%의 출석률을 달성했다. 정말 성실하게 임했다. 이것만큼은 자랑할 수 있다"며 뿌듯해했다.
정계 은퇴에 대한 표창원의 마음은 변함없었다. 그에게는 이미 하고 싶은 일이 넘쳐났다. 표창원은 자신의 버킷리스트에 대해 "못하던 먹방 이런 거 하고 싶다.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 우선은 추리소설 습작을 몇 개 해놨다"며 "경찰관 생활을 하면서 법의 한계에서 못한 게 있다. 표범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인물이 있다. 낮에는 경찰관이고 밤에는 응징자가 되는 거다"라고 말했다.
표창원은 뛰어난 합기도 실력을 자랑하기도 했다. 표창원은 "합기도를 너무 잘해서 홍콩 무술 감독이 와서 데려가겠다고 했다. 2단까지 했다"고 밝혔다. MC들이 표창원의 말을 허세로 치부하자, 그는 직접 낙법을 깔끔하게 선보여 감탄을 자아냈다.
핫펠트의 타로 점 시간에는 표창원의 허당기가 여실히 드러났다. 타로에 과학적 논리가 없다던 표창원은 정작 자신의 점괘가 좋지 않자, 핫펠트에게 "대안을 제시해달라"고 말하며 무한 신뢰를 보였다.
이어 표창원은 장모님이 봤던 아내와의 궁합 결과를 떠올렸다. 표창원은 "장모님이 궁합을 보셨는데 아주 안좋았다. '이 남자와 결혼하면 생고생한다'고 했다더라. 그런데 다른 곳에서 '이 사람과 결혼하면 다이나믹한 인생을 산다'고 했다"고 말해 흥미를 돋웠다.
처가의 반대를 무릅쓰고 아내와 사랑의 결실을 맺은 표창원. 그는 대단한 사랑꾼이었다. 표창원은 "1995년 1월 4일에 아내를 처음 만났다. 당연히 기억해야 하는 것"이라며 "아내는 저를 처음 만났을 때 정말 싫었다고 하더라. 패션에 관심이 없었고 코털이 정리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표창원은 자신의 뛰어난 패션 센스가 과거 패션 디자이너가 꿈이었던 아내 덕분이라고 밝혔다. 표창원은 "아내가 어떻게 입어야 하는지 알려준다. 국회에 있을 때 기자들이 제 패션을 좋다고 칭찬했는데 쑥스러웠다"라고 말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OSEN=심언경 기자] notglasses@osen.co.kr
[사진]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