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 천우희 "故김주혁 사고 이후 모든 게 부질없어..작품도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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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우희가 고(故) 김주혁을 언급하며, 지난 1년간 대부분의 작품을 거절한 이유를 고백했다.
천우희는 최근 영화 '우상'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촬영은 유난히 힘들었다. 역할이 힘들면서 강한 느낌도 있었고, 개인적인 일도 겹쳤다. 내 스스로 '생각보다 별거 아닌 배우구나'라고 느껴지는 순간이 있더라"며 "외부적인 요인에 영향을 받는 편이 아닌데, 컨트롤을 못하는 시기가 있었다. '이 정도에 무너진다고? 나 되게 별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속마음을 꺼내놨다.
천우희가 언급한 '개인적인 일'은 고 김주혁의 사망 사건이다. 두 사람은 같은 기획사 나무엑터스 소속으로 친분을 쌓았고, 2017년 9월 방송된 tvN 드라마 '아르곤'에서는 함께 연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김주혁은 '아르곤'이 종영되고 한 달 뒤인, 그해 10월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연기를 하면서 느낀 감정들이 잘 극복됐느냐?"는 질문에 천우희는 "시간이 해결해 준 것 같다"며 "연기를 하면서 의욕을 잃은 적이 없었다. 아쉬움이 있어도, '다음에 더 잘해야지' 이런 마음으로 연기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진짜 아무런 의욕 자체가 안 생기더라. 연기할 힘이 없었다. 무엇보다 주혁 선배님의 일을 겪으면서 모든 게 부질없는 것처럼 느껴졌다"며 상처를 드러냈다.
이어 "난 그동안 연기를 위해서, 작품을 위해서, 내 한 몸 불사지르겠다고 생각하며 달려왔는데, 이런 것들이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걸 마주하면서 무너졌다. 그래서 지난해에는 작품 선택을 아예 못 했다. 회사에서도 많이 걱정했고, 환기 차원에서 유튜브 채널을 권유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천우희에게 다양한 드라마, 영화 등이 제안이 갔지만, 출연이 성사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감정을 추스른 천우희는 "좋은 작품들을 전부 거절하고, 흘려 보낸 시간들이 아깝기도 하지만, 그땐 자신 없었다.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다"고 말했다.
올해는 천우희의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오는 7월 방송되는 JTBC 새 드라마 '멜로가 체질' 주인공에 캐스팅됐고, 영화 '우상'도 곧 개봉한다.
영화 '우상'(감독 이수진, 제공배급 CGV아트하우스, 제작 리공동체영화사, 공동제작 폴룩스바른손)은 아들의 사고로 인생 최대 위기를 맞게 된 정치인과 목숨 같은 아들이 죽자 홀로 사건을 추적하는 아버지, 사건 당일 벌어진 일을 숨긴 채 사라진 여자 등 세 사람이 맹목적으로 지키고 싶어했던 참혹한 진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 2월,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섹션에 초청돼 해외에서 먼저 공개됐고, 평단의 높은 관심과 호평을 받았다. 한석규, 설경구, 천우희가 주연으로 열연한 가운데, 천우희는 극 중 부남의 아내이자, 중식(설경구 분)의 며느리 최련화 역을 맡아 변신을 선보였다.
한석규, 설경구와의 호흡에 대해 "현장에서 두 분의 자세와 나를 대하는 따듯함이 좋았다. 두 선배님은 연기도 훌륭하지만, 외부적인 돌발 상황에도 흔들림이 없다. 난 당황하는 순간이 많았는데, 선배님은 그런 순간에도 연기를 하시더라. '와 내공은 정말 무시 못하는구나' 감탄했다. 연기를 대하는 태도를 비롯해 흔들림 없는 자세가 부러웠다"며 존경심을 나타냈다.
한편, '우상'은 15세 이상 관람가 작품으로, 오는 20일 개봉한다.
[OSEN=하수정 기자] hsjssu@osen.co.kr
[사진] CGV아트하우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