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육대'만 돌아왔다..명절 대목인데 '파일럿' 없는 이유
‘민족 대명절’ 추석이 다가오고 있지만 방송가에서는 이렇다 할 특집 프로그램 소식이 들리지 않아 예전과는 확연이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지난해 추석, 각 방송사들이 내놓은 추석 연휴 파일럿 프로그램은 ‘전멸’이었다. ‘나 혼자 산다’, ‘전지적 참견 시점’, ‘불후의 명곡’ 등 각 방송사의 간판 프로그램들이 ‘추석 특집’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명절 분위기를 냈을 뿐이었다.
데뷔 25주년을 맞은 god와 KBS가 손을 잡은 대기획 ‘ㅇㅁㄷ 지오디’, 진성과 김연자가 호흡을 맞춘 한가위 빅쇼 ‘만월만복’ 정도가 추석 특집이었지만 정규 편성을 노리는 파일럿 프로그램이 아닌 특집으로 기획된 공연이었다.
아시안게임 여파도 있었다.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 등이 있을 때마다 각 방송사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이기보다는 생중계 편성에 집중하는데, 지난해 추석이 그랬다. 아시안게임 일정이 추석 연휴와 겹치면서 파일럿 프로그램 대신 생중계와 특선 영화 등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1년이 흐른 2024년. 추석 연휴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방송가는 어떤 추석 특집을 준비하고 있을까. 아쉽게도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만큼 파일럿 프로그램이 없는 상태다.
가장 크게 눈에 띄는 추석 특집은 코로나 시기에는 열리지 못했던 MBC ‘아육대’(아이돌육상선수권대회)가 돌아온다는 것. ‘아육대’는 국내 최정상급 아이돌 스타들이 다채로운 스포츠 종목에 도전해 해마다 수많은 화제와 신기록을 만들어낸 명절 대표 예능 프로그램으로, 2년 만에 돌아왔다. 육상, 양궁, 풋살, 댄스스포츠, 브레이킹댄스 5개 종목으로 진행되는 만큼 어떤 아이돌이 ‘스타’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KBS는 특별한 파일럿 예능은 없지만 유재석이 진행을 맡아 만흔 화제를 모았던 ‘싱크로유’가 정규편성되어 추석 연휴 첫날인 오는 16일 돌아온다. AI가 만들어낸 싱크로율 99%의 무대 속에서 목소리가 곧 명함인 최정상 드림 아티스트들이 직접 선보이는 환상의 커버 무대를 찾아내는 버라이어티 뮤직쇼다. 또한 오는 17일에는 가수 이찬원의 데뷔 첫 추석특집쇼 ‘이찬원의 선물’이 안방을 찾아간다.
SBS는 ‘더 매직스타’의 스핀오프 프로그램 ‘마슐랭 1호점’을 선보인다. 환상의 섬, 제주에서 세계 최초의 ‘마술 카페’를 선보이는 콘셉트로 ‘더 매직스타’를 빛낸 최고의 마술사들이 그동안 받았던 사랑을 돌려드리기 위해 맛있는 음료와 함께 잊지 못할 인생 마술을 선보이는 내용이다.
이처럼 명절 연휴 파일럿 프로그램이 점점 사라지는 추세다. 전과는 달라진 시청 형태, OTT의 상승세 등으로 제작이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는 부분이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그만큼 지상파가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할 콘텐츠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다.
장우영 기자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