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텍사스 투수 보강 질문에 뜬금 소환된 사연
텍사스 레인저스는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서 최하위로 마쳤다. 시즌 막판 제프 베니스터 감독은 경질됐다. 새로운 감독 선임, 애드리안 벨트레의 거취 등 2019시즌을 위한 준비거리가 많다. 텍사스 전력 보강을 두고 뜬금없이 박찬호가 언급됐다. '대형 계약'의 위험성이 지적됐다.
MLB.com의 텍사스 담당기자 T.R 설리번은 최근 팬들의 질문에 답하는 '인박스(Inbox)' 코너로 텍사스 현안에 대해 답변했다.
캘리포니아주의 한 팬은 "존 다니엘스 단장의 현재 팀 운영에 지지한다. 박찬호의 대형 계약을 했던 텍사스는 언제 빅-타임 선발 투수를 영입할 것인가. 텍사스의 아킬레스건은 선발 투수다. 패트릭 코빈(FA)과 계약하고 다른 선발들도 트레이드 해야 한다"고 질문했다. 과거 박찬호 영입처럼 거물 선발을 영입하자는 주장이었다.
이에 설리반 기자는 "코빈의 FA 계약은 텍사스에게 훌륭한 계약이 될 수 있다. 코빈과 마이크 마이너(12승 8패 평균자책점 4.18로 올해 텍사스 팀내 유일한 10승 투수)를 선발 로테이션에 둘 수 있다. 그러나 나머지 3일 동안은 가뭄에 비를 바라는 기도를 절실히 해야 할 것이다"고 답했다.
텍사스 선발진은 특급 투수 1명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설리반 기자는 "텍사스는 지난해 오프 시즌과 비슷한 상황이다. 사실은 더 나쁜 상황이다. 텍사스는 선발 로테이션에서 4자리를 새로 채워야 한다. 한 자리가 문제가 아니다"며 "대량 구매를 할 때는 값비싼 티본 스테이크를 살 것이 아니라 양이 많은 햄버거를 사는 것이 낫다"고 비유 설명했다. 한정된 예산에서 특급 선발 1명에 거액을 쏟아부을 것이 아니라 중급 선발 투수를 여러 명을 영입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박찬호는 2002시즌을 앞두고 텍사스와 5년간 6500만 달러(당시 약 780억 원)의 초대형 FA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첫 해 9승 8패 평균 자책점 5.75로 부진했다. 게다가 2003년부터 허리 부상 등 부상자 명단에 오르며 많은 경기에 뛰지 못하고 성적도 나빴다. 2003년에는 1승 3패, 2004년 4승 7패, 2005년 8승 5패를 기록한 후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됐다.
지금까지도 미국 매체들이 '먹튀 FA 계약'을 언급할 때 대표적인 사례로 꼽는다. 박찬호는 텍사스 팬들에게 10년 넘게 지나고도 여전히 기억되고 있다.
[OSEN=한용섭 기자]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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