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저 도박+7억 갈취"..유진박, 또 배신당해 안타까움 봇물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처럼 따랐던 매니저. 일거수일투족을 케어 받으며 인생을 맡겼던 은인. 하지만 그는 도박에 빠져 유진박의 재산을 남몰래 빼돌린 악질이었다.
10일 오후 방송된 MBC 스페셜 ‘천재 유진박 사건보고서’에 따르면 유진박은 1990년대 후반 미국 줄리어드 출신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로 뉴욕에서 이름을 알렸다. 그를 발굴한 매니저 K는 “뉴욕에 있는 동문이 기가 막힌 친구가 있다더라. 딱 보는 순간에 온몸에서 바늘이 돋더라. 그 연주를 보는데 이런 물건이 있구나 너무 쇼킹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국내에서도 그의 인기는 대단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무대와 행사 등에 참석하며 천재 바이올리니스트의 탄생을 알렸다. 하지만 3년간 전성기를 보내고 유진박은 매니저 K와 15년간 헤어졌다. 그 사이 다른 매니저에게 감금 폭행을 당했고 곱창집 공연 등 구설에 몸살을 앓았다.
조울증 때문이었다. 유진박은 1998년 줄리어드 1학년 때부터 양극성 장애, 조울증를 심하게 겪었다. 제작진이 찾아간 유진박의 현재 집 상태 역시 충격적이었다. 집 모든 벽에 알 수 없는 낙서가 가득한 것. 숫자, 영어, 한글 등 유진박은 “그냥 생각나는 대로 벽에 낙서했다”며 해맑게 웃었다.
전문가는 “조울증을 앓다 보면 친구관계가 끊어진다든지 관계가 안정적이지 못하다. 후유증으로 성인이 돼서도 성숙하지 못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더욱 의존적으로 될 수밖에 없다”고 유진박의 몸 상태를 설명했다. 유진박은 “제 조울증이 창피하다. 가끔 사람들이 몰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유진박은 다시 만난 매니저 K와 함께 살며 조울증 약을 먹는 등 자립심을 키우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매니저 K는 유진박이 믿고 의지할 만한 인물이 아니었다. 한 제보자는 “유진박이 만난 역대 매니저 중에 제일 나쁜 놈”이라며 매니저 K의 실체를 폭로했다.
그는 “다른 놈들은 가둬놓고 때리고 했지만 유진박의 돈과 재산에는 손을 안 댔다. 유진박이 어머니에게 상속 받은 땅이 있었는데 매니저가 모르게 팔아치웠다. 유진박한테는 지금 돈이 하나도 없다. 매니저가 자꾸 돈을 빌려오더라. 로드 매니저까지 월급을 못 받으니 다 그만두고 밴드 멤버들도 다 나갔다”고 알렸다.
매니저 K는 유진박의 이름으로 돈을 빌렸고 담보로 빌렸던 제주도 땅까지 몰래 팔았다. 5억 원 정도 되는 2천 평을 3억 2천만 원 받고 넘긴 것. 당사자인 유진박 모르게 진행한 일이었다. 매집자는 “당사자는 없었지만 대리인이 서류를 모두 가져와서 전문가 입회하에 거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지금 같이 살고 있는 집마저 보증금 1억 중 5천만 원을 매니저 K가 가져간 걸로 알려졌다. 월세도 6개월 밀렸다고. 이렇게 매니저가 유진박 몰래 빼돌린 금액은 최소 7억 원이었다. 제보자는 “문제는 도박이다.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하면 유진이가 앵벌이를 하고 있다. 유진이를 앵벌이 시켜서 그 돈으로 매니저가 자기 도박한다. 이건 100%, 150%”라고 강조했다.
전적으로 매니저를 신뢰하던 유진박은 제작진이 알려준 진실에 크게 충격받았다. “저를 기만할 분이 아니다. 그 분을 믿는다. 그는 정직한 분이다. 제 이모도 그를 믿으라고 했다”고 말했지만 미국에 있는 이모 역시 매니저 K의 실체를 알려줬다. 진실을 알게 된 유진박은 충격에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현장에 있던 매니저 K는 “이모님하고 통화하고 정리되는 내용을 제작진에게 알려드리겠다”고 했다. 이것이 유진박과 매니저의 마지막 만남이었다. 현재 유진박에게는 매니저 때문에 체납된 세금 1억 3천만 원 등 빚이 수없이 쌓여 있었다. 또다시 믿었던 이에게 배신 당한 그였다.
유진박은 “저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모르는 게 문제다. 똑같은 일이 또 반복되는 느낌이다. 지금까지 저는 속물이었다. ‘나 유진박이야’ 이랬는데 결과적으로 저는 뮤지션이고 뮤지션이라면 이 세계에서 살아남는 법을 알아야 한다. 자신 있다. 새로운 마음을 갖고 열심히 하려고 한다”며 애써 웃었다.
매니저 K는 2015년 KBS 1TV '인간극장' 등 여러 프로그램에 유진박과 함께 나와 재회한 애틋한 심경을 내비치며 가족 이상의 우애를 자랑했다. 그래서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더욱 충격을 받았다. 또다시 사람에게 배신 당한 유진박을 향해 위로와 격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OSEN=박소영 기자] comet568@osen.co.kr
[사진] MBC 스페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