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징 스타라고 놀려"..신정근이 밝힌 #강철비2 #히든카드 #정우성
“정우성이 요즘 계속 ‘라이징 스타’라고 놀려요.”
배우 신정근(54)은 5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감독 양우석) 개봉 인터뷰에서 개봉 후 쏟아지는 호평에 대해 고마워했다. 극 중 신정근이 연기한 캐릭터에 대한 반응이 좋은 만큼 주변에서도 뜨거운 반응이다.
이날 신정근은 코로나19 시국에 개봉된 ‘강철비2’가 누적관객 124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지금 막 되게 떨린다. 영화 찍고 나서 이렇게 주변 배우들에게 격려를 받아본 게 처음이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다. 두렵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또 신정근은 영화 개봉 이후 ‘히든카드’로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에 대해서 “반응은 예상하지 못했다. 정우성 씨가 추천했지만 대본을 처음 보고 ‘이거 나보고 하라고?’라고 말했다. 그 전에는 계속 코믹 위주로 했기 때문에”라며, “감독님 만나서도 ‘나 말고 누구 생각했냐?’고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정근은 “정우성이 계속 ‘라이징 스타’라고 놀리고 있다. 분장을 안 했는데 했다고 하고”라며 웃었다.
‘강철비2’는 남북미 정상회담 중에 북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을 그린 작품이다.
극 중 신정근은 북 핵잠수함 백두호의 부함장 장기석 역을 맡았다. 잠수함 전투의 북한 최고 전략가로, 총사령관급인 잠수함 전당장까지 역임했지만 당의 군사적인 결정에 반대해 강등돼 백두호의 부함장으로 명 받았다. 백두호의 출정이 호위총국장에 의해 남북미 세 정상이 납치된 쿠데타임을 알게 되고, 진정으로 조국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고민한다. 조국과 부하들을 먼저 생각하는 투철한 군인정신의 소유자다.
신정근은 영화 속 캐릭터와 연기에 쏟아지는 호평에 대해서 “계속 보고 있다. 노안이 왔는데 눈이 빨개지도록 보고 있다. 현장에서도 휴대전화를 차에 두고 안 보는데 가족 시사회를 보러 가는데 낮에 언론시사회를 했다고 하더라. 그때부터 문자가 와서 ‘무슨 일인가’ 했다. 지금까지 병에 걸려서 보고 있다”라고 재치 있게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족들의 반응에 대해서 “둘째 딸이 20대 초반인데 영화를 보고 와서 ‘엄마 아빠가 주인공이야. 심지어 마지막에는 정우성이랑 사귀어’라고 하는 게 재미있었다”라고 덧붙였다.
‘강철비2’에서 북한 군인 역할을 맡은 만큼 신정근은 대사가 어색하지 않도록 많이 신경 썼다. 그는 “북한 사투리는 선생님과 몇 달 동안 연습을 했다. 잘 못 알아듣는 말은 양우석 감독님과 다시 회의를 하기도 했다”라며, “단어적인 부분은 자막으로 해결했는데 어떤 단어의 발음 같은 경우는 관객들에게 두 단계를 거쳐서 가기 때문에 그게 좀 어려웠다”라고 전했다.
이번 작품에서 신정근은 후반부를 이끌어가면서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에게는 히든카드이자 주인공으로 꼽히고 있기도 하다. 신정근에 대한 다양한 반응과 호평이 쏟아지는 것.
신정근은 후반부를 이끌어가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부담감에 대해서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왜냐하면 양우석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 하면 된다. 옆에서 정우성 씨가 가르쳐주기도 한다. 정우성과 사적인 감정이 영화 속 케미에 많은 도움을 준 것 같다. 거의 순서대로 찍었는데 그게 나에게 득이 됐던 것 같다”라며, “밤에 정우성 씨 방에서 감독님, 유연석 씨와 한 잔씩 마시는 게 도움이 많이 됐다”라고 덧붙였다.
신정근은 이번 작품에 정우성의 추천을 받아서 합류하게 됐다. 이에 대해서 신정근은 “정우성 친구가 어떤 것을 본 것 같다. 동생들과 놀고 어떨 때는 둔탁하게 대하고 그런 것들이 눈에 보였나보다. 일상에서는 정우성 배우가 ‘조금만 따뜻해지세요’라고 한다. 이 대본을 보고 내가 생각났던 모양이다. 일단 대한민국 배우들 중에서 제일 북쪽에 가까운 얼굴이니까”라며 웃었다.
이어 “처음 촬영할 때 정우성 배우가 약간 걱정했던 것 같다. 화재신에서 내가 소리 지르는 것을 보고 그 때부터 마음을 놓은 것 같다. 정우성이 봤을 때도 중요한 배역이었고, 그러니까 걱정이 됐을 거다”라고 말했다.
또 신정근은 유연석, 곽도원 등과의 호흡에 대해서도 “나는 (유연석을) 잠수함에 들어온 다음에 그 이후부터 연기를 봤다. 그 전에 송곳 같은 연기를 못 봤다. 영화 보고 알았다”라며, “너무 너무 털털하고 예쁜 애다”라고 칭찬했다.
이어 “유연석이가 나를 더 웃겼다. 정우성 씨와 장면을 찍고 온 것 같은데 ‘너무 스윗하다’고 하더라. 나도 당한다. 무슨 이야기를 하면 지그시 쳐다보고 있으면 대사가 헷갈린다. 배우들이 잘 맞는 옷을 입은 것 같다”라며, “곽도원 배우도 군복이 잘 어울렸고, 정우성고 외유내강을 양복 속에 감추고 고뇌하는 눈빛”이라고 말했다.
신정근은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북한말을 배운 것 뿐만 아니라 잠수함을 소재로 한 영화 ‘헌터 킬러’(감독 도노반 마시), 영화 ‘유령’(감독 민병천) 등을 찾아보며 공부했다. 잠수함에서 사용하는 용어와 행동이 자연스럽게 나오게 하기 위함이었다. 실제 잠수함의 뚜껑을 여는 동작까지 묻고 익히며 캐릭터에 빠져들었다.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만큼 ‘강철비2’의 백두호 부함장은 신정근에게도 남다른 의미가 있을 캐릭터다.
신정근은 “이런 인터뷰도 처음이었듯이 기자님들이 90% 이상 칭찬해 주셔서 앞으로는 식상하게 이야기하면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할 것 같다”라며, “우스꽝스럽게 이야기하면 재미있는 시절 다 갔다는… 이제는 동네에서도 인사 더 잘해야 하고 그럴 것 같다. 지금 김의성 배우가 ‘미스터 션샤인’ 단체 대화방에서 가끔 그런 이야기를 한다. 요즘 주변 사람들이 놀리느라고 신났다”라고 유쾌하게 말했다.
연극 무대부터 드라마, 영화까지 종횡무진 활약 중인 신정근은 지금까지의 연기 생활에 대해서 “좋은 배역을 만나기도 했는데 내가 나이를 한 살씩 먹을수록 좋게 풀어가는 것 같다. 이런 배역을 하려고 어렸을 때도 너무 심한 코미디나 악역은 안 한 것 같다. 내가 딸이 둘이라서 심한 배역, 강간범이나 그런 역은 안했다”라고 밝혔다.
또 신정근은 “작품으로 힘들었던 적이 없다. 놀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굉장히 즐겁게 하려고 노력한다. 작품을 선택할 때도 즐겁게 일하는 감독님, 배우들과 같이 해보고 싶다. 얼마나 큰 철학이 담겼는지는 모르곘지만 내 기준은 즐겁게 일하는 분들”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신정근은 ‘강철비2’ 뿐만 아니라 침체된 영화 시장을 살릴 수 있는 영화들이 다 같이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신정근은 “영화는 보시는 분에게 맡기는 거다. 나는 2개든 3개든 작품이 같이 가길 바란다. 영화계가 너무 침체기니까. 그 폭을 좀 넓게 해줘서 관객들에게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 같이 잘됐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밝혔다.
지난 달 29일 개봉된 ‘강철비2: 정상회담’은 누적관객 124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OSEN=선미경 기자]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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