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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앞둔 아내에 반려견 보여주려 '007작전' 수행한 남편

죽음 앞둔 아내에 반려견 보여주려 '

슬프거나 아플 때, 사랑하는 반려동물이 옆에 있다는 것 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외국에서 유행하는 SNS 레딧(reddit)에는 최근 병원에 입원한 아내에게 반려견을 데리고 간 남편의 사연이 올라와 많은 네티즌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고 있다.

 

미국 일간지 라오피니언(La Opinión)은 지난 22일(현지 시간) "개는 사람의 아픔과 슬픔을 위로하고 편안하게 해준다"며 이 소식을 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아내는 큰 수술을 마친 뒤 후유증을 앓았다. 어느 정도 말하는 건 가능했지만 음식을 삼키지 못하는 상태였고, 강한 진통제에 의존해 아픔을 견디고 있었다.

 

남편은 곧 아내가 곧 세상을 떠날 거라고 예감했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았다고 판단한 그는 마지막 선물로 반려견 벨라(Bella)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나 이 선물은 전달하기 쉽지 않았다. 병원 내부에 개를 데리고 들어가는 건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남편은 다른 사람들 몰래 들어가기 위해 50파운드(약 23kg)짜리 가방에 벨라를 넣고 지퍼를 잠궜다. 벨라는 병원에 들어서자 신기하게도 짖거나 몸부림치는 법이 없이 얌전하게 있었다.

 

남편이 병실에 가던 중 만난 간호사에게 "아내가 편히 지낼 수 있게 몇 가지 물건을 가져왔다"고 말하자 간호사는 흔쾌히 가방 반입을 허락했고, 병실에 들어선 남편은 가방을 열어 벨라를 풀어줬다. 벨라는 가방에서 나오자마자 침대 위에 올라가 아내의 가슴에 기대 누웠다. 이내 아내가 깨어나 고통에 신음하자 벨라는 아내를 핥으며 낑낑댔다. 짖으면 안 된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고 낑낑댔을 것이라는 게 남편의 설명이다.

 

1시간 가량 아내와 벨라의 재회는 이어졌다. 아내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병실에 들어온 간호사가 이 장면을 목격했지만 설명을 들은 간호사는 이 사실을 알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007작전 같은 병원에서의 밀회 이후 아내는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남편은 "벨라를 태웠던 가방을 볼 때마다 아내와 함께 있는 기분"이라고 밝혔다.

 

장우호 기자 juho1206@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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