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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by 노컷뉴스

KBS 수신료 인상 왜 매번 국민공감 실패할까

KBS 수신료 조정안 상정 후 억대 연봉+북한 퍼주기 논란

KBS 1일 1해명에도 전국민적 공감대 못 얻어 비판 봇물

전문가들 "경영 개선 등 선행·약속…수신료 산정 내역 투명 공개를"

"정치권은 KBS에 책임 없나…진짜 논의 방해하는 정치 쟁점화 그만"



노컷뉴스

KBS 제공

산 넘어 산이다.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는 KBS가 난관에 봉착했다. 수신료 인상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보다는 오히려 색깔론 등 본질에서 벗어난 논란에 휘말리는 모양새다.


KBS는 지난달 27일 수신료를 월 2500원에서 3840원으로 인상하는 내용의 수신료 조정안을 이사회에 상정했다.


이 조정안은 KBS 이사회가 심의, 의결해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에 제출된다. 방통위는 접수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인상안과 소정의 승인 신청 관련 서류를 검토한 후 의견서와 함께 국회에 제출하고, 국회의 승인을 얻어 최종 확정된다.


초기부터 국민 여론이 우호적이지는 않았지만 익명의 KBS 직원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올린 '억대 연봉글'로 민심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


이 직원은 수신료 인상 반대 여론에 대해 "아무리 뭐라고 해도 직원 절반은 매년 1억 이상 받는다"라고 내세웠고, 해당 글이 온라인에 일파만파 퍼지며 KBS는 고개를 숙여야 했다.


보직 없는 고액 연봉자, 방만 경영, 조직 비대화 등은 이미 KBS의 고질적인 문제로 거론돼 왔다. 앞서 야당은 이같은 KBS의 인력 구조를 비판한 바 있다. 여기에 내부 직원의 '억대 연봉글'이 더해져 그야말로 국민의 뇌관을 건드리는 결과를 낳았다.


결국 수신료 인상이 아닌 '조직 슬림화'부터 선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었고, 실제 수신료 인상이 공적 책무 비용보다 억대 연봉 보장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논란은 쉼 없이 계속됐다. 이번에는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KBS 수신료 조정안에 평양지국 개설 추진 내용이 담긴 것을 문제 삼았다.


박 의원은 KBS 평양지국 개설 등이 포함된 5년간 공적 책무를 위한 중장기 계획안에 대해 "현 정권과 여당의 친북 코드에 맞춰 KBS가 수신료 조정안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원전에 공영방송까지, '북한 퍼주기'의 판도라상자가 열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KBS는 2일 방송법상 부여된 '평화통일 기여' 등 공적 책무를 근거로 "'북한 퍼주기'등 주장은 KBS에 부여된 공적 책무를 고려하지 않은 내용이다. 공적 책무 설정의 배경과 내용을 자의적으로 곡해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유감을 표했다.


그렇다면 좀처럼 소음이 잦아들지 않는 공영방송 KBS 수신료 인상의 진짜 핵심 쟁점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KBS가 전국민적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이제라도 수신료 산정의 명확한 기준이 되는 사업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납득 가능한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조언한다. 당연히 여기에는 합리적 임금체계와 직무 재설계 등 '조직 슬림화'를 위한 선행 조치가 필요하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CBS노컷뉴스에 "경영 관련 자구 노력 없이 수신료를 인상하는 건 부정적이다. 결국 수신료를 받는 KBS가 인상폭을 정하는 것부터 반감이 생긴다"며 "그래서 외부에 수신료산정위원회를 구성하라는 전문가 조언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 사실 수신료가 어떻게 쓰이는지 국민들은 잘 모른다. 이 부분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매년 검증해서 잘못 썼으면 조치를 취하는 기구가 있어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이하 언론개혁연대) 관계자 역시 "공영방송에 국민들이 원하는 서비스가 무엇인지, 그렇다면 거기에 들어가는 수신료 금액은 어느 정도 산출해야 하는지 종합적인 고려가 필요하다. 수신료를 납부하는 시민들의 문제 제기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도 함께 합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짚었다.


무엇보다 적극적 시민 의견 반영 없이 수신료 인상을 KBS가 일방 통지하고 설명하는 방식이라 더욱 저항이 심할 수밖에 없다.


언론개혁연대 관계자는 "KBS가 인상액을 선제시하니 인상 자체에 대한 불만 중심으로 논의가 된다. 여론조사로는 충분치 않기에 대다수 시민들은 일방적으로 결정된 금액을 강요하고 자신들은 배제됐다고 느낀다"며 "이 부분 해소가 안 되면 공감대를 이루긴 어렵다. 법 제도와 절차 때문에 쉽지 않지만 초기부터 수신료 안에 시민 요구를 담아내는 방식으로 이뤄졌어야 설득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해서 정치권이 '북한 퍼주기' 등 프레임을 씌워 '수신료 인상'을 정쟁 도구로 악용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는 앞장서 정치적 이익을 챙길 것이 아니라 그 동안 정치적으로 이용된 공영방송의 신뢰도 회복에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언론개혁연대 관계자는 "공영방송이 계속 정치권 영향을 받는 이상 지금 KBS 상태는 정치권도 동반 책임져야 하는 게 맞다. 시민들 공분을 명분 삼아 공격할 사안은 아니다"라며 "결국 공영방송과 수신료를 둘러싼 정쟁 반복인데 여기에서 벗어나 공영방송 제도를 개선해 회복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으면 정말 망가질 수도 있다. 정당 이익에 치우친 논의가 아니라 정말 생산적 논의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최진봉 교수도 "본질과 다르게 정치 쟁점화가 되고 있다. 수신료 인상의 어떤 부분이 합리적인지, 문제인지 꼼꼼히 따져야 하는데 정치적 이해관계에 얽힌 프레임은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며 "이러면 객관적 본질에 충실한 논의가 성립되지 않고, 비논리적 주장을 통해 이익을 얻거나 지지기반을 확대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비판했다.


CBS노컷뉴스 유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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