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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대엔 40도 폭염이 일상...폭염수당 100원이라도"

헬멧·청바지·지열·자동차들...몽롱

폭염 수당? "탈수, 열사병 눈비만큼 위험"

폭염, 지구온난화 때문...앞으로 더 심각

2030년대, "차원이 다른 더위 찾아온다"

봄·가을 없고 폭염·한파만이 남을 듯

  1.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2. 진행 : 김현정 앵커
  3. 대담 : 박정훈(1인 시위 햄버거 배달 라이더), 변영화(국립기상과학원 기후연구과장)

 

폭염 얘기, 날씨 얘기를 오늘 또 나눌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기록이 깨졌습니다. 그동안 대구가 가지고 있던 기록을 어제 홍천이 깼죠. 홍천의 기온 41도. 서울은 39.6도까지 기록을 했습니다. 문제는요. 이런 폭염은 앞으로도 더 잦고 더 길어질 거란 사실인데요. 좀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하나 나왔네요. 2030년대에는 여름이 5월부터 9월까지 굉장히 길어질 거고 또 재앙급의 더위가 찾아오게 된다. 이게 국립기상과학연구원에서 나온 연구 결과인데 이 연구를 하신 분 잠시 후에 직접 연결을 해 보고 그전에 먼저 만날 분은 이 지독한 폭염에 피켓 시위를 하는 분이 있습니다. 100원이라도 폭염 수당을 올려주십시오. 정말 힘들다 호소하고 나선 거리의 노동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죠. 햄버거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시는 분이세요. 박정훈 씨 그 사연 먼저 만나보겠습니다. 박정훈 씨, 안녕하세요?


박정훈> 안녕하세요. 박정훈입니다.


김현정> 아침부터 계속 덥죠?

"2030년대엔 40도 폭염이 일상.

박정훈> 네. 오늘은 아침에 출근하는데도 너무 햇빛이 뜨거워서 힘들었습니다.


김현정> 맞아요. 그런데 이 날씨에 지금 햄버거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시는 거예요?


박정훈> 네. 보호장구 끼고 심지어 청바지 입고 하고 있어요.


김현정> 아이고… 그러니까 그 공기를 가를 때 열기에다가 아스팔트에서 지열 올라오잖아요.


박정훈> 그렇죠. 그리고 사방에 자동차가 있으니까 거기서 매연들이 나오고 특히 버스 같은 경우는 심각하죠.


김현정> 얼마나 힘드세요?


박정훈> 저희가 '아이스 스카프' 라고 스카프에 얼음을 넣는 물품이 있는데 이게 배달을 한 번 갔다 오니까 다 녹아 있더라고요.


김현정> 한 번 갔다오는데?


박정훈> 네. 한 번 갔다오는데 보통 두 군데 갔다 오면 20분 거리거든요. 20분 만에 다 녹아서 소용이 없어질 정도로 덥고. 그다음에 제가 일하는 매장에는 계단이 3층 높이에 있어요. 여기를 계속 왔다 갔다 해야 하니까 사실 더 힘이 들고 머리도 어지럽고 힘들었습니다.


김현정> 그럼 뭐 아이스 스카프의 아이스, 얼음이 다 녹을 정도면 티셔츠 이런 건 다 흠뻑 젖겠어요.


박정훈> 그래서 신호 대기하면 저뿐만 아니라 배달하시는 분들이 딱 서거든요. 어떤 분들은 욕을 하시는 분도 있고. "아, 정말 덥다 이렇게."


김현정> 신호 걸려 있는 그 잠깐 동안.


박정훈> 네.


김현정> 하루에 몇 건이나 하세요?


박정훈> 보통 20건 정도씩 합니다. 그리고 주말에는 25건 정도 하고요.


김현정> 그래요. 혼자서 1인 시위에 나서셨어요, 박정훈 씨.


박정훈> 네, 맞습니다.

"2030년대엔 40도 폭염이 일상.

지난 25일부터 서울의 맥도날드 매장 앞에서 비정기적으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맥도날드 배달노동자 박정훈(33) 씨. 사진=박정훈 씨 페이스북

김현정> 어떤 내용인가 봤더니 피켓에 폭염 수당을 주세요. 이렇게 써놨고 그래서 얼마인가 봤더니 100원 올려주세요. 이렇게 쓰셨네요?


박정훈> 네.


김현정> 무슨 얘기입니까?


박정훈> 저희가 배달을 한 군데 갈 때마다 400원을 더 받아요. 그런데 비와 눈이 오면 100원이 추가돼서 500원을 받아요. 그래서 제 주장은 폭염 때도 100원을 추가해 달라, 라고 이야기하는 의미입니다.


김현정> 그런데 눈이나 비가 올 때 건당 100원씩 더 주는 건 안전 수당에 해당한다면서요. 길이 미끄러우니까요. 그런데 폭염은 길이 미끄럽지는 않으니까 '안전 수당은 줄 명분이 없다.' 이게 지금 회사 입장 아닌가요?


박정훈> 폭염 때가 사실은 눈·비만큼이나 더 위험하거든요. 왜냐하면 신호 대기하고 있으면 저 멀리 아지랑이가 보여요.


김현정> 열기.


박정훈> 잠깐 정신을 놓으면 몽롱해지거든요. 그거랑 그다음에 직사광선을 계속 맞으니까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동료들이 굉장히 많아요. 열사병의 위험이 있는 거고 그다음에 계속해서 땀을 흘리니까 탈수 위험이 있는 상태거든요. 얼마 전에 실제로 폭염 속에서 일하시다가 사망하는 경우도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라서 눈·비만큼이나 위험하기 때문에 거기에 따른 수당을 줘야 된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현정> 여기에 대한 회사의 답변은 뭡니까?


박정훈> 그런 거 이미 하고 있고 그런데 점장이 안 하는 거다, 라고 점장한테 책임을 떠넘겼어요.


김현정> 폭염 수당을 주라고 회사에서는 지침을 내렸다?


박정훈> 그렇게 얘기를 했는데 그런데 오랫동안 몇 년 동안 근무했던 배달 라이더부터 다른 매장의 라이더들까지 그런 거 단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다면서 정말 화를 많이 냈거든요.


김현정> 아마도 변명이 아닐까. 지금 배달하시는 분들끼리는 그런 얘기를 하고 계시다는 말씀. 그러면서 1인 시위를 계속 본사 앞에서 하고 계시는데… 폭염 때문에 배달 자체도 힘들지만 매너 없는 소비자들 때문에 속상한 일도 있으시죠?


박정훈> 많죠. 폭염 때는 배달 양이 급격하게 늘어요. 그래서 배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대한 화풀이를 저희한테 푸는데 어떤 경우에는 배달이 너무 늦었다면서 100원을 깎아달라는 거예요.


김현정> 배달하시는 분한테?


박정훈> 네.


김현정> 그런데 배달 라이더가 그런 권한이 없잖아요.


김현정> 없죠.


박정훈> 그 손님이 "아니, 기본도 안 돼 있다. 늦었으면 미안하다고 해야지 왜 그렇게 따박따박 말대꾸냐."


김현정> 미안하다고는 하셨을 거 아니에요. "예상보다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박정훈> 그렇죠.


김현정> 이러면서 건네는데도 불구하고.


박정훈> 그런데 미안하다는 말도 꺼낼 틈도 없이 계속 따다닥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김현정> 뭔지 알겠어요. 그럴 때 얼마나 속상해요. 땀 뻘뻘 흘리면서 그 아지랑이 열기 피어오르는 거 뚫고서 거기까지 햄버거 배달하러 갔는데.


박정훈> 그런데 저는 이 말씀도 꼭 드리고 싶은데 힘내시라고 하거나 고생하신다고 하거나 음료수 건네주시는 분 있어요. 그래서 그렇게 말씀해 주시면 정말 힘이 나거든요.


김현정> 그래요. 회사 앞에서 지금 피켓 시위를 계속하고 있는데 아직 또렷한 답은 못 들은 상황. 물론 규정은 없다고 하지만 상황이 이렇게 특수해졌으면 '회사도 고려해 주십시오.' 이런 의미라는 거 회사가 충분히 고려를 했으면 좋겠고요. 또 소비자들도 이 배달하시는 분들한테 조금만 더 따뜻한 마음으로 환영해 주셨으면 좋겠다. 저도 당부 드리겠습니다. 힘내시고요.


박정훈> 네, 고맙습니다.


김현정> 오늘도 아이스 스카프 꼭 챙겨 두르고 나가세요.


박정훈> 네, 고맙습니다. (웃음)


김현정> (웃음) 고맙습니다.


박정훈> 네.


김현정> "폭염 수당 100원을 올려달라."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거리의 노동자죠. 박정훈 씨 먼저 만나봤습니다. 글쎄요. 이 지독한 폭염 올해만 있는 독특한 기상 변화라면 좀 참고 가겠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올여름만 이런 게 아니라 앞으로 더 심각한 폭염이 해마다 찾아올 수 있다, 이러면 상황이 달라지는 건데요. 논문이 하나 나왔습니다. '2030년대에는 5월부터 9월까지 한 5개월 동안 여름이 오고 그 여름의 더위도 재앙 수준이 될 거다.' 이런 연구 논문이 나왔네요. 이 연구를 직접 한 분 연결해 보죠. 국립기상과학원 기후연구과의 변영화 과장 연결돼 있습니다. 과장님, 나와 계세요?


변영화> 네, 안녕하세요.

"2030년대엔 40도 폭염이 일상.

김현정> 그러니까 올해만 일시적으로 이렇게 한 해 이변이 생긴 거면 저는 어떻게 참아보겠어요. 왜냐하면 1994년에 한 번 지독히 더웠고 그다음에 또 괜찮았다가 이렇게 지금 2018년에 더운 거니까. 그런데 이게 내년에도 이렇게 이어질 수가 있는 겁니까? 아니면 내년에는 전처럼 다시 돌아오는 겁니까?


변영화> 폭염이 사실 온실가스 배출량에 따른 지구온난화의 지금 영향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않는 이상, 이와 같은 폭염이 일어날 가능성은 점점 더 높아진다, 라고 보실 수 있습니다.


김현정> 1, 2도쯤 낮은 해가 있고 더 높은 해가 있고 왔다 갔다 하지만 전체적인 그래프는 계속 상승하는 게 맞, 는 말씀이세요.


변영화> 예, 그렇게 생각하시면 돼요.


김현정> 그러면 2030년대에 재앙급 더위가 온다는 건 어떤 맥락에서 나온 얘기죠?


변영화> 사실 저희 국립기상과학원에서 한 연구의 주요 내용은요. 과거에 자연적으로도 폭염은 당연히 있어 왔거든요. 그리고 연도별로도 높고 낮은 변동폭은 있었고요.


김현정> 있죠.


변영화> 그런데 이게 온실가스 배출이 점점 심각해지면서 지구가 뜨거워지는 상황에서 기온이 빠르게 상승을 하는데 그렇다면 이제 겪어왔던 여름철 기온의 변동폭을 과연 뛰어넘는 수준의 시기가 언제쯤이 될 것인가를 연구를 했던 겁니다. 그랬을 때 나타난 결과에 의하면 2030년대 정도가 되면 저희가 과거에 경험해 보지 못했던 그런 기온폭을 뛰어넘는 시기가 바로 2030년대다, 라는 것들을 의미하는 거죠.


김현정> 지금 제가 이해한 게 맞나 모르겠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뭐 '차원이 달라진다.' 이런 얘기들을 하잖아요. 그러니까 지금 올해 조금 더 덥고 내년에 조금 더 괜찮고 왔다 갔다 변동폭이 있습니다마는 그래도 한 차원에서 머물렀다면, 2030년에는 그 차원이 달라지는 그 해가 2030년이다?


변영화> 정확하게 2030년이라고는 얘기할 수는 없지만 2030년대 어느 부근에 가서는 말 그대로 1차원에서 2차원으로, 2차원에서 3차원으로 뛰어넘는 그런 기온들이 나타날 수 있다는 그 가능성을 연구를 한 거죠.


김현정> 그러면 우리나라 기준으로 한다면 어느 정도가 차원을 뛰어넘는 더위인 거예요?


변영화> 그러니까 과거 30년간 예를 들자면, 한반도 여름철의 평균 기온과 지금 현재의 평균 기온이 한 1도 안팎에서 왔다 갔다 움직이고 있는 것인데도, 올해와 같은 그런 폭염이 일어난 상황인데 미래 2030년대 정도 가게 되면 그게 한 2도씨 정도 평균적으로 올라가고 있는 그런 상황으로 예측이 돼요. 그렇게 된다면 지금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것을 훨씬 뛰어넘을 수 있는, 그러니까 기록을 경신할 수 있는 더위가 올 수 있다, 라고 생각하시면 되는 거거든요.

"2030년대엔 40도 폭염이 일상.

김현정> 어제 홍천이 41도 기록 세웠습니다. 대구가 가지고 있던 기존 기록을 깨면서 41도가 됐고 서울이 39.6도까지 됐어요. 그러면 2030년대에는, '40도라는 온도가 이게 기록이 아니라 일상이 될 수도 있다.' 이런 말씀이세요?


변영화> 그 기록을 더 뛰어넘는 기록이 생길 가능성도 무시를 못 하는 거죠.


김현정> 그렇군요. 무섭네요. 게다가 연구 결과를 쭉 보니까 2030년대에는 지금은 우리가 7월 되면 막 더워지잖아요. 그게 조금 더 앞당겨져서 6월 중순 말부터 이제 반팔 입기 시작하는데 그게 아니라 '5월부터 9월까지 재앙급의 더위가 온다.' 이게 최고 기록만 깨는 게 아니라 더위의 기간도 상당히 길어진다는 얘기인가요?


변영화> 그렇습니다. 어차피 사실 과거 100년 전의 기록부터 지금까지를 살펴봐도 여름철이 점점 길어지고 있는 건 사실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미래에 여름철은 어떻게 보면 6, 7, 8월이 아니라 5월부터 시작해서 9월 달에 끝나게 되는, 그런 경우로 갈 확률이 높고요. 그렇기 때문에 그 안에서 일 최고기온이 33도가 넘는 날들이 생겨날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지는 거죠.


김현정> 이미 봄이 짧아지고 있다는 건 우리가 느끼거든요. 그때쯤 되면 그럼 아예 봄이 없어지는 거네요?


변영화> 어떻게 보면 겨울에서 곧장 여름으로 들어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죠, 금방 더워지니까요.


김현정> 그러면 이것도 궁금해요. 동남아식으로 겨울이 사라지는 이런 식의 날씨 패턴으로 가는 거예요? 아니면 봄과 가을은 사라지고 지독한 여름, 지독한 겨울. 이런 식 패턴으로 가는 겁니까?


변영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좀 의견들이 분분할 수도 있는데요. 제가 봤을 때는 동남아식의 열대 기후를 가지게 되는 건 조금 무리라고 생각이 되고. 왜냐하면 지구온난화가 사실 지구 전체의 기온을 높이는 건 사실이기는 하지만 그로 인해서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북극 쪽의 찬 기운을 막아주는 상층 기류들이 있거든요. 그 흐름도 약화를 시키기 때문에 겨울에 한파가 종종 내려올 수 있는 가능성도 있습니다.


김현정> 그게 '제트기류'라고 하는 그 막이 깨지면서 내려온다, 그거인가요?


변영화> 그래서 아마 지난해나 지지난해 겨울철에 굉장히 추운 날들이 며칠 있었잖아요. 그러니까 요약을 하자면 전반적으로 기온은 올라가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파는 있을 수 있다.


김현정> 참 이게 기후가 온실 효과, 온실가스 배출로 환경 파괴가 가져오는 기후 변화라는 게 정말 상상을 초월하네요. 이제는 정말 실감을 합니다. 지독한 여름, 지독한 겨울, 사계절이 사라지는 이 상황. 우리가 심각하다, 라고 얘기만 할 게 아니고요. 여기에 대한 대책들을 부지런히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과장님.


변영화> 맞습니다.


김현정> 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할 아주 시급한 상황까지 왔다는 거 절감합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인사)


변영화> 감사합니다. (인사)


김현정> 2030년대에는 재앙급의 차원이 달라지는 더위가 온다라는 연구 결과를 낸 분이세요. 국립기상과학원 기후연구과의 변영화 과장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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