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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by 노컷뉴스

日 아사히신문 기자 "한일 관계, 언론 책임이 크다"

각 정부 대변하느라 감시 역할 놓쳐

아베, 中 눈치에 코로나19 대응 소극적

크루즈선 대응 잘못, 지지율 하락세

한일 언론, 가까워져야.."프로로서 연대하자"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사메지마 히로시(아사히신문 기자), 서정민(일본 메이지가쿠인 대학교 교수/통역)


저희 뉴스쇼에 꽉 막힌 한일 관계에 대해서 오랫동안 고민하고 있던 일본 기자 한 분이 연락을 주셨습니다. 아사히신문의 사메지마 히로시 기자인데 사실은 한일 관계뿐만 아니라 이분에게 들어야 할 얘기가 상당히 많더군요.


지금 코로나19로 양국이 비상 상황이라는 이 상황도 그렇고 또 일본 정부가 어제는 중국과 한국으로부터 입국하는 사람들에 대해 입국을 제한한다는 방침도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이런 것들을 두루두루 어떻게 해석해야 되는가. 이런 생각이 들어서요.


저희가 이분에게 이모저모 한일 관계에 얽힌 얘기를 좀 듣고 싶어서 모셨습니다. 이분이 한국을 방문해서 여러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과정이어서 저희가 녹음을 했습니다. 이 내용들 좀 함께 들어보시죠. 아사히신문의 사메지마 기자 만나보시죠.


사메지마 히로시 기자, 어서 오십시오.


◆ 사메지마> 잘 부탁드립니다. 오늘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현정> 통역을 위해서 일본 메이지가쿠인 대학교의 서정민 교수도 오셨어요. 어서 오십시오.


◆ 서정민>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코로나19 때문에 들어오시는 길은 괜찮으셨어요, 두 분?


◆ 서정민> 괜찮았습니다. 특별히 문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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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제가 한일 관계 관련해서는 일본 분들 여러 분 인터뷰했습니다마는 이렇게 일본에 계신 현직 언론인을 초대하는 건 처음이라서요. 오늘 방송에서의 사메지마 기자의 의견은 개인의 의견이지 아사히신문 전체의 입장. 이런 건 아니라는 거 이건 참고해 주시고요.


한 주간지에 이런 기사가 실린 적이 있습니다. "혐한보다 단한. 한국과의 단교가 낫다. 보복 조치로 삼성 스마트폰과 LG TV도 못 만들게 해야 된다. 한국인 10명 중 1명은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분노 조절이 안 되는 사람들이다." 이런 표현을 담은 특집 기사가 있었어요.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사메지마 기자님이 "증오 선동 기사에 대해 사과하라." 이런 비판 메시지 내셨던 적이 있어요. 그분이 이분 맞으시죠?


◆ 서정민> 그렇죠.


◇ 김현정> 아니, 기자님. 그 당시 분위기를 생각해 보면 그런 용기 있는 발언을 하는 게 이게 일본에서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하셨습니까?


◆ 사메지마> 20년 정도 전에 지금 현재와 같은 한일 관계가 악화될 걸 예상하지 못했었고 한일의 미래를 위해서 서로 노력하고 함께 노력하는 그런 분위기였는데 이러한 상황이 될 줄은 정말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 김현정> 그 당시는 예상도 못했던 일이다. 그 당시에는 이런 메시지 충분히 낼 수도 있었다. 그런 말씀이에요. 그 당시만 해도 상상도 못 했는데 한일 관계가 지금 이 지경까지 왔습니다. 이 지경까지 온 채 8개월이 지났습니다. 지금의 한일 관계. 일본에서는 어떻게 느끼고 있나요?


◆ 사메지마> 8개월 전과 비교해서 어떻게 보기에 따라서 조금 좋아졌다. 이렇게 볼 수도 있지만 역시 근본적으로는 좋지 않은 상태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사실은 한일 관계가 이렇게 나빠진 이유는 강제 징용의 문제라든가 지소미아 문제라든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저 개인적으로 이렇게 문제가 악화된 이유를 좀 다른 것으로 저는 보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양쪽 나라의 저널리즘. 양쪽 나라의 미디어들은 자기 나라의 권력이나 정치 세력에 대한 비판과 충고를 해야 될 입장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일본은 일본대로, 한국은 한국대로 자기들의 정부를 대변하는 역할에만 충실해오지 않았나. 정말 언론이 가지고 있는 감시의 역할을 우리는 놓치지 않았나. 이런 부분에서부터 더 근본적인 한일 관계 악화의 책임이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굉장히 생각지 못했던 부분을 지금 굉장히 날카롭게 지적해 주셨는데 서정민 교수님, 일본에 계시는 거잖아요, 지금. 그렇죠? 서 교수님, 한국인으로서 느끼는 게 또 다르실 수 있을 텐데 진짜 분위기가 어때요?


◆ 서정민>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 개인도 지금 사메지마 기자 의견에 굉장히 동의하고요. 그래서 최근의 한일 관계를 깊이 애정을 가지고 보는 사람들마저도 TV라든가 라디오라든가 신문을 읽고 보고 하기가 싫습니다. 지나치게 현 일본 정부의 입장에 서서 한일 관계라든가 아시아의 것을 보기 때문에.


◇ 김현정> 다른 것에 대해서는 아베에 대해 비판하던 언론이 유독 한일 관계 나오면 달라져요?


◆ 서정민> 특히 더 그렇죠. 그리고 쉽게 말하면 어용 언론과 같은 그런 분위기가. 물론 일부 그렇지 않은 언론도 있습니다만 대다수 그런 걸 느끼기 때문에 정치가 개혁돼야 된다는 건 당연한데 제가 일본에 있는 입장에서 보면 역시 일본의 언론을 조금 더 전향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겠다라는 생각을 깊이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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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언론인으로서 저널리스트로서 지금 양국의 이야기를 해주시는데 우리도 진짜 생각해야 될 부분들이 많이 있네요. 그렇다면 아베 총리의 지난 12년을 좀 평가해 주신다면 어떻게 보십니까?


◆ 사메지마> 대개 한국인들이 아베 정권을 평가할 때는 아베 정권은 일본 우파를 대변하고 있다는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그러나 내부에서 일본 언론인의 한 사람으로서 볼 때는 우파를 대변하는 부분도 있지만 특히 아베 정권은 일본의 경제계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이렇게 한마디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최근 1년 사이에 그 두 그룹의 이익이 서로 부딪치게 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그 갈등의 이유는 중국 부분입니다. 일본 아베 정권은 철저하게 중국 친화 정책을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경제계로부터는 많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마는 우파들의 입장에서는 아베 정권의 흐름을 대단히 반대하는 입장인데 이 코로나19에 대해서도 대단히 유화적인 정책을 쓰고 있다. 그래서 중국으로부터 발원된 이 병을 키우고 크게 문제화하면 중국이 부담을 가지기 때문에 소극적인 자세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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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일제히 마스크 착용한 도쿄 직장인들

◇ 김현정> 정말 이 지점은 의외의 시각이네요. 사실은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거기에 그 많은 확진자를 계속 만들어내고 있는데도 빨리 구출해내지 않고 거기에 정박해놓은 채 왜 저렇게 마치 선상 감옥처럼 두나. 이해가 안 갔거든요. 지금 말씀 듣고 보니 중국에서 발생한 그 중국 눈에 눈엣가시 같은 코로나19 문제를 키우고 싶지 않아서다. 일본 국민들 분위기는 어땠어요?


◆ 사메지마> 일본 국민들이 볼 때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대한 일본 정부의 대응이라는 건 너무너무 잘못하고 있고, 잘못했고. 그것에 대한 불만과 이런 것들이 대단히 넓게 퍼져서 이 시기를 기점으로 특히 아베 정권의 지지율이 대단히 떨어지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사실 한국에서는 어떤 의심을 했냐면 올림픽 때문이다. 올림픽이 7월로 다가왔는데 혹시 이것이 더 커져가지고 올림픽 취소하라는 얘기 나오는 거 아니야, 연기하라고 얘기 나오는 것 아니야? 이것에 대해 아베 정권이 두려움을 가지고 자꾸 이렇게 덮으려는 거 아닌가. 이런 의심했었는데 올림픽과의 연관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 사메지마> 말씀하신 그대로 올림픽하고의 관계도 대단히 중요한 관계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올림픽을 앞두고 있다. 이것이 아베 정권을 길게 유지하는 큰 힘이었는데 그래서 일본 정부는 되도록이면 이 문제를 소극화시키고 조금 작게 만들고 덮어서 이걸 유지하고 싶었는데 오히려 문제를 덮어서 더 키운 것이 아닌가. 이렇게 보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런 일본 기자의 시각이라는 것이 이 사태를 푸는데 일본을 이해하는 데 좀 도움이 될 거라는 저는 확신이 드는데요. 우리 사메지마 기자님 이력을 쭉 보다 보니까 후쿠시마 원전 폐기물을 하천에 투기하는 그 현장을 취재해서 권위 있는 언론상을 수상하신 거더라고요. 이 후쿠시마 원전 폐기물, 방사능 오염수. 이런 처리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십니까?


◆ 사메지마> 2011년 일본의 대지진 때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일어난 다음에 그 사고가 왜 일어났으며 그 사고 이후에 처리와 진행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를 일본 전체적인 국민들, 사회들이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이것에 대해서 일본 정부는 투명하게 해야 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하다고 생각하고요.


바로 최근에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는 문제도 지금 어느 절차에 의해서 어떻게 진행되며 그것이 어느 정도의 위험성이 있는 건지에 대해서 아시아 여러 다른 나라 분들은 마찬가지로 일본 국민들조차도 잘 모르고 있는 이런 상황을 대단히 신랄하게 비판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


바로 이러한 측면에서 지금 코로나19로 인한 위험성도 일본 정부는 진상을 확실하게 공개하지 않고 국민들은 무엇인지 잘 모르는 가운데 불안한. 그래서 정치에 대한 불신감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고 저는 보여집니다.


◇ 김현정> 사메지마 기자의 이야기를 쭉 들으면서 제가 이제 사메지마 기자에게 개인적인 궁금증이 생긴 게 사실 일본은 이렇게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게 참 쉽지 않다고 들었어요. 그러니까 소수, 즉 마이너한 입장에 서서 목소리를 내는 게 참 쉽지 않은 분위기라고 들었는데 이렇게 정부에 대해 비판적이고 이런 쓴소리를 어떻게 거침없이 하실 수 있는지.


◆ 사메지마> 저널리즘은 국경이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저희들은 저널리스트로서의 그 정체성을 가지고 각자 소속된 지역에서의 권력을 감시하고 그 권력으로부터 평범한 국민들을, 사회를 보호하는 그런 감시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 됩니다.


그렇게 본다면 일본의 저널리스트들과 일본 정부의 관계, 거리감. 그리고 한국 저널리스트와 한국 권력의 거리감보다 우리들 사이는 더 가깝다. 그렇게 저는 보고 있습니다. 이것을 우리가 그 본분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으로서 두 나라는 훨씬 더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고 그것을 통해서 양국 관계도 더 밝은 미래를 기약할 수 있지 않느냐. 프로로서의 연결감, 연대감을 형성하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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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오늘은 대한민국의 언론인들이 좀 뉴스쇼를 많이 들었으면 좋겠는데요. 정말 같이 들어야 되는 이야기들을, 주옥같은 이야기들을 해 주셨어요. 서정민 교수님, 갈등 과정을 쭉 다 보신 건데, 일본에서 생생하게. 진짜 이거 풀릴 것 같습니까? 어때요?


◆ 서정민> 풀릴 것 같다라는 것이 아니라 풀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 김현정> 풀어야 한다. 그런데 풀리겠습니까?


◆ 서정민> 풀어야죠.


◇ 김현정> 일본에 가셔서도 한일 관계를 풀 수 있도록 큰 역할을 좀 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 사메지마> 저도 한일 여러 분야에서 협력하고 저널리스트들 사이에서의 동지적 우애가 상당히 중요하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저도 부탁드리니까 이런 관계가 잘 유지될 수 있도록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김현정> 오늘 귀한 시간 대단히 고맙습니다.


◆ 서정민> 고맙습니다.


◆ 사메지마> 고맙습니다.(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CBS 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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