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변호인' 측, 홍보물 논란에 "원작 의미 훼손, 죄송"
28일 CGV아트하우스 인스타그램에 올라왔다가 삭제된 외화 '세상을 바꾼 변호인' 홍보 이미지 |
미국 역사상 2번째 여성 대법관으로 남녀평등 실현과 인권 향상에 기여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를 '핵인싸', '러블리' 등으로 홍보한 외화 '세상을 바꾼 변호인'(감독 미미 레더) 측이 홍보물 논란에 사과했다.
29일 오후, CGV아트하우스 공식 인스타그램에는 사과문이 적힌 사진이 한 장 올라왔다.
'세상을 바꾼 변호인' 인스타그램 콘텐츠 담당자라고 밝힌 화자는 "온라인 콘텐츠를 게시하면서 여러분들에게 불편함을 드리게 된 점 진심으로 죄송합니다"라고 썼다.
이어, "해외 이미지를 활용해 자체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에서 오리지널 콘텐츠의 의미를 본의 아니게 훼손했습니다. 여러분들의 질책과 고견 감사드리며, 영화의 의미에 맞는 적절한 콘텐츠 구성을 할 수 있도록 신중을 기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립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사과문에는 왜 긴즈버그 캐릭터와 삶을 설명하면서 '핵인싸', '힙스터', '러블리',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듯 자연스러운 스타일) 등의 문구를 쓰게 됐는지 배경과 취지 해명은 빠져 있었다.
앞서 CGV아트하우스는 28일 인스타그램에 '세상을 바꾼 변호인' 홍보 이미지를 게재했다. 이 작품은 미국 여성 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의 생을 다룬 영화다.
한 이미지에는 '독보적인 스타일', '진정한 힙스터', '시대의 아이콘', '핵인싸', '데일리룩'이라는 문구가 들어갔다.
또, 붉은 의상을 입은 이미지에는 '러블리한 날', 검은 정장을 입은 이미지에는 '포멀한 날', 비교적 편안한 의상을 입은 이미지에는 '꾸.안.꾸한 날'이라는 문구가 포함됐다.
성차별에 맞서 싸우며 성 불평등 사건을 변호하고, 50개주 동성결혼 합법화 등에서 핵심 역할을 한 변호사이자 인권 운동가로서의 업적은 사라지고, '패션'과 '겉모습의 분위기' 등만을 부각한 것이다.
미국에서 만들어진 원본 이미지가 미국 여성 대법관인 긴즈버그의 성품이나 활약상(리더, 변호사, 활동가, 정의 등)에 집중해 영화 내용과 취지를 강조한 것과는 딴판이었다.
CGV아트하우스의 홍보 이미지가 공개되고 나서, 온라인상에서는 CGV아트하우스가 부적절한 홍보 문구로 영화의 내용과 취지를 왜곡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비판이 거세지자 이 게시물은 28일 오후 삭제됐다.
한편, 차별을 무너뜨리고 세상을 바꾼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외화 '세상을 바꾼 변호인'은 6월 13일 개봉한다.
오는 6월 13일 개봉하는 외화 '세상을 바꾼 변호인' (사진=CGV아트하우스 제공) |
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