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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by 노컷뉴스

두산 박용만 "총리 하마평? 자격도, 생각도 없다"

에세이 출간

재계 리더십, '침묵'에서 '소통'으로 변화

극단적 대립 많은 사회, 문제해결 못해

경제 생태계 살릴 방법은 규제샌드박스

정치 생각하면 두려워, 자격·관심 없다

청년세대 꿈 펼칠 수 있도록 돕고 싶어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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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대기업 회장님 하면 딱 떠오르는 어떤 상이 있죠. 근엄한 탁자에 앉아서 부하들을 호령하고 자동차 문은 절대 자기 손으로 열지 않습니다. 집에 가면 실크 롱드레스를 입은 사모님이 우아하게 아줌마, 이렇게 외치는 모습. 그런데 한 11년 전쯤에 한 대기업 회장의 24시간 다큐멘터리가 공개되는 크게 화제가 됐던 적이 있습니다. 그 일상이 우리가 생각했던 모습하고는 너무 달라서 말이죠. 바로 두산인프라코어 박용만 회장 얘기입니다.


그 후로도 SNS를 하면서 대중들과 소통을 즐기는 그 소탈한 행보로 좀 특이한 회장님으로 통해 왔는데요. 곧 대한상의 회장직을 내려놓습니다. 동시에 에세이집을 한 권 펴냈는데 지금 상당한 화제입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로 직접 만나보죠. 박용만 회장님 어서 오십시오.


◆ 박용만> 네, 안녕하십니까. 박용만입니다.


◇ 김현정> 오늘은 작가님, 이렇게 불러야 될 것 같은 느낌인데요. (웃음)


◆ 박용만> (웃음) 그렇게 불러주시면 더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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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에세이 제목이 그늘까지도 인생이니까.


◆ 박용만>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꽤 두꺼운 책이어서 저는 당연히 저자는 구술을 하고 이 전문작가분이 써주셨겠지라고 생각했어요. 여느 유명인들이 그러하듯. 직접 다 쓰셨다면서요?


◆ 박용만> 네, 그렇습니다. 제가 책을 낸 이유는 제가 글 쓰는 걸 좋아하고 또 SNS도 많이 하기 때문에 글을 통해서 독자분들께 또 공감하고 소통하는 그런 걸 해 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제가 직접 썼고요. 출판사하고도 제가 쓴 글에 거의 손을 안 대는 조건으로 해서 냈으니까요.


◇ 김현정> 그래서 저는 사실은 대기업 회장님 책이라고 해서 위인전 같은 느낌이려니 하면서 읽기 시작했는데 보니까 일상의 기록들. 그야말로 소소한 에세이, 일기 이런 느낌이더라고요. 일단 저는 대기업 회장님을 드라마로만 봅니다. 그 드라마 속의 회장님의 모습은 과연 이게 진짜인가. 예를 들어서 책에도 쓰셨는데 회장님 아들이 감기에 걸리면 “여보, 김 박사 좀 다녀가시라고 해요” 이런 거.


◆ 박용만> 조금 더 목소리를 까셔야 됩니다.


◇ 김현정> 어떻게 해야 됩니까?


◆ 박용만> “여보, 김 박사 좀 다녀가시라고 해요.”


◇ 김현정> 레스토랑에 가면 “늘 먹던 걸로 줘요”


◆ 박용만> 그것도 조금 낮춰야 됩니다. “늘 먹던 걸로” 나직하게.


◇ 김현정> 집에 가면 실크 롱드레스를 입은 사모님이 늘 우아한 자태로 앉아 계시고. 진짜 그렇습니까?


◆ 박용만> 아니요. 실크 롱드레스 입으면 발에 걸려서 넘어집니다. 집사람도 본인 자신이 이렇게 움직여야 되기 때문에.


◇ 김현정> 활동복 입고 계세요, 그러면?


◆ 박용만> 활동복이라기보다는 그거보다 훨씬 더 편한 차림. 체적으로 제가 얘기하면 집에 가서 제가 살아남을 수가 없기 때문에.


◇ 김현정> 그 레스토랑이라든지“ 김 박사 좀 오라고 해요” 이런 거 다 좀 거리가 있어요? 어 떻습니까?


◆ 박용만> 거리가 많죠. 아무래도 드라마는 특정한 부분을 조금 더 극화하지 않았겠습니까? 그러니까 전혀 사실이 아니다. 라고 이야기하기는 또 조금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드라마에 나오는 대사처럼 그렇게까지 심한 경우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


◇ 김현정> 그러면 박용만 회장께서도 잠자다가 배고프면 주방에 가서 밥솥 뚜껑도 열고 막 이러세요?


◆ 박용만> 그럼요. 밥을 제가 하죠.


◇ 김현정> 밥을 하세요?


◆ 박용만> 일주일에 반은 제가 하고 반은 집사람이 합니다, 둘이 그냥 교대로 해가면서 먹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러면 바가지도 긁히세요?


◆ 박용만> 바가지를 긁힌다는 표현은, 제가 좀 그건 건방진 표현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중단 없이 혼납니다. 일방적으로.


◇ 김현정> 원래 박용만 회장은 강연도 많이 하시는데 입담 좋기로 소문나신 분이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유머감각은 타고나신 거예요?


◆ 박용만> 그건 모르죠, 제가. (웃음) 언제부터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고요. 그냥 제가 이야기를 해서 맞은편에 있는 분이 웃으시면 그러면 누가 제일 좋겠습니까? 제가 제일 좋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그래도 대기업의 회장, 이러면 뭔가 좀 더 권위 있어야 할 것 같고 좀 우리 그런 거 있잖아요. 조금 무게감이 있어야 될 것 같고 그래야 령이 설 것 같고 그렇지 않습니까?


◆ 박용만> 아니요. 저도 일할 때 늘 이런 식은 아닙니다. 그러면 통솔이 안 되겠죠. 물론 그래야 될 필요가 있을 때가 있고요. 그렇지 않으면 사실 대기업의 회장이라는 것은 제가 가진 직업의 일부거든요. 대기업 회장이 아닐 때는 박용만이죠.


◇ 김현정> 아버지 박용만, 남편 박용만.


◆ 박용만>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이번 에세이집도 그렇고 SNS로 잦은 소통을 하시는 것도 그렇고 예전에 다큐멘터리로 집안을 공개하신 것도 그렇고 여느 대기업 총수들과는 좀 달라요, 행보가. 이런 소통의 리더십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계시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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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만> 그 소통의 리더십, 소통의 달인, 그런 수사적 표현은 그건 사실은 옆에서 지켜보시는 분들이 그렇게 만드셨을 뿐이고요. SNS는 제 삶을 낱낱이 들여다보는 창은 아니거든요. 제가 보여드리고 싶은 것만 보여드리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사실은 제가 선택해서 누군가와 주고받는 일이라고 보시는 게 더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SNS 잘못해서 말실수 한번 잘못하면 한방에 훅 가는 수도 있어서 주변에서는 “좀 그만하세요” 이런 말씀은 안 하세요?


◆ 박용만> 불안해했죠. 처음에 회사 홍보실에서 굉장히 불안해했습니다 제가 시작하니까. 그런데 한 달쯤 지나고 나서는 별 걱정을 안 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 박용만> 네. 별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는지. 크게 제가 SNS로 인해서 곤혹스러웠던 적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 후로 SNS로 소통하는 기업 대표들이 좀 늘고 있습니다. 지금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도 그렇고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도 그렇고 이런 분들. 실제 재계 분위기가 예전과는 좀 다르게 소통을 중시하는 분위기로 확실히 가고 있는 건가요? 아니면 몇 분이 그러시는 건가요?


◆ 박용만> 저는 그분들의 취향이라고 생각하고요. 전체적인 흐름으로 보면 SNS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과거에 비해서는 소통이라는 단어가 꽤 크게 자리를 잡는 것은 사실입니다.


◇ 김현정> 침묵의 리더십이 한때는 더 주효했잖아요.


◆ 박용만> 과거에는 그랬죠. 멋있었죠. 말 없는 상사, 얼마나 멋있어 보입니까, 속 깊어 보이고. 그런데 제가 보는 눈에서는 지금 시대는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소통은 이 시대의 큰 화두이기도 합니다. 꼭 회사만이 아니라 정치, 사회 어디를 봐도 지금 소통이 막혀서 힘들어 하는 모습은 어디서나 볼 수 있거든요.


◇ 김현정> 그 정치권 바라보면서는 그런 말씀도 하셨잖아요. “경제인들은 이렇게 뭔가 해 보겠다고 발버둥치는데 정치인들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이런 쓴소리도. 정치계를 향한 소통은 그렇게 하셨더라고요. 저희 뉴스쇼에 정치인들은 자주 나오세요. 그런데 경제인들은 도통 나오실 일이 없으니까 오늘 나오신 김에 하실 말씀 있으면 편하게 다 하십시오.


◆ 박용만> 아니, 그렇게 제가 한이 맺히게 말을 못한 건 아니에요. (웃음) 사실 저는 다른 분보다는 말을 많이 하고 지내온 쪽이라, 쓴소리 많이 한 쪽이라. 그런데 한 가지만 좀 이런 기회가 됐으니 말씀을 드리면 정치도 그렇고 경제, 기업 내에서도 그렇고 사회도 그렇고 대립의 모습이 지나치게 많은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극단의 대립. 극과 극.


◆ 박용만> 극단의 대립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힘드신 분들은 힘이 좀 덜 든 사람들에게 느끼는 상실감도 있을 수 있고요. 또 그냥 나라의 미래나 회사의 미래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서 의견이 다를 수도 있지만 대립이 격화된다고 그래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건 거의 없다고 봅니다. 서로가 다 못마땅하지 않습니까? 기업은 기업대로 아, 좀 정치가 못마땅하다고 그러고 정치는 정치대로 아, 기업이 왜 저렇게밖에 못 하냐고 그렇고 서로가 다 못마땅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못마땅해 하는 걸로는 해결되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제는 충분히 서로에 대해서 다 못마땅합니다.


◇ 김현정> (대립은) 할 만큼 했습니까?


◆ 박용만> 그러니까 이제는 못마땅한 대립을 좀 내려놓으시고 이제는 서로 토론하고 소통하고 하는 것이 그게 미래를 향해 가는 방향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어서 대립의 모습이 격화될 때는 참 안타깝습니다.


◇ 김현정> 대한상의회장 7년 하시는 동안 규제 샌드박스 문제, 특히 거기에 굉장히 집중하셨죠? 규제 샌드박스라는 게 뭐냐면 ‘어떤 기업을 하고자 하는, 창업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에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최소한 얼마 동안은 규제를 좀 풀어주자. 그래서 편하게 싹을 틔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자’ 이런 거였는데 특별히 집중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 박용만> 제일 큰 이유는 변하지 않는다는 거였습니다. 최근에 허락을 받은 공유주방 같은 경우 하나를 예를 들면 이거는 한 주방을 여러 사람이 나눠 쓰는 겁니다. 우리나라 부동산 가격이 얼마나 높습니까? 임대료 내고 주방 집어넣고 나면 테이블 들어갈 자리가 안 나와요. 그러면 그 테이블에서 돌아가는 수익 가지고는 전체 임대료를 감당을 못 합니다. 그러니까 주방이 뒤에서 다른 사람하고 공동으로 쓸 수 있으면 테이블을 다 채워 넣을 수 있기 때문에 훨씬 임대료에 비해서 수익이 높아집니다. 그런데 (예전엔) 주방을 나눠 쓰는 거는 허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식품위생법상.


◇ 김현정> 식품위생법에 걸려요?


◆ 박용만> 네. 그런 식으로 새로운 시도는 좀 해 봐라. 그 대신에 그것이 국민의 건강이나 안전에 문제가 되는 게 발견이 되면 이러이런 것만 하지 말아 주십시오라는 식으로 바꿔야 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매달리게 됐습니다.


◇ 김현정> “제2의 이병철, 제2의 정주영이 많이 탄생했으면 좋겠다” 이런 말씀도 같은 맥락이실까요?


◆ 박용만> 그 1위에서부터 20위까지의 우리나라의 큰 기업들의 리스트를 놓고 보면 선대 말고 청년 시기에 창업을 해서 당대에 그 20대 안에까지 들어온 성공한 기업가가 과연 몇 명 있는가를 한번 세어보시기 바랍니다. 별로 없습니다.


◇ 김현정> 그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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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만> 포춘 500대 기업의 평균 수명이 17년입니다. 기업의 생태가 그만큼 다이내믹하게 가꿔지면 더 빠른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게 가능해지죠.


◇ 김현정> 지금 이 환경에서는 제2의 정주영, 제2의 이병철 나오기 어렵습니까?


◆ 박용만> 현재는 그다지 쉽지 않습니다. 물론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그렇지만 미국의 경우를 보십시오. 상위 랭킹에 있는 회사들이 다 제가 어렸을 때는 듣도 보도 못한 회사거든요. 아마존도 그렇고 마이크로소프트도 그렇고 이제 우리나라도 그런 변화를 좀 보고 싶다는 이야기죠.


◇ 김현정> 정치권에서 러브콜 안 옵니까?


◆ 박용만> 아니요. (웃음) 모르겠습니다. 저는 구체적으로 들어본 적이 없어서 권유 받아본 적도 없고 정치라는 이야기가 나오면 우선 첫째는 두렵습니다. 특히 저같이 평생을 사업한 사람은 효율성, 생산성, 수익성. 이런 틀이 아주 단단하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정치의 영역은 효율과 생산성의 영역은 아닙니다. 생산성만 너무 바라보고 정치가 가게 되면 반드시 그 생산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 요소들이 생기는데 그것을 낭비라고 볼 수 없거든요. 더더군다나 그것이 이 사회의 구성원이나 국민이 되면 그것은 전혀 (낭비가) 아니거든요. 그분들도 돌봐야 되고 그분들도 품어야 되는 게 정치입니다. 그러니까 생산성의 논리를 지나치게 저처럼 강하게 가지고 있는 사람은 정치에 손을 대면 위험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 말씀은 ‘혹여 라도 내가 정치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까 봐 두렵다’ 이렇게 들리네요?


◆ 박용만> 아니요. 전혀 생각 없습니다. 저는 (웃음) 잠깐 생각해 본 적은 있어요. 그 생각을 해 보니까 지금 말씀드린 생산성에 대한 두려움, 효율에 기반을 둔 사고의 두려움이 굉장히 컸습니다. 그래서 저는 정치는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 김현정> 제가 그냥 뜬금없는 질문을 드린 건 아니고 이낙연 총리가 그만두실 때쯤에 박용만 회장의 이름이 하마평에 올랐어요, 후임자로.


◆ 박용만> 재미로 던지시는 돌에 개구리 맞아 죽는다고 저는 아무런 생각도 없는데 그런 추측 때문에 굉장히 곤욕을 많이 치렀습니다. (웃음) 전혀 사실무근이고요. 저는 자격도 없고 관심도 없고 사실도 아니고. 그래서 잊어주십시오. 당치도 않습니다, 정말.


◇ 김현정> 지금 효율성, 생산성 저는 이런 것만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평생 기업가입니다. 이러셨는데 사실은 박용만 회장의 SNS 보신 분들은 이분이 얼마나 자유로운 영혼인가는 아실 거예요. 사진이 취미세요? 감성사진들이 가득하더라고요?


◆ 박용만> 취미, 제 가장 오래 된 취미입니다. 사진 찍는 것은.


◇ 김현정> ‘원래 꿈이 사진기자였다’ 제가 책에서 그렇게 읽었네요.


◆ 박용만> 그렇습니다.


◇ 김현정> 사진기자? 그러면 저랑 같이 다니실 뻔한 거예요?


◆ 박용만> 그렇다고 볼 수 있죠.


◇ 김현정> 아니, 왜 그 꿈은 못 이루셨어요?


◆ 박용만> 돌아가신 아버지가 강렬하게 반대하셨습니다. 그래서 거의 사흘 밤낮을 야단을 맞은 것 같아요. 중단 없이. 그래서 포기를 했죠. 왜냐하면 솔직히 말씀드려서 저는 아버지를 꺾을 자신이 없었습니다. 포기한 거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괜찮습니다.


◇ 김현정> 사진기자는 포기했지만 사진은 놓지 않으셨군요.


◆ 박용만> 지금까지 쭉 했으니까요.


◇ 김현정> 박용만 회장의 꿈은 뭡니까?


◆ 박용만> 이제는 저는 꿈이라고 이야기하기보다는 제가 가진 바람은 젊은이들의 꿈을 실현하는 데 제가 좀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제일 좋겠다라는 정도입니다.


◇ 김현정> 역시 이번에도 젊은이입니까?


◆ 박용만> 네. 젊은 사람들하고 앉아 있으면 저한테 충고해 달라고 그러고 가르쳐달라고 그러고 그런 얘기 많이 합니다. 그런데 저는 제가 한 경험을 가지고 충고를 하는 게 굉장히 두렵습니다. 왜냐하면 젊은이들이 앞으로 겪어나가야 될 시대는 제가 겪어온 시대하고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제 경험이 도움이 안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젊은이들한테 당신들이 당신들 미래를 만드는데 오늘 이 시점에 필요한 게 있으면 내가 도울 수 있는 게 있으면 이야기해 달라, 그럼 내가 돕겠다. 그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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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그러면 지금 좌절하고 있는 많은 젊은이들, 또 두산 같은 기업에 취업하고 싶어하는 젊은이들, 이들에게는 뭐라도 좀 그래도 조언을 해 주시겠어요?


◆ 박용만> 우선 첫째는 미안하다고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 김현정> 사과부터.


◆ 박용만> 제 나이또래 분들이 요즘 젊은 사람들 유약하다는 얘기를 합니다. 저는 그 이야기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우리 때는 유약하지 않았는데 요새는 유약하다는 이야기가 가장 많이 등장할 때가 젊은이들이 극기할 줄 모른다는 이야기입니다. 참고 어려움을 헤쳐나가고 이런 게 극기 아닙니까? 그건 우리 시대의 극기입니다.


자신을 넘어서는 극기는 누구에게나 다 마약같이 즐거운 일입니다. 단지 요즘 젊은이들은 우리 때하고 달라서 강요된 극기에 반응하지 않을 뿐입니다. 강요된 극기는 혹사일 뿐입니다. 저는 요즘 젊은이들이 유약하다고 절대 보지 않습니다. 그 사람들의 나름대로의 틀과 방향으로 뛸 수 있게 갖춰주면 훨씬 우리보다 강한 사람들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그 부분에 도움이 되면 제일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 김현정> 조언을 해 주십시오라는 말에 ‘미안하다는 말밖에 나는 할 게 없다’라는 말이 사실은 좀 더 울림이 있네요. ‘우리 기성세대 모두가 미안해야 하지 않는가’ 이 말씀. 박용만 회장님, 오늘 이 방송 출연이 지금 이게 처음이시라고 제가 들었어요.


◆ 박용만> 네. 스튜디오에 와서 방송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 김현정> 조금 긴장도 되셨어요?


◆ 박용만> 당연히 긴장되죠. (웃음) 고맙습니다. 이렇게 불러주셔서. 제게 첫경험을 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현정> 그늘까지도 인생이니까. 이 에세이 수익금 전액은 다 기부를 하신다고 제가 들었어요.


◆ 박용만> 기부가 아니고요. 반찬값을 충당하려고 합니다.


◇ 김현정> 반찬값이요?


◆ 박용만> 제가 젊은이들하고 같이 홀로 사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 반찬을 해 드리는 일을 합니다. 그 식재료값을 충당을 조금이라도 해 보려고 하는데


◇ 김현정> 오늘도 도시락 배달하고 오셨다고 제가 들었거든요. 봉사하고 오셨다고. 그 봉사 말씀하시는 거군요? 그 반찬값으로 갑니까? 반찬값 많이 버시기 바랍니다. (웃음)


◆ 박용만> (웃음) 많이 좀 도와주십시오.


◇ 김현정> 오늘 베스트셀러 작가로 모셨습니다. 두산인프라코어 박용만 회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귀한 시간 대단히 고맙습니다.


◆ 박용만> 네, 감사합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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