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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표소 망부석에 드러눕기…한국당의 '웃픈' 지연작전

김재원, 기표소 들어가 버티기…투표방해 신공 선봬

회의장 점거하고 복도에 드러누운 한국당 "밟고 가라"

회의 계속 저지하자…위원장 질서유지권 발동도

여야 4당 007작전하듯 회의장 교란작전도


CBS노컷뉴스 김동빈 기자

여야 4당이 공수처법과 선거제 개편안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한 29일 자유한국당은 곳곳에서 지연작전을 펼쳤다.


한국당 의원들은 지정을 방해하기 위해 기표소에서 들어가 나오지 않거나, 회의장 앞에 드러눕는 등 웃기지만 슬픈, '웃픈' 장면들이 연출됐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이날 오후 10시 국회에서 각각 사법개혁특별위원회와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열어 공수처법과 선거제 개편안을 신속처리안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다.


◇ '기표소 망부석'된 김재원 의원…"찌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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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밤 시작된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자정을 넘겨 종료됐다. 이날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기표소에서 10분 가량 투표를 고민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정개특위에서 선거제도를 바꾸는 공직선거법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는 기표소에 들어가 나오지 않는 방법으로 투표를 지연시키는 '신공'도 펼쳐졌다. 회의의 차수변경을 한 뒤 막 30일이 된 새벽이었다.


한국당 김재원 의원은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해 위원들의 무기명 투표가 시작되자, 기표소에 들어가 10여분을 나오지 않고 버텼다. 투표를 막기위한 일종의 지연작전을 쓴 것이다.


이를 본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찌질하다"고 비판했고, 같은당 이철희 의원도 "가지가지 한다, 진짜"라고 말하면서 한숨을 쉬었다.


그 와중에 한국당 정개특위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김재원 의원이 안나오니)기표소를 하나 더 설치해 달라. 비밀투표를 하고 싶다"며 기표소를 하나 더 설치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지만, 정개특위 심상정 위원장은 "회의 진행 방해"라며 무시했다.


다른 의원들은 김 의원이 계속해서 나오지 않자 기표소 없이 투표용지를 가린 채 투표를 해야만 했고, 선거법은 결국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다.


김 의원은 투표가 완료된 뒤에도 망부석처럼 기표소에 머무르다, 회의가 산회된 직후 기표소를 나와 퇴장했다.


◇ 복도에 드러누운 한국당 의원들 "밟고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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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복도에서 정의당 이정미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지나가지 못하게 누워서 길을 막고 있다. 윤창원기자

이날 한국당 의원들은 지연작전 '신공'뿐 아니라 정공법도 택했다. 사법개혁특별위원회와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앞을 점거한 것에 더해 복도에 드러누워 진입을 막기도 했다.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하당 의원들이 오후 10시 일제히 각 회의장으로 흩어졌다. 이 과정에서 의원들은 교란작전을 펼치며 일부러 회의장이 아닌 다른 회의장과 층으로 이동했다.


여야 4당에 허를 찔린 한국당 의원들은 뒤늦게 긴급히 바뀐 회의장을 찾아와 복도에 드러누우며 진입을 막았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사개특위에 이어 정개특위에서 패스트트랙 지정이 완료되자, 한국당 의원과 보좌진 100여명은 정개특위 복도에서 드러누워, '독재타도'를 외치며 나머지 위원들이 나오는 길마저 막기도 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실수한 것이다. 후회할 것"이라고 했고,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이에 "잠에서 좀 깨셔 이제 좀"이라고 응수했다.


◇ 회의장서 구호 외치자, 위원장 '질서유지권 발동' 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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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밤 시작된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자정을 넘겨 종료됐다. 이날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기표소에서 10분 가량 투표를 고민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이날 한국당의 지연전술에는 회의 진행 내내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하거나 구호를 외치며 회의를 지연시키는 방식도 단골처럼 등장했다.


사개특위에 단체로 들어온 한국당 의원들은 "독재타도" 구호를 재차 외치며 회의를 방해했다.


이에 오후 11시쯤 이상민 사개특위 위원장은 회의장의 질서유지권을 발동해야 했고, 구호를 외치는 의원들을 퇴장시키라며 강하게 맞대응했다.


한국당 정개특위 간사인 장제원 의원도 같은 시각 정개특위가 열리는 국회 6층 회의장에 들어와 의사진행발언을 요구했다.


여당과 간사간 합의를 통해 각 5분씩의 의사진행 발언을 얻은 야당은 계속해서 발언을 하며 시간을 끌었다. 하지만 의사진행 발언 중간에 여야 의원간 고성이 지속됐다.


한국당 김재원 의원은 "부끄러운 줄 알라"며 "분명히 죗값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고 이에 김종민 의원은 "죄값을 치르다니요? 동료의원한테 막말하지말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완주 의원은 "탄핵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모셨던 대통령이 감옥에 있는데 부끄럽지 않냐"고 맞대응했고, 한국당 임이자 의원은 "그게 무슨 상관인데 그 얘기를 하나"라고 고성을 내질렀다.


여야 의원들간의 고성. 신경전이 길어지자 정개특위 심상정 위원장은 의사발언을 중단시키고 바로 패스트트랙 표결로 들어갔다.


이내 한국당 장 의원은 "독재하십니까"라고 위원장에게 재차 소리쳤지만, 회의는 그대로 진행됐다.


◇ 민주당 의총장 찾아온 지상욱 "채이배 의원 찾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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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장제원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 회의장에서 열린 정개특위 회의에서 항의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이렇게 회의 시작 전부터 배수진을 친 한국당 때문에 민주당 등 여야 4당은 숨박꼭질을 하듯 한국당을 따돌려야 했다. 그 중 하나의 방법이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위원들 모두를 민주당 의총장으로 불러, 한번에 흩어지는 전략이었다.


120여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어디로 가는지 다른 회의장을로 흩어지며 소관 상임위원들이 어디서 회의를 하는지 교란시키기 위한 작전을 쓴 것이다.


이를 위해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과 임재훈 의원도 민주당 의총장에 들어가 잠시 머물렀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같은 당 의원인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은 민주당 의총장에 찾아와 채 의원을 애타게 찾아야 했다.


지 의원은 "채이배 의원 나오라고해주세요. 얼마나 창피합니까"라고 민주당 의총장 문을 두드리리는 촌극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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