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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by 노컷뉴스

'가짜사나이'는 어쩌다 '가짜' 사나이가 됐나

웹 예능 '가짜사나이' 이끄는 교관들 잇따라 사회적 논란 휘말려

이근은 성추행 전과…로건·정은주는 불법 퇴폐업소·초대남 의혹

'가짜사나이'가 앞세운 가치들과 정면 충돌…가혹 훈련 정당성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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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 예비역 대위. (사진=유튜브 캡처)

유튜브 웹 예능 '가짜사나이' 시리즈의 시작은 과거 지상파 예능 '진짜사나이' 패러디였다. 그러나 그 파급력은 오리지널을 넘어섰다.


무사트 해군 특수전전단 훈련 과정 체험은 수위부터 차원이 달랐다. 가학성, 인권 침해 등 논란에도 시청자들은 '날것'의 콘텐츠에 열광했다. 이름은 분명 '가짜사나이'였지만 그 안의 교관들은 '진짜사나이'보다 더 '진짜' 같았다. 예비역 대위 이근 역시 그런 신드롬 속에서 탄생한 스타다. 그러나 잇따른 악재는 승승장구하던 '가짜사나이'에 제동을 걸고 있다.


'가짜사나이'로 인생이 뒤바뀐 이근은 최근 성추행 전과 기록이 밝혀지면서 위기를 맞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근은 2017년 11월 26일 오전 1시 53분 서울 강남구 한 클럽 지하 2층 물품보관소 앞 복도에서 당시 24세이던 피해자의 엉덩이를 움켜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이근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이근은 이에 불복해 상고심까지 갔지만 대법원이 기각, 원심이 확정돼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논란은 이근이 유죄 판결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추행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더욱 확산됐다. 그는 "폐쇄회로(CC)TV에 추행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나왔다"며 해당 판결을 두고 피해자 진술에만 의존한 것이라 주장했다. 이를 근거로 자신의 '무고함'을 강조한 것이다.


반면 당시 재판부는 사건 증거로 CCTV를 채택해 "피해자의 진술이 다른 증거들과도 모순되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그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근이 모순된 주장으로 판결의 신뢰성을 왜곡·훼손, 2차 가해를 저지르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피해자 역시 14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가해자인 이근이 상고심까지 거쳐 실체적 진실로 확정된 법원의 판결을 근거 없이 부정하고, 사실관계·법률적 판단을 왜곡해 허위사실을 주장하는 입장문을 발표한 것에 대해 큰 충격을 받았다. 이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덧붙여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근에게 이 사건과 관련해 자신의 잘못을 감추기에 급급한 발언을 일체 중지하고, 더는 어떠한 언급도 하지 말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2차 가해를 멈출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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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사나이2'에 출연 중인 로건과 정은주.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가짜사나이 시즌2'에 출연 중인 또 다른 교관 로건과 정은주 역시 불법 퇴폐업소 출입·소라넷 초대남 활동 등 의혹이 제기됐다.


이를 유튜버 정배우에게 제보한 인물은 정은주와 1년 반 정도 교제했다는 전 여자친구 A씨다. A씨는 13일 정배우와 가진 전화 인터뷰를 통해 "방송에 나와서 계속 보이고 들리니까 자꾸 생각나고 화가 나서 제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A씨가 공개한 정은주의 카카오톡과 라인 메시지에는 로건과 함께 은어를 사용해 퇴폐업소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는 내용이 담겼다. 이 중에는 정은주가 스스로 '순천 ㅊㄷㄴ(초대남)'이라고 소개한 메시지도 있었다.


이렇게 대표 교관들이 치명적 논란에 휩싸이면서 시즌1부터 '가짜사나이'가 내세운 '인생 갱생 서사'는 완전히 빛이 바랬다.


극한 훈련이 인성을 넘어 인생까지 교정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은 둘째 치더라도 '가짜사나이'를 이끄는 주체인 교관들은 그들이 내세운 가치를 스스로 등졌다. 이들은 훈련 내내 인성과 끈기, 노력, 공동체, 연대 의식 등을 수없이 강조했지만 오히려 이와 정면 충돌하는 행위들로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다.


과거 저지른 범법·비도덕 행위들은 그들이 부르짖던 선한 가치와도 부합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갱생'이라는 미명 아래 용인됐던 가혹한 훈련들 역시 그 정당성을 상당 부분 잃게 됐다. 그렇게 혹독한 훈련을 거친 교관들도 결과적으로는 '갱생'과 '교정'에 실패한 까닭이다.


안타깝게도 이번만큼은 '진짜사나이'인 줄 알았지만 그들 역시 '가짜사나이'였다. 대중과 팬들이 신랄한 비판을 쏟아내는 것은 그만큼 그들을 굳게 믿었다는 반증이다. 과연 깨어진 신뢰 조각을 다시 붙일 수 있을까. 이제 그 결과는 온전히 '가짜사나이' 측이 보여 줄 자성과 후속 조치에 달렸다.


CBS노컷뉴스 유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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