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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조 들고 뉴욕 공습한 동학개미…해외 주식 쓸어담았다

뉴스웨이

동학개미들의 주식투자 열풍이 국내를 넘어 ‘해외주식 직구’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 50조원이 넘는 해외주식을 결제하며, 이미 지난해 누적 결제금액을 넘어섰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해외 증시마저 요동치자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본 투자자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날까지 국내투자자의 해외주식 결제금액(매수+매도액)은 410억9825만달러(약 50조2343억)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126억6711만달러) 대비 무려 224.44% 급증한 수치다. 또 올해가 절반이 채 지나기도 전에 작년 전체 결제금액(409억8539만달러)을 추월했다.


매수액(227억2024만)에서 매도액(183억7801만)을 뺀 순매수액도 43억4223만달러(약 5조 3049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배 넘게 늘었다.


지역별로는 단연 미국 주식 거래가 가장 활발했다. 올 들어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결제액은 353억6919만달러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미국 주식이 전체 해외주식 결제액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86%에 달했다.


지난 3월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월간 기준 하락 폭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13.7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12.51%, 나스닥지수 10.12%를 기록했다.


하지만 미국 증시의 공포심리가 어느 정도 진정되고, 지수도 점차 반등 조짐을 보이자 매수 기회를 엿보던 동학개미들이 미국 주식을 더욱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실제로 4월부터 전날까지 다우지수와 S&P500지수, 나스닥지수 등은 각각 14.03%, 16.10%, 19.67% 반등했다.


같은 기간 국내 투자자들은 4월에만 미국주식을 20억8174만달러(약 2조5486억원) 순매수했다. 이는 예탁결제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최대 규모다.


종목별 순매수 순위를 살펴보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국내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해외주식의 종목 변화가 눈길을 끌었다.


올해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주식은 미국의 애플(4억1583만달러)로 집게됐다. 이어 해즈브로(3억5588만달러)와 마이크로소프트(2억9112만달러), 알파벳클래스A(2억5712만달러)가 2∼4위를 차지했다.


미국 대표 완구업체인 해즈브로의 경우 지난달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으로 꼽히며, 올해 순매수 기준 2위까지 올랐다. 이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외부 활동 제한으로 장난감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최근 국내외 주식에서 언택트(비대면) 관련주가 각광받고 있는 추세도 그대로 반영됐다. 일본 반도체 소재기업 쇼와덴코(5위, 7955만달러), 일본 게임회사 반다이남코(10위, 5949만달러), 미국 월트디즈니(12위, 5409만달러), 일본 게임회사 코나미(16위, 3531만달러), 넷플릭스(22위, 2403만달러) 등이 지난달 순매수액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대부분 언택트 관련주였다.


반면, 코로나19 사태 이전 가장 뜨거웠던 해외 종목인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경우 4월 순매수 순위가 32위로 떨어졌다. 테슬라는 지난 3월만 해도 순매수 금액이 7047만달러로 전체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4월 들어 테슬라의 순매수 금액은 2418만달러에 불과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전기차 시장 역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테슬라의 인기가 시들해진 것이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캘리포니아 주는 봉쇄 조치 해제에 가장 보수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어 현재로서는 5월 중 미국 공장 재가동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2분기 중 최소 2개월 간 차량 생산을 못하기 때문에 큰 폭의 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한, 업계에서는 지난해 하반기 흑자 전환 이후 테슬라의 S&P 지수 편입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지수 편입을 위한 마지막 관문은 재정건전성으로, S&P1500 지수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최근 4개 분기의 일반회계기준(GAAP) 기준 순이익의 합이 플러스가 돼야한다.


이에 대해 이 연구원은 “테슬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1분기 흑자 전환을 위해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2분기 적자를 기록할 경우 테슬라의 연속 흑자 흐름도 끊기게 되면서 S&P 지수 편입 가능성도 매우 낮아지게 된다”고 분석했다.


고병훈 기자 kbh6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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