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타 볼래]반전 매력 뽐내는 도로 위 귀요미…미니 쿠퍼 S 3도어
미니 쿠퍼 S 3도어. 사진=정백현 기자 |
미니 쿠퍼 S 3도어 내부. 사진=정백현 기자 |
미니 쿠퍼 S 3도어. 사진=정백현 기자 |
BMW 그룹의 소형차 브랜드 미니(MINI)가 만든 차는 그 자체로 귀엽다. 미니라는 브랜드명처럼 그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차다.
예로부터 미니의 차 번호판 하단에는 "미니가 작다고 놀리지 마세요"라는 뜻의 문장이 새겨져 있다. 작고 귀여운 차라고 놀리지 말아달라는 애교 섞인 당부의 문구지만 여기에는 "놀려봤자 오히려 네가 창피해질걸?"이라는 무시무시한 속뜻이 있다.
어쩌면 이 메시지는 지난 60여년간 미니가 추구해 온 자동차 철학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문장이 아닐지 생각한다. 장난감처럼 작고 귀엽게 생겼지만 그 안에 숨겨진 무서운 성능으로 도로 위를 압도하는 반전 매력은 미니의 확고한 정체성이라고 볼 수 있다.
미니의 대표 모델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미니 쿠퍼 S가 10년 만에 안팎으로 새로운 용모를 꾸미고 대한민국 시장에 등장했다. 지난 7월부터 국내에서 판매를 시작한 미니 쿠퍼 S 3도어 해치백 모델을 시승해봤다.
4세대 완전 변경 모델로 국내 시장에 판매 중인 미니 쿠퍼 S는 영국 옥스퍼드 공장에서 만들어졌다. 이번에 국내로 들어온 미니 쿠퍼 S는 미니가 내놓는 마지막 내연기관 쿠퍼가 될 가능성이 크다. 오는 2030년대부터는 모든 차를 전동화로 전환하기 때문이다.
미니 쿠퍼 S의 외관은 미니가 고수한 디자인의 전통과 원칙을 지켰다. 앞바퀴 중심부터 범퍼까지의 거리(오버행)는 짧지만 앞-뒷바퀴 간의 거리(휠베이스)는 긴 편이다. 휠 크기도 소형차 치고는 크다. 미니의 차에서만 볼 수 있는 외관상 특징이다.
여기에 '뼈대 있는 영국 혈통'이라는 것을 강조하려는 듯 차 안팎 곳곳에는 영국 국기인 '유니언잭'이 새겨져 있다. 가장 돋보이는 변화는 차 안에 있다. 운전석 핸들 뒤에 으레 있어야 할 계기판이 없다. 대신 운전석과 보조석 사이 대시보드에 설치된 9.4인치 크기의 원형 OLED 디스플레이가 계기판의 역할을 하고 있다.
중앙의 원형 OLED 디스플레이는 어느 자동차에서도 볼 수 없었던 독특한 디자인이다. 개발에만 4년이 걸린 이 원형 계기판은 삼성디스플레이와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다. 특히 원형 계기판은 운전자의 선호에 따라 7가지 테마를 직접 고를 수 있다. 퍼스널 모드로 설정하면 운전자가 원하는 사진으로 계기판을 꾸밀 수 있다.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꾸미는 퍼스널 계기판은 자신만의 개성을 피력하고 싶어 하는 MZ세대의 취향과 딱 어울린다.
크고 또렷하게 주행 정보를 제공하는 원형 계기판은 운전자는 물론 동승자에게도 즐거움을 줄 만하다. 아울러 헤드업 디스플레이로도 주행 속도와 이동 경로 안내가 가능해 원형 계기판을 곁눈질 하지 않아도 편리하게 주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시동 레버와 기어 조작 레버도 독특하게 배치됐다. 원형 계기판 아래에 스위치 형식으로 꾸며진 시동 레버와 기어 조작 레버는 미니만의 귀여운 멋을 한껏 배가시켰다. 특히 열쇠를 돌리듯 옆으로 돌리는 시동 레버는 예스러운 멋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고 볼 수 있다. 이 시동 레버는 과거 미니의 시동 방식을 빌린 것이다. 예전 미니는 대시보드 한가운데에 열쇠를 꽂아서 돌리는 방식으로 차의 시동을 걸었는데 그 방식이 부활한 셈이다.
공간 활용성을 높인 것도 미니 쿠퍼 S의 또 다른 장점이자 멋이다. 시동 버튼과 기어 조작 버튼 아래 공간에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이 가능하도록 충전 패드가 설치돼있고 컵홀더와 귀여운 도시락통 느낌의 수납공간이 마련돼 있다. 미니의 앞쪽 오버행은 다른 소형차보다 짧지만 그렇다고 운전자와 동승자의 다리가 불편해지는 일은 없다. 특히 보조석의 경우 글러브 박스를 깊이 팠기 때문에 무릎 아래의 공간이 여유롭다.
내부 구경은 이쯤으로 마치고 이제 본격적으로 도로 위를 달려볼 시간이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미니는 반전 매력을 갖춘 차다. 외모는 귀엽지만 달리는 성능까지 귀엽지는 않다. 오히려 무서울 정도다.
이 차에는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0.6㎏·m의 힘을 내는 미니 트윈파워 터보 4기통 가솔린 엔진이 얹어져 스텝트로닉 7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불과 6.6초다.
그 덕분에 미니 특유의 치고 나가는 맛이 탁월한 가속 성능을 보여준다. 페달을 밟으면 매우 빠르게 반응하는 생동감이 돋보였다. 고급 중대형 차보다는 다소 부족하더라도 대중적인 소형차 중에서는 미니만큼 잘 달리는 차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 그만큼 잘 달린다.
주행 모드를 '고 카트' 모드로 설정하고 달려봤다. 엔진 소리도 훨씬 강해졌고 가속 반응도 훨씬 기민해졌다. 고 카트 모드 주행에서는 차분하면서도 통통 튀는 맛이 돋보였다. 빠르게 달리는 중에 감지한 특징이 있었다. 고속으로 달릴수록 차를 든든하게 조여주는 듯한 핸들의 느낌이었다. 처음에는 가벼운 느낌을 주던 핸들이 속도 증가에 따라 탄탄하게 차를 조이며 차분하고도 빠른 주행이 가능하도록 차를 잡아줬다.
아울러 무게중심이 낮게 설계됐기 때문에 운행이 다소 불편한 노면에서도 편안한 운전이 가능하다는 점 역시 달라진 미니 쿠퍼 S의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서스펜션이 한결 탄탄해지기는 했지만 도로 위에서 차체로 전해지는 진동과 충격은 살짝 민감했다. 하지만 크지 않은 미니의 덩치를 고려한다면 어느 정도의 진동과 충격은 감내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그 문제는 작은 차라면 피할 수 없는 숙명이기 때문이다.
미니 쿠퍼 S의 연비 효율성은 우수했다. 이 차의 시승 기간 중 평균 연비는 1리터당 13.5㎞였다. 인증 연비가 도심 주행 기준 11.3㎞, 고속 주행 기준 15.1㎞였는데 에어컨 없이는 숨조차 제대로 쉬기 어려운 한여름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그래도 연비가 상당히 좋았다.
새로운 미니 쿠퍼 S를 몰아본 전반적 느낌은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차'였다. 전통적 디자인 DNA를 그대로 이어받은 미니만의 귀여운 외관부터 혁신적으로 달라진 내부 디자인은 특히 귀엽고 사랑스러운 디자인 코드를 원하는 여성들의 취향에 딱 어울린다.
무엇보다 다른 차들을 압도할 수 있는 성능까지 갖춘 만큼 남다른 외모와 달리기 성능으로 도로 위를 평정하고픈 젊은 운전자들을 위한 차로 안성맞춤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페이버드 단일 트림으로 판매되는 미니 쿠퍼 S 3도어의 가격은 4810만원이다.
정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