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家 예비 신부' 리디아 고 "간절했던 한국 우승에 울컥"...'LPGA 18승'
"그 분은 어디에 계시든 항상 제 마음에 있다."
올 연말 결혼하는 리디아 고가 국내에서 열린 LPGA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시즌2승과 함께 통산18승을 달성했다. 리디아 고(25·뉴질랜드)는 23일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골프장(파72·6647야드)에서 열린 국내 유일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회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4라운드에서 버디8개와 보기1개로 7타를 줄였다.
한국에서 우승, LPGA 통산 18승을 일궈낸 리디아 고. [사진= BMW 코리아] |
최종 합계 21언더파 267타를 적어낸 리디아 고는 2위 안드레아 리를 4타차로 제치고 시즌 2승째이자, LPGA 통산18승을 작성했다. 우승 상금은 30만달러(약 4억3000만원)이다.
'그동안 친척 등과 팬들이 많은 대한민국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얘기한 소망을 이룬 리디아 고는 "한국에서 태어났고 한국이라는 백그라운드를 갖고 있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언젠가는 한 번이라도, 그게 LPGA든 KLPGA 투어 대회가 됐든 '한국에서 우승을 하고 싶다'는 간절함이 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 때문에 "8번홀 퍼트를 넣고 눈물이 나려고 했는데, (축하) 샴페인 때문에 눈물을 흘릴 겨를이 없었다. 이번 주는 삼촌과 이모를 비롯해 너무 많은 가족들이 와 주셨다. 앞에서 우승하는 경험은 언제나 특별하기 때문에 더욱 뜻깊었다. 특히 아버지는 코로나19 때문에 2019년 이후로 처음 제 LPGA 경기 직접 와서 보셨다. 더 많은 가족들이 응원해주신 덕분에 힘을 받아서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고 그래서 울컥해서 눈물이 났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서울에서 태어난 리디아 고는 4살 때 뉴질랜드로 이민을 가 골프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고대하던 트로피를 들어올린 리디아 고. [사진= BMW 코리아] |
리디아 고는 오는 12월 명동성당에서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의 아들 정준씨와 결혼한다. 정준씨는 미국 캘리포니아 클레어몬트 매케나 칼리지를 졸업한 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현대차 계열법인에서 근무 중이다.
이에대해 리디아 고는 "그 분은 어디에 계시든 항상 제 마음에 있다. 이번 소식으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축하해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경기내용에 대해 리디아 고는 "후반 9홀을 잘 친 것 같다"라며 "요즘 워낙 LPGA 투어에 훌륭한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투어 우승을 하려면 매 라운드마다 잘 쳐야 하는 것 같습니다. 매 라운드를 꾸준히 친 게 도움이 된 것 같다"라고 했다.
이날 선두' 티티쿨에 1타차 2위로 출발한 리디아 고는 전반에만 버디3개(파5 2번과 4번홀, 파4 8번홀)와 보기1개(파3 7번홀)로 2타를 줄여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후반 들어선 연속 버디로 타수를 크게 줄였다. 후반 첫홀인 10번에 이어 11번(이상 파4)홀에서 내리 1타씩을 줄인 뒤 15번(파5)과 16번(파4), 17번(파3)홀에서 3연속 버디에 성공, 최혜진과의 격차를 5타나 줄였다.
한국 선수들은 리디아 고의 우승으로 13개 대회 연속 LPGA 투어 대회 우승에 실패했다. 이와관련 리디아 고는 "예전엔 한 라운드 부진하면 다음 라운드를 통해서 만회할 수 있었는데 요즘은 한 라운드만 못해도 타격이 너무나 큰 편이다"라며 "고진영, 넬리 코다 올림픽 금메달 딴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여자 골프를 과소평가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지금 LPGA와 여성 골프 수준이 상당히 많이 올라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finevie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