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사건-버닝썬 게이트, 잡범 잡고 ‘권력층’ 또 놓치나
강남 유흥클럽 ‘버닝썬 게이트’ 핵심으로 지목된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와 ‘김학의 사건’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구속 기로에 처하면서 두 사건 모두 권력층 개입을 밝히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버닝썬 사건에 대해 경찰과 국세청 등 일부 권력기관 유착 의혹을 지적했는데도 불구, 경찰의 수사 미비가 논란으로 불거질 전망이다.
버닝썬 게이트의 핵심으로 지목된 가수 승리(왼쪽), 뇌물수수 및 별장 성접대 의혹을 받는 김학의 전 법무 차관(오른쪽) [뉴스핌 DB] |
성접대와 성매매, 횡령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승리는 14일 신종열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들어갔다. 승리와 동업자로 알려진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도 함께 영장심사를 받게 됐다.
승리 구속영장에 적시된 범죄사실은 △성매매 △성매매알선 등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횡령 △업무상 횡령 △식품위생법 위반 등 5개 혐의다.
버닝썬 게이트에 가수 정준영 씨는 2015년말 여성들과의 성관계 사실을 언급하며 촬영한 동영상을 승리 등과 함께 있는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등에 유포한 혐의로 구속됐다.
또 ‘집단 성폭행’ 의혹을 받는 그룹 FT아일랜드 전 멤버 최종훈 씨도 성폭력처벌법상 특수준강간 혐의로 구속됐다. 이들 연예인이 무더기 구속되면서, 승리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하지만, 정 씨와 승리 등이 대화를 나눈 단톡방에서 ‘경찰총장’으로 언급된 윤모 총경 등 권력층에 대한 경찰의 수사는 사실상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버닝썬 관련 수사를 마무리하는대로 윤모 총경을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구속영장 신청도 못한 채, 검찰에 송치하겠다는 것.
이 때문에 경찰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신응석 부장검사)가 윤모 총경에 대해 직접 수사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법조계는 버닝썬 게이트가 불거진 뒤, 일부 연예인과 직급이 낮은 일선 경찰관 선에서 수사가 끝날 것으로 우려해왔다.
경찰이 경찰을 수사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버닝썬 게이트에 실제 몇몇 잡범만 구속되고 말았다. 정준영 씨는 최근 열린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해 승리 영장 발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건설업자 윤중천 씨로부터 뇌물수수 및 성접대 의혹을 받는 김학의 전 법무 차관도 구속 기로에 놓였다. 김 전 차관은 이르면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심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학의 사건’은 윤 씨의 강원도 한 별장에서 신원 불상의 사회 유력 인사와 여성들 사이에서 성관계가 이뤄졌다는 의혹을 받는 사건으로, 2012년과 2013년 두차례 검찰 수사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결론난 바 있다.
이에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지난달 1일 공식 출범, 윤 씨와 김 전 차관 등을 소환 조사한 끝에 13일 김 전 차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수사단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2007년쯤 윤 씨로부터 3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비롯해 총 1억3000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신업 법무법인 하나 변호사(전 대한변호사협회 공보이사)는 “버닝썬 게이트는 업주와 경찰의 유착 관계가 핵심인데, 경찰이 수사를 하고도 지금까지 밝히지 못했다면 검찰이 수사해야 한다”며 “김 전 차관의 뇌물수수 혐의도 사건 발생 시간이 많이 흘러 (구속영장 발부)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