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배신?…디젤차보다 미세먼지 많이 배출
기계연구원, 세계 첫 자동차 미세먼지 통합측정 성공PM10 기준 ㎞당 가솔린 42.3㎎, 디젤 43.2㎎, 전기자동차 47.7㎎
전기차 배기 미세먼지 없지만 도로 재비산먼지 등 비배기 미세먼지 많아
전기차 비배기 미세먼지 발생에 따른 환경 대책 필요
[대전=뉴시스] 내연기관 및 전기자동차 발생 배출원별 미세먼지 측정 결과.(한국기계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국내 연구진이 엔진연소와 타이어나 브레이크 마모 등 차량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세계서 처음으로 통합측정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가솔린과 디젤차량·전기자동차의 미세먼지 통합배출량을 분석, 전기자동차의 비(非)배기 미세먼지가 적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고 전기차 보급에 따른 비배기 미세먼지 저감대책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한국기계연구원은 내연기관 및 전기자동차 주행 중 엔진연소, 타이어·브레이크 마모, 도로 마모, 도로 재비산먼지 등으로 발생하는 각종 미세먼지를 통합적으로 실험 측정하는데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도로 재비산(再飛散)먼지는 도로변에 가라앉아 있던 오염원이 차량의 이동 등으로 인해 대기중에 흩어져서 발생하는 먼지다.
이번에 모빌리티동력연구실 이석환 박사팀은 자체개발한 타이어 마모 시뮬레이터, 브레이크 마모 시뮬레이터, 이동형 도로먼지 측정 차량 등을 활용해 국산 소형 SUV를 대상으로 가솔린, 디젤, 전기자동차별 미세먼지 배출량을 통합 실험 측정했다.
가솔린, 디젤, 전기자동차(회생제동 90%)에 대한 측정 결과 각 PM10(미세먼지) 기준 42.3㎎/㎞, 43.2㎎/㎞, 47.7㎎/㎞, PM2.5(초미세먼지) 기준으로는 14.5㎎/㎞, 14.1㎎/㎞, 13.9㎎/㎞ 수준의 미세먼지가 발생됐다.
가솔린 자동차에서 발생한 42.3㎎/㎞의 미세먼지 중 도로 재비산먼지, 도로 마모, 타이어?브레이크 마모는 각 19.3㎎/㎞, 10.7㎎/㎞, 11.3㎎/㎞로 측정됐고 배기로 인한 미세먼지는 1.0㎎/㎞에 불과했다.
전기자동차(회생제동 90%)의 경우 총 47.7㎎/㎞의 미세먼지 중 도로 재비산먼지, 도로 마모, 타이어?브레이크 마모는 각 23.5㎎/㎞, 13.7㎎/㎞, 10.5㎎/㎞가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엔진연소에 따른 배기 미세먼지는 없지만 비배기 미세먼지는 상당하다는게 확인됐다.
[대전=뉴시스] 비배기 미세먼지 측정에 기계연구원이 활용한 국산 이동형 도로먼지 측정 차량. *재판매 및 DB 금지 |
현재까지는 브레이크 마모로 인한 미세먼지 발생량만 연구돼 타이어나 도로 마모 등 기타 비배기 미세먼지의 경우 발생량 측정이나 현상 규명에 대한 연구가 부족했다. 또 그간의 미세먼지 배출량은 국가 배출목록에 수록된 배출원별 배출계수를 사용한 추정치로 산정돼왔다.
이번 차종별(내연기관 및 전기자동차), 배출원별(배기 및 비배기) 통합 실험 측정을 통해 미세먼지 발생량을 산정하는 것은 기계연의 사례가 세계서 처음이다. 내연기관 및 전기자동차에서 발생하는 비배기 미세먼지 원인 규명 및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른 환경정책 수립의 근거 자료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신 내연기관 자동차의 경우 엔진연소 및 후처리 장치의 발달로 배기 미세먼지의 배출량이 낮으며 이에 따라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90% 이상은 비배기 미세먼지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에 지난 6월 게재됐다.(논문명:Comparison of total PM emissions emitted from electric and internal combustion engine vehicles: An experimental analysis)
이석환 책임연구원은 "전기자동차에서는 유해 배기가스 및 온실가스가 전혀 배출되지 않지만 통합실험 측정 결과 상당한 수준의 비배기 미세먼지가 발생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도심 대기질 개선을 위해서는 전기차 보급정책과 함께 비배기 미세먼지 저감에 대한 다각적인 대책도 함께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수 기자 = kys0505@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