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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우 "살쪘다고 눈총받아도 초통령"···하나뿐인내편

인터뷰

이장우 "살쪘다고 눈총받아도 초통령"

이장우

‘유이 밥 좀 그만 빼앗아 먹어라’는 댓글에 시달렸다. 여주인공 유이(31)는 계속 야위어 가는데, 남주인공 이장우(33)는 점점 살이 쪘다. 기존 드라마의 재벌2세 본부장처럼 조각 같은 외모는 찾아볼 수 없었다.


KBS 2TV 주말극 ‘하나뿐인 내편’ 종방 다음날 만난 이장우는 여전히 볼살이 통통했다. ‘하나뿐인 내편’은 28년 만에 나타난 친부로 인해 인생이 꼬여버린 여자와 정체를 숨겨야만 했던 아버지의 이야기다. 이장우는 재벌 2세 ‘왕대륙’으로 변신, ‘이도란’ 역의 유이와 로맨스 연기를 펼쳤다.


주인공은 극중 부녀지간인 유이와 최수종(57)이라며 “나는 서포트했다. 유이가 하도 못 먹어서 먹을 거를 많이 챙겨줬다”고 설명했다.


촬영이 끝나도 집에 가서 쉬기는커녕, 선배들의 부름에 달려가느라 바빴다. 선후배들을 융화하는 중간자 노릇을 했다. 결국 촬영 후 회식 등으로 살이 찐 셈이다.


“일부러 살을 안 뺐다. 기존 드라마의 본부장처럼 삐쩍 말라서 예쁘장하게 나오기보다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 실제로 재벌, 대기업 본부장 등을 만나보니 나이, 경력이 꽤 있고 덩치도 컸다. 나름 분석을 한 건데 혼자만의 생각이었다. 욕을 엄청 먹었다. ‘대륙이 뭐가 그렇게 맛있었냐’는 댓글이 많더라. 실제로 맛집을 많이 알고 술도 좋아한다. 맛있게 먹는 법을 알려주는 유튜브 방송을 해볼까 싶다. (웃음)”

이장우 "살쪘다고 눈총받아도 초통령"

20~30대 여성 팬들은 잃었지만, 10대 초등학생과 40~60대 아주머니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받았다. “살은 금방 뺄 수 있다”면서 “리즈 시절로 돌아가면, 여성 팬들도 다시 좋아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초등학교 앞을 지나가는데, 꼬마 아이들이 ‘결혼하고 싶다’고 해 깜짝 놀랐다. 20대 시절 나의 모습은 못 봤을 텐데, ‘살이 쪄도 괜찮나?’ 생각했다”며 “주말극은 어르신, 가족들이 많이 봐서 처음부터 여성 팬들은 생각도 안 했다. 든든하고 진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변명으로 들렸지만, 얼굴에서 여유로운 미소가 번졌다. 그럴 만한게 ‘하나뿐인 내편’은 ‘국민 드라마’로 사랑을 받았다. 마지막 106회는 시청률 48.9%(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50%를 넘지는 못했지만, 2017년 방송된 주말극 ‘황금빛 내 인생’(최고 45.1%) 이후 최고 시청률이다.


지난해부터 9개월 넘게 촬영했건만 지친 기색은 전혀 없다. ‘쫑파티’ 때 KBS 양승동(58) 사장이 직접 와 ‘명예 사원증을 줬다’며 좋아라했다. “섭섭한 마음이 커서 마지막 방송을 보고 울었다”며 “더 연장하지 않아서 아쉬운 적은 처음이다. 바로 2년 후로 확 뛰어서 조금 더 자세하게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는 마음이다.

이장우 "살쪘다고 눈총받아도 초통령"

‘하나뿐인 내편’은 전역 후 첫 작품이다. 입대 전에는 작품이 잘 돼도 뭔가 찜찜하고 안 씻은 느낌이 들었다. 지난해 1월 전역 후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다. 신인 때 초심으로 돌아가 작품에 임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김사경 작가가 다른 연기자를 점찍자, 이장우는 ‘저 좀 살려달라’고 문자를 보냈다. 이장우와 김 작가는 ‘오자룡이 간다’(2012~2013), ‘장미빛 연인들’(2014~2015)에 이어 세 번째 호흡이다.


“간절한 마음이 컸다기보다, 전역 후 ‘어떤 작품으로 스타트 끊을까?’ 고민이 많았다. 마침 김사경 작가가 작품을 한다고 해 ‘나랑 두 번이나 했는데 설마···’ 하면서도 연락을 했다. 흔쾌히 캐스팅을 해줘서 감사하다. 쫑파티 때 다들 ‘왜 쟤랑 세 작품이나 했느냐’고 물어봤는데, 작가님이 선뜻 대답을 못하더라. 작가님은 함께 한 사람들을 내 식구라고 생각하고, 믿고 가는 것 같다.”

이장우 "살쪘다고 눈총받아도 초통령"

유이와는 2012년 KBS 2TV ‘뮤직뱅크’ MC로 호흡을 맞췄다. 당시 유이는 그룹 ‘애프터스쿨’ 멤버로 큰 인기를 끌었다. 6년여 만에 만난 유이는 “성숙된 연기자가 돼 있었다”면서 “그 때 아무것도 몰랐던 유이가 다 알려줬다. ‘너 진짜 많이 컸다’고 하면 자기 ‘원래 키 컸다’고 하더라”며 귀여워했다.


하지만 의견이 충돌할 때도 많았다. 섬세한 감정 신에서 의견을 조율하는 게 쉽지 않아 대립하곤 했다. “유이 말이 맞을 때도, 내 말이 맞을 때도 있었다”며 “워낙 친해서 서로 꽁하지 않고 얘기하면서 맞췄다. 유이가 카메라에 보이지 않는데도 내가 연기할 때 서주는 등 배려를 많이 해줬다. 자기는 그렇게 해줬는데, 내가 장난치느라 깜박하면 그렇게 뭐라 했다”고 일렀다.


1년 가까이 호흡을 맞춘만큼, 실제 애인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없을까.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9개월 정도 촬영하면서 거의 눈 뜨면 마주보고 온갖 좋은 말은 다했다. 정이 안 들래야 안 들 수가 없다. 어렸을 때부터 좋아한 친구여서 알콩달콩하는 신이 편했고, 사랑하는 감정도 자연스럽게 생겼다. 하지만 연인으로 발전할 생각은 전혀 안 해봤다. 차라리 내 연애 이야기를 하고, 서로 토론을 했으면 했지. 나도 대륙이처럼 순애보다. 한 번 눈이 돌면 좋아하는 여자밖에 안 보인다. 대륙이의 재력이 부럽다. 처제한테 5000만원 해주고, 빵집 차려주지 않았느냐. 실제로 처제에게 5000만원 줄 수 있느냐고? 그때 가봐야 알 것 같다. 너무 큰 액수다. 하하.”

이장우 "살쪘다고 눈총받아도 초통령"

이장우에게 ‘하나뿐인 내편’은 잊을 수 없는 작품이다. 지난해 KBS 연기대상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유이와 함께 베스트 커플상까지 안았다. 2006년 드라마 ‘90일, 사랑할 시간’으로 데뷔한 후 어느덧 연기자로 들어선 지 13년째다. 그 동안 ‘수상한 삼형제’(2009~2010), ‘웃어라 동해야’(2010~2011), ‘오자룡이 간다’(2012~2013), ‘장미빛 연인들’(2014~2015) 등 주로 일일·주말극에서 활약했다.


물론 로코나 장르물도 하고 싶지만, ‘매달려 있지 말자’는 가치관이다. 지금 나를 찾아주는 작품 열심히 하다 보면 “더 좋은 작품이 들어오지 않을까. 김은숙 작가의 ‘도깨비’ 같은 작품을 하고 싶다”고 바랐다.


“왕대륙을 빨리 떠나 보내려고 한다. 올해 급하게 뭘 하기보다, 준비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리즈 시절로 돌아갈테니 기대해달라. 하도 욕을 먹어서 한 번 보여주고 싶다. 요즘 일련의 일들로 시끄러운데, 외적으로 자기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적으로도 가꿔야 오래 버틸 수 있다. 얼마 전 드라마 ‘시간’을 봤는데, 김정현씨가 연기를 정말 잘하더라. 그런 역을 해보고 싶다. 인터넷 잘 안 하느냐고? 관심 있는 거 외에는 잘 모른다. 대만배우 왕대륙이 있다는 것도 얼마 전에 알았다. 포털사이트 실검에 ‘왕대륙 승리’가 오르지 않았느냐. 부모님까지 전화와서 자다가 깜짝 놀랐다.”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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