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호주 꺾고 9회 연속 올림픽 진출…결승 상대는 사우디
김대원·이동경 연속골 묶어 2-0 완승…도쿄행 확정
우즈벡 1-0으로 꺾은 사우디 상대로 첫 우승 도전
대한민국 U-23 대표팀 선수이 22일 오후(현지시간) 태국 방콕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호주와의 4강전에서 2:0 승리를 거둔 후 자축하고 있다. 2020.1.2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
김학범호가 호주를 완파하고 '9회 연속 올림픽 진출'이란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제 남은 고지는 대회 첫 우승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이 22일 오후 10시15분(이하 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4강전에서 김대원과 이동경의 연속골로 호주에 2-0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결승에 진출, 이번 대회 3위까지 주어지는 2020년 도쿄올림픽 진출권을 손에 넣었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9회 연속 올림픽 진출이라는 위업을 이뤘다. 아울러 대회 사상 첫 우승에도 도전하게 됐다.
전반 초반 차분히 경기를 시작한 한국은 오세훈이 전반 3분 엄원상의 패스를 왼발 중거리슛으로 연결, 포문을 열었다. 탐색전을 벌이던 한국은 전반 12분 엄원상의 슈팅을 시작으로 점차 기회를 늘렸다. 이어 정승원, 강윤성의 연속 슈팅으로 분위기를 잡았다.
한국은 계속해서 호주의 측면 뒷공간을 파고들었다. 김대원과 엄원상, 두 명의 윙어를 활용한 공격을 선보였다. 전반 24분 한국이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공을 받은 오세훈이 환상적인 왼발 터닝슛을 시도했지만 호주의 골포스트를 강타하고 튕겨 나갔다.
이후 한국은 전반 막판 호주의 딜런 라이언에게 위협적인 슈팅을 허용했지만 실점하지 않았다. 추가 시간에는 김대원이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오른발 중거리슛을 시도했지만 살짝 벗어났고, 결국 전반은 득점 없이 마무리됐다.
대한민국 U-23 대표팀 이동경(오른쪽 두 번째)이 22일 오후(현지시간) 태국 방콕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호주와의 4강전에서 추가 득점에 성공한 뒤 동료등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2020.1.2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
김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엄원상을 빼고 이동준을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김대원이 왼쪽 측면에서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오른발 중거리슛을 때린데 이어 이동준이 스피드를 활용한 측면 돌파에 이은 오른발 슈팅으로 후반 시작을 알렸다.
후반도 전반과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됐다. 전체적인 주도권은 한국이 잡은 채 호주는 역습 위주의 플레이를 펼쳤다.
한국은 후반 6분 후방에서 한 번에 넘어온 공을 오세훈이 머리로 떨궈줬고, 이를 김대원이 마무리했지만 수비에 막혔다. 이어진 코너킥에서 김대원이 올린 공을 정태욱이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또다시 골대를 때렸고, 이어진 이동준의 슈팅도 수비에 막혔다.
이날 좋은 활약을 보인 김대원이 결국 후반 11분 선제골을 뽑아냈다. 한국은 이유현이 오른쪽 측면을 허문 뒤 때린 슈팅이 이날 경기 세번째로 골대에 맞았지만, 김대원이 흘러나온 공을 놓치지 않고 왼발로 마무리, 선제골을 뽑았다.
호주는 실점 후 에이스 피스코프 등 교체카드를 모두 활용하며 공격적으로 나섰지만 한국은 후반 교체 투입된 이동경의 프리킥으로 분위기를 다시 가져왔다.
지난 요르단전에서 환상적인 프리킥골을 선보인 이동경이 또 일을 냈다. 후반 31분 이동경은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원두재의 헤딩 패스를 받은 뒤, 수비수 한 명을 앞에 두고 강력한 왼발 슛으로 추가골을 터트렸다.
이후에도 한국은 정상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볼 점유율을 넘겨주지 않았고, 템포를 조절하며 쉽게 공을 뺏기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호주의 막판 공세를 잘 막았고, 결국 경기는 한국의 완승으로 끝났다. 오는 26일 펼쳐질 결승전 파트너는 사우디아라비아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우즈베키스탄을 꺾고 2020 AFC U-23 챔피언십 결승에 올랐다. (AFC 홈페이지) © 뉴스1 |
사우디아라비아는 한국과 호주전에 앞서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에서 우즈베키스탄에 1-0으로 승리했다. 후반 42분에 나온, 어느 정도 운이 따른 선제 결승골이 사우디를 최종 무대로 끌어올렸다.
이날 경기를 지배한 쪽은 예상대로 우즈베키스탄이었다. 전반부터 주도권을 잡고 사우디를 압박했고 특히 후반에는 기회가 더 많았다. 그러나 승리를 거머쥔 쪽은 사우디아라비아였다.
후반 42분 페널티 에어리어 외곽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알 옴란이 시도한 슈팅이 동료 압둘라 알 함단의 몸에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박스 안으로 투입된 공을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게 하필이면 슈팅하기 좋게 흘렀고, 슈팅도 골키퍼가 어찌할 도리 없이 방향이 굴절됐으니 우즈벡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땅을 칠 실점이었다.
그 장면 하나로 희비가 엇갈렸다. 사우디는 행운의 득점 덕분에 결승 진출과 함께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사우디가 올림픽 본선에 나서는 것은 1996년 애틀랜타 대회 이후 24년 만이다.
반면 지난 대회 챔피언 우즈베키스탄은 3/4위전으로 밀려나며 2연패 꿈을 접었다.
(방콕(태국)=뉴스1) 정재민 기자 = lastuncl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