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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路] 공직 떠날 뻔했던 두 여성…문대통령이 발탁한 히로인

박근혜 사람, 메르스 징계 편견 깨고…문대통령, 실력만 보고 기용


코로나 위기 속 전문성 발휘…"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하라" 아낌없는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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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발탁한 차관급의 두 히로인(여주인공)이 있다. 바로 '코로나 사령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 'WTO 사무총장' 결선에 진출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다.


국내 무대를 넘어 세계를 무대로 '우먼파워'를 마음껏 펼치고 있는 정 청장과 유 본부장은 '여성' '본부장'이라는 점을 제외하고도 다른 공통점이 있다.


문재인 정부의 차관급 본부장으로 승진 발탁되기 전 겪었던 '시련'과 코로나 사태에서 발휘한 전문성, 그리고 '국제무대'를 향해 뛰고 있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은 직접 발탁한 두 여성 인재가 전문성을 발휘하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보내고 있다.


◇공직 떠날 뻔했던 정은경·유명희…'잠재력' 알아본 문대통령이 '승진 발탁'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1991년 행정고시 35회로 공직에 입문해 1995년 산업부의 전신 통상산업부에 들어선 뒤 첫 여성 사무관, 첫 여성 국장, 첫 여성 1급 공무원 등 여성 통상전문가의 길을 걸으며 산업부 70년 역사에서 '여성 1호' 타이틀을 갖게 된다.


유리천장을 뚫고 25년간 통상 전문가로 걸어온 유 본부장에게 2018년 시련 아닌 시련이 찾아왔다. 유 본부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외신대변인을 지낸 경력이 있고 남편이 정태옥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이다. 유 본부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더이상 승진이 어려우리라 판단해 그해 11월 사표를 제출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그를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승진 발탁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통상교섭본부장이다. 통상교섭본부장은 차관급이지만 대외적으로는 장관이다.


유 본부장은 취임 이후 일본 후쿠시마산 수입물 수입금지 문제를 둘러싼 WTO 분쟁에서 1심 결과를 뒤집고 2심에서 승소를 끌어냈다. 식품 위생 협정 관련 분쟁에서 1심 결과가 뒤집힌 것은 WTO 분쟁 사상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WTO 사무총장에 우리나라가 후보를 내야 할 때라면서 현직 통상장관인 유 본부장 출마를 적극 지지했다. 유 본부장은 '열세'를 뚫고 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최종 2인에 포함돼 결선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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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995년 질병관리본부의 전신인 국립보건원 연구원 특채로 공직에 들어와 복지부 응급의료과장과 질병관리본부 만성질환과장, 질병예방센터장, 긴급상황센터장 등을 지냈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발병 시기 문 대통령과 정 청장의 인연은 유명하다. 문 대통령은 당시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대표 자격으로 질본을 방문했는데, 질본 예방센터장이었던 정 청장으로부터 브리핑을 받았고 그의 상황 관리 능력을 눈여겨봤다.


메르스 사태가 진정된 후 2016년 감사원이 메르스 방역 실패의 책임을 물었는데 정 청장은 당시 정직 처분을 받았다가 '감봉 1개월'의 경징계를 받았다. 당시 공직사회를 떠난 전문가들이 많았고 정 청장 역시 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초대 질병관리본부장에 정 청장을 지명했다. 정 청장은 2004년 질본이 생긴 뒤 첫 여성 본부장이었고, 국장급의 긴급상황센터장에 '실장'을 건너뛰고 차관급인 본부장에 임명해 '파격 인사'로 평가받았다.


문 대통령의 '능력' 위주의 인사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두 통상·방역 여전사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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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위기 속 '실력' 발휘한 정은경·유명희…'세계'가 주목하는 인물로


전망이 어두웠던 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최종 결선에 진출한 유 본부장 역시 개방성·민주성·투명성 등 3대 원칙이라는 한국의 '코로나 대응'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가 뒷받침됐다.


K-방역에 대한 신뢰와, 높아진 국가 위상도 한몫했다. 또한 보호무역주의를 타개하고 다자무역체제를 복원해야 하는 중책을 맡는 WTO 사무총장에 보호무역주의를 경계하며 '봉쇄' 대신 기업인 교류 활성화를 솔선수범해 온 한국의 후보자 유 본부장에게 강력한 무기로 꼽힌다.


아프리카 후보자를 제치고 최종 2인에 오른 유 본부장에 대해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전레없는 바이러스와의 전쟁 속에서 외국의 보건당국 수장들이 대응 실패에 대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가운데 정 청장의 행보는 '모범 사례'로 꼽혔다.


성공적인 방역을 기반으로 경제상황을 대응한다는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 대응 원칙은 정 청장이 이끄는 'K-방역'이 든든하게 뒷받침하고 있기에 가능하다.


이에 정 청장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선정하는 '2020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리더' 분야에 선정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주석,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과 함께 이름을 나란히 했다.


정 청장은 2022년 치러지는 차기 WHO(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 선거에 유력 후보로도 부상하면서 경쟁국 일본은 이미 견제에 나섰다. 산케이 신문은 지난 5월 '일본에서 사무총장 탄생을'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일본이 서둘러 준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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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정은경·유명희…문대통령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하라"


문 대통령은 자신이 발탁한 유 본부장과 정 청장이 자신의 무대에서 마음껏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든든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35개국 정상에 친서를 보내는 한편, 주요국 정상들과의 전화통화에서 유 본부장이 WTO의 발전과 다자무역체제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최적임자라고 소개하며 지지를 당부했다. 지난 8일 유 본부장과의 전화통화에서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타임지에 정 청장을 소개하는 글을 직접 작성했다. "코로나 발생 6개월 전부터 원인불명의 집단감염 대응 절차라는 매뉴얼(지침서)을 마련했고 정교한 재난대응 알고리즘을 훈련했다"라며 "정 청장은 개방성, 투명성, 민주성의 원칙을 가지고 방역의 최전방에서 국민들과 진솔하게 소통해 K-방역을 성공으로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silverpa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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