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서 주사 맞고 두달새 4명 사망…‘주사 포비아’ 확산
13일 오전 인천시청 장미홀 회의실에서 초등학생 주사제 사망사고와 관련해 인천시 관할 구청 보건관계자들이 모여 의료기간 집중점검 및 관리감독강화 긴급회의를 열었다. 김혜경 인천시 보건정책과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2018.11.13/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
"4명이나 숨졌다니…주사 맞기 두려워요."
인천에서 두달 새 패혈증과 장염증세로 내원한 환자들이 잇따라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숨진 4명에 대한 정확한 사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모두 주사를 맞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사 포비아'가 확산되고 있다.
13일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 A씨는 "아프면 병원에 가야하는데, 이런 일이 발생하니, 무서워서 병원에 갈 수가 없다"며 "병원에서 확인을 해준다고 해도 불안하고 꺼림직해서 주사 맞기가 싫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 B씨는 "인천 지역 의료관리 실태가 어떤 상황인지, 어떻게 하면 장염 주사를 맞다가 사람이 죽는 지 이해가 안 간다"며 "부검 결과가 속 시원히 나와서 불안감을 없애야 한다"고 전했다.
누리꾼 C씨도 "주사를 맞을 때마다 죽음의 공포를 느껴야 하냐?"라며 "국민 안전과 직결된 사항인 만큼, 실제 주사제 오염인지 아니면 다른 문제인지 빠르게 조사해 진상을 낱낱이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에서 9월 한 달간 병원에서 환자 3명이 주사를 맞던 도중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지난 9일 또 다시 초등학생 환자 1명이 숨졌다.
이중 1명은 패혈증 증상으로 내원해 치료를 받다가 숨졌으며, 나머지 3명은 장염 증상으로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숨진 4명에 대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의뢰하는 등 수사를 벌이고 있으나, 첫 사망사고가 발생한 지 두 달이 지난 현재까지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이들의 사인에 대해 '주사제 오염', '지병', '약물 알러지', '병원 측 대처 부실' 등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특히나 숨진 4명이 모두 주사를 맞던 도중에 숨졌다고 알려지면서 '주사 포비아'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중 3명이 장염 증상이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장염 주사에 대한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병원에서는 장염으로 내원을 하는 환자별 증상에 따라 다른 처방을 하고 있다. 하지만 보통의 경우 탈수를 동반한 구토와 설사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IV(정맥주사)로 해당 증상에 반응하는 주사약을 투약한다.
또 세균성 장염이 의심되거나, 발열 증상을 보이는 경우 항생제를 별도로 처방해 투약한다.
류일 가천대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장염 증상으로 주사를 맞다가 숨지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경우"라며 "일반적으로 환자 상태에 따라 처방을 내리고, 특정 약에 알러지 반응을 일으킬 경우를 대비해 희석해 조금씩 천천히 투약하고 있기 때문에 외부 요인이 아니라면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불안감이 확산되자 시는 13일 오전 군구 보건소장 긴급회의를 열고 인천 지역 응급의료기관 20개소와 해당 사망사고가 발생한 연수구의 종합병원 1곳에 대한 집중점검을 실시하기로 한 상태다.
시 관계자는 "최근 수액제제 투여를 받은 환자의 잦은 사망으로 시민의 불안과 공포가 가중되고 있어 긴급회의를 열었다"며 "향후 집중점검을 한 데 이어 부검 결과에 따라 관련 조치들을 취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뉴스1) 박아론 기자 = aron031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