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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수, 79세에 '정점'에 서다…韓배우 최초 골든글로브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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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오영수/ 사진제공=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 뉴스1

경력 60년의 베테랑 배우 오영수(본명 오세강)가 한국나이 79세에 국내 연기자 최초로 골든글로브 수상의 영예를 안으며 새로운 정점을 맞았다.


오영수는 10일 오전 11시(미국 서부시각 기준 9일 오후 6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 베벌리 힐튼 호텔에서 진행된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출연작 '오징어 게임'으로 TV부문 남우조연상(Best Supporting Actor - Television)을 수상하는 기쁨을 누렸다.


오영수는 '오징어 게임'에서 중요한 키를 쥔 오일남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이에 골든글로브 TV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라 '테드 래소'의 브렛 골드스타인, '더 모닝 쇼'의 마크 듀플라스, 빌리 크루덥, '석세션'의 키에란 컬킨 등과 경합 끝에 남우조연상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 배우가 골든글로브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것은 오영수가 처음이다.


오영수는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이 발표된 직후 넷플릭스 측을 통해 "수상 소식을 듣고, 생애 처음으로 내가 나에게 '괜찮은 놈이야'라고 말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제 '세계 속의 우리'가 아니고 '우리 속의 세계'"라며 "우리 문화의 향기를 안고, 가족에 대한 사랑을 가슴 깊이 안고, 세계의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오영수는 "아름다운 삶을 사시길 바란다, 고맙다"라고 덧붙였다.


1944년생으로 올해 우리나이로는 79세가 된 오영수는 1963년 극단 광장 단원을 시작으로 연극 무대에 오르며 반세기가 넘는 시간동안 관객과 호흡한 배우. 꾸준히 무대에서 활약하는 가운데 드라마 '선덕여왕' '무신'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등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그리고 배우 인생 약 60년 만에 만난 첫 글로벌 OTT 플랫폼 드라마인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은 그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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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오영수 /뉴스1 © News1

'오징어 게임'은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 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오영수는 게임의 1번 참가자 오일남을 연기했다. 생사의 경계에 선 극한 게임 속에서 주인공 성기훈(이정재 분)을 각성하게 하는 역할이자, 후반부 결정적인 반전을 선사하는 주요 인물이었다. 오영수는 깊은 내공으로 오일남을 연기하며 '오징어 게임'의 신스틸러로 주목받았다.


'오징어 게임' 이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신드롬 인기를 끄는 가운데, 오영수에 대한관심도 높아졌다. 그는 수많은 인터뷰와 광고, 방송 출연을 대부분 고사했다. 유일하게 출연한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인 화제가 돼서 참 뜻깊게 생각하고, 저 또한 국제적인 배우가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우리 말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말이 '아름다움'이라는 말"이라며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사회"라며 "여러분도 아름다운 삶을 사시길 바란다"라고 전해 감동을 안겼다.


2021년을 대표하는 인물이자 시니어 세대의 아이콘으로 주목받은 오영수는 지난해 한국프로야구 시구에 이어 2022년을 여는 새해 타종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큰 관심 속에서 오영수는 다시 연극 무대로 돌아갔다.


그는 이달 7일부터 대학로 TOM에서 공연 중인 연극 '라스트세션'에 대배우 신구와 함께 나서고 있다. 오영수는 지난해 12월 초 열린 '라스트세션'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지금까지 50년 이상 조용한 모습으로 연기자 생활을 해왔는데 '오징어 게임'이라는 작품으로 갑자기 부상이 돼서 내 이름이 여기저기 불리게 되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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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오영수/뉴스1 © News1

당시 오영수는 큰 관심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으려 연극을 선택했다고 했다. 그는 "그런 분위기에 젖어있어서 나름대로 자제심을 가져야겠다 생각하던 차에 이 작품에 출연하게 됐다"며 "(그동안) 지향해온 내 모습 그대로 변하지 않는 모습으로 가게끔 해준 동기가 돼준 것 같아서 뜻깊게 생각한다"라고 말하며 변함없이 무대에서 관객과 만나겠다는 의지를 밝혀 감동을 안겼다.


한편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ollywood Foreign Press Association, HFPA)가 주관하는 시상식이다. 올해 HFPA측은 코로나19 변이 등장 및 재확산을 고려해 올해는 규모를 축소해 레드카펫을 취소하고 무관중으로 시상식을 열었다. 생중계없이 수상 결과를 SNS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앞서 넷플릭스를 비롯해 아마존 스튜디오, 워너브라더스 등 미국 주요 미디어 기업들은 현재 골든글로브에 대한 보이콧을 선언했다. 지난해 2월 보도된 HFPA의 부패 스캔들 및 인종 차별 논란의 여파다. 스캔들이 보도된 후 HFPA 측은 두 차례 개혁안을 발표했지만, 업계로부터 '미봉책'이라는 차가운 반응만 얻었다. 결국 지난해 5월, 매년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생중계 해왔던 NBC도 2022년부터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중계하지 않겠다면서 '보이콧'을 선언한 바 있다.


넷플릭스의 보이콧 선언에 따라 '오징어 게임' 측과 이정재, 오영수도 시상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정재는 TV 드라마 시리즈 남우주연상(Best Television Actor – Drama Series) 후보에 올라 '포즈'의 빌리 포터, '뤼팽'의 오마 사이 등과 경합했으나 수상에는 실패했다. '석세션'의 제레미 스트롱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또 '오징어 게임'은 한국 드라마 최초로 TV 드라마 시리즈 작품상(Best Drama Series) 후보에 올랐으나, 이 부문 역시 '석세션'이 수상했다.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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